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남발 심각

입력 2002.02.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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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틈타 구직자들을 현혹하는 민간자격증들이 마구 생기고 있습니다.
자격증만 따면 취업과 고소득이 보장된다고 유혹하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입니다.
기동취재부 박장범 기자입니다.
⊙기자: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각종 자격증을 따려는 수강생들이 학원가로 몰려듭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커다란 강의실이 가득 찹니다.
⊙수강생: 자격증을 갖고 자기 일을 하는 것이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이 듭니다.
⊙수강생: 취업이 안 되니까 자격증 따면 좀 나을 것 같아서요.
⊙기자: 이런 절박한 심정을 반영하듯 이름도 생소한 온갖 자격증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격증은 곧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일까.
공매와 경매 부동산 매매의 전문가가 된다는 이 자격증은 첫 시험이라 쉽게 합격한다고 유혹합니다.
⊙민간자격증 교재 판매원: 문제를 뽑아줘요. 거기서 60% 이상 나와요. 60점 맞는데 지장없고 1차 시험에는 많이 붙어요.
⊙기자: 교재값만 46만원이나 들어가지만 자격증의 가치는 미지수입니다.
⊙김승수(자산관리공사 공매부장): 개방되어 있는 절차에 의해서 공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 자산관리공사에서 특별하게 특전을 드리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기자: 오는 4월에 첫 시험을 치르는 이 자격증 역시 자동차 매매의 필수자격증이라고 광고합니다.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자격증 없으면 안 되죠. 실무경험 많으면 뭐 해요? 면허증 없는 거랑 똑같아요, 운전은 잘하는데...
⊙기자: 그러나 임의단체에서 만든 민간자격증일 뿐 자격증이 없어도 차는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김신환(자동차 매매인): 책 팔아먹기 위한 상술로 실전에서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고 봐요.
자격증이 전혀 필요없다고 보고...
⊙기자: 책값이 50만원일 경우 1만명만 응시해도 무려 50억원어치를 팔 수 있습니다.
이런 민간자격증을 만든 사람들은 나중에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전환될 경우 큰 혜택을 보는 것처럼 말합니다.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국회 상정해서 공인자격증 되면 따기 어려워요.
⊙인터뷰: 그 전에 딴 사람은요?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그건 다 인정돼요.
⊙기자: 그러나 응시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김종호(노동부 자격지원과장): 국가공인 받기 이전에 취득한 자격은 국가공인을 받은 이후에 다시 따야 됩니다.
그 이전에 취득한 자격은 공인으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기자: 그나마 600여 개가 넘는 민간 자격증 가운데 지금까지 국가공인을 받은 자격증은 35개에 불과합니다.
현행 자격기본법에 따르면 누구나 아무런 제한없이 민간자격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제도적인 허점을 틈타서 일부 민간자격증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허위 과대광고와 현란한 상술로 무장한 일부 민간자격증들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다가는 결국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교재판매업자만 배를 불리게 됩니다.
KBS뉴스 박장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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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격증 남발 심각
    • 입력 2002-02-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틈타 구직자들을 현혹하는 민간자격증들이 마구 생기고 있습니다. 자격증만 따면 취업과 고소득이 보장된다고 유혹하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입니다. 기동취재부 박장범 기자입니다. ⊙기자: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각종 자격증을 따려는 수강생들이 학원가로 몰려듭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커다란 강의실이 가득 찹니다. ⊙수강생: 자격증을 갖고 자기 일을 하는 것이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이 듭니다. ⊙수강생: 취업이 안 되니까 자격증 따면 좀 나을 것 같아서요. ⊙기자: 이런 절박한 심정을 반영하듯 이름도 생소한 온갖 자격증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격증은 곧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일까. 공매와 경매 부동산 매매의 전문가가 된다는 이 자격증은 첫 시험이라 쉽게 합격한다고 유혹합니다. ⊙민간자격증 교재 판매원: 문제를 뽑아줘요. 거기서 60% 이상 나와요. 60점 맞는데 지장없고 1차 시험에는 많이 붙어요. ⊙기자: 교재값만 46만원이나 들어가지만 자격증의 가치는 미지수입니다. ⊙김승수(자산관리공사 공매부장): 개방되어 있는 절차에 의해서 공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 자산관리공사에서 특별하게 특전을 드리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기자: 오는 4월에 첫 시험을 치르는 이 자격증 역시 자동차 매매의 필수자격증이라고 광고합니다.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자격증 없으면 안 되죠. 실무경험 많으면 뭐 해요? 면허증 없는 거랑 똑같아요, 운전은 잘하는데... ⊙기자: 그러나 임의단체에서 만든 민간자격증일 뿐 자격증이 없어도 차는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김신환(자동차 매매인): 책 팔아먹기 위한 상술로 실전에서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고 봐요. 자격증이 전혀 필요없다고 보고... ⊙기자: 책값이 50만원일 경우 1만명만 응시해도 무려 50억원어치를 팔 수 있습니다. 이런 민간자격증을 만든 사람들은 나중에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전환될 경우 큰 혜택을 보는 것처럼 말합니다.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국회 상정해서 공인자격증 되면 따기 어려워요. ⊙인터뷰: 그 전에 딴 사람은요? ⊙민간자격증 발급업체 직원: 그건 다 인정돼요. ⊙기자: 그러나 응시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김종호(노동부 자격지원과장): 국가공인 받기 이전에 취득한 자격은 국가공인을 받은 이후에 다시 따야 됩니다. 그 이전에 취득한 자격은 공인으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기자: 그나마 600여 개가 넘는 민간 자격증 가운데 지금까지 국가공인을 받은 자격증은 35개에 불과합니다. 현행 자격기본법에 따르면 누구나 아무런 제한없이 민간자격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제도적인 허점을 틈타서 일부 민간자격증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허위 과대광고와 현란한 상술로 무장한 일부 민간자격증들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다가는 결국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교재판매업자만 배를 불리게 됩니다. KBS뉴스 박장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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