[현장추적] 침수차, 이력 세탁해 중고차로 다시 유통

입력 2014.08.29 (21:12) 수정 2014.08.3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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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5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4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된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차량이 한 번 침수되면 전자장치에 이상이 생겨 위험할 수 있죠?

네, 그래서 침수 차량들은 원칙적으로 폐차돼야 하지만, 일부 차량들이 침수 이력까지 세탁돼 중고차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겨 지붕만 간신히 드러난 차량들.

수백대의 침수차가 옥외주차장에 늘어서 있습니다.

보험사가 부산경남지역 고객들의 침수차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자세히 보니 엔진룸 내부까지 흙투성이거나 헤드램프에 습기가 차 있고, 실내에 물이 고여있는 등 상태가 엉망입니다.

그런데 이 침수차들이 어디론가 쉴 새 없이 실려갑니다.

<녹취> 중고차 매매업자 : "(돈이 좀 되려나 모르겠네요?) 지금 차가 입고할 데가 없어서. 어제, 오늘 했는데 6대밖에 못했어요. 자차 없으면 제가 가져가죠. 제가 수리해서 팔아 많이 남기죠."

중고차 경매 사이트를 찾아보니 침수차 매물이 빼곡합니다.

<녹취> 중고차 업계 관계자 : "평소에는 침수차량이 많이 없었고, 부산에서 발생한 폭우로 인해 침수차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보험사들은 손실를 보전하기 위해 이렇게 침수차들을 중고차 매매상에게 팔아 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침수된 차는 ECU 등 전자장비가 훼손돼 운행중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차가 물에 잠기면 모두 폐차하고 일본도 연식에 따라 상당수의 침수차량을 의무적으로 폐차하고 있습니다.

<녹취> 보험사 관계자 : "(침수차가) 위험은 해요. 그래서 값이 뚝 떨어지죠. 보험사는 천만원을 어떻게든 회수 하고 싶은데 천 만원에 못 팔고 5백이나 6백에 파는거죠."

더 큰 문제는 차가 보험사의 손을 떠난 뒤 침수 이력이 '세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 침수가 됐던 차량들입니다.

하지만, 간단한 세척과정만 거쳐도 침수가 됐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침수로 인해 정비를 받았다는 기록을 의무적으로 남겨야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생략하거나 중간에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녹취> 중고차 업계 관계자 : "고압세척기로 세척해서 약품을 써서 광을 낸 다음에 수리해서 팔면 소비자는 절대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침수되거나, 완파되는 전손차량 5만여 대에 가운데 만여 대가 다시 중고차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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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침수차, 이력 세탁해 중고차로 다시 유통
    • 입력 2014-08-29 21:13:52
    • 수정2014-08-30 08:39:57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5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4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된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차량이 한 번 침수되면 전자장치에 이상이 생겨 위험할 수 있죠?

네, 그래서 침수 차량들은 원칙적으로 폐차돼야 하지만, 일부 차량들이 침수 이력까지 세탁돼 중고차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에 잠겨 지붕만 간신히 드러난 차량들.

수백대의 침수차가 옥외주차장에 늘어서 있습니다.

보험사가 부산경남지역 고객들의 침수차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자세히 보니 엔진룸 내부까지 흙투성이거나 헤드램프에 습기가 차 있고, 실내에 물이 고여있는 등 상태가 엉망입니다.

그런데 이 침수차들이 어디론가 쉴 새 없이 실려갑니다.

<녹취> 중고차 매매업자 : "(돈이 좀 되려나 모르겠네요?) 지금 차가 입고할 데가 없어서. 어제, 오늘 했는데 6대밖에 못했어요. 자차 없으면 제가 가져가죠. 제가 수리해서 팔아 많이 남기죠."

중고차 경매 사이트를 찾아보니 침수차 매물이 빼곡합니다.

<녹취> 중고차 업계 관계자 : "평소에는 침수차량이 많이 없었고, 부산에서 발생한 폭우로 인해 침수차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보험사들은 손실를 보전하기 위해 이렇게 침수차들을 중고차 매매상에게 팔아 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침수된 차는 ECU 등 전자장비가 훼손돼 운행중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차가 물에 잠기면 모두 폐차하고 일본도 연식에 따라 상당수의 침수차량을 의무적으로 폐차하고 있습니다.

<녹취> 보험사 관계자 : "(침수차가) 위험은 해요. 그래서 값이 뚝 떨어지죠. 보험사는 천만원을 어떻게든 회수 하고 싶은데 천 만원에 못 팔고 5백이나 6백에 파는거죠."

더 큰 문제는 차가 보험사의 손을 떠난 뒤 침수 이력이 '세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 침수가 됐던 차량들입니다.

하지만, 간단한 세척과정만 거쳐도 침수가 됐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침수로 인해 정비를 받았다는 기록을 의무적으로 남겨야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생략하거나 중간에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녹취> 중고차 업계 관계자 : "고압세척기로 세척해서 약품을 써서 광을 낸 다음에 수리해서 팔면 소비자는 절대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침수되거나, 완파되는 전손차량 5만여 대에 가운데 만여 대가 다시 중고차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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