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진 “큰 대회서 지연 언니 처음 이겼다”

입력 2014.09.20 (20:46) 수정 2014.09.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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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챔피언 김지연(26·익산시청)을 물리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금메달을 획득, 한국 펜싱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따낸 이라진(24·인천 중구청)은 큰 대회에서 김지연을 처음으로 이겨봤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라진은 20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을 마치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무척 힘들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한국 선수 대결로 펼쳐진 결승전에서 이라진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을 15-1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김지연의 부산재송중-부산디자인고 1년 후배인 이라진은 최근 각종 메이저대회에서 절친한 언니이자 선배인 김지연의 벽에 번번이 막혀 무릎을 꿇었으나 이날 안방 팬들 앞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그는 "결승에서 지연 언니와 둘이 맞붙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얘기해왔는데, 이루어지고 금메달까지 따내 감회가 새롭다"면서 "메이저대회에서 지연 언니를 처음으로 이겼다"고 밝혔다.

우승을 확정하고 흘린 눈물을 '감격의 눈물'이라고 정의한 이라진은 "훈련량이 무척 많아 소화하기가 어려웠다"고 돌아보며 "고비를 넘기고 견뎌온 것이 특히 기쁘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결승전에서 13-6까지 앞서다가 4점을 내리 내주며 쫓겼던 그는 "점수 내줬을 때는 초조했다. 지연 언니의 실력이 워낙 좋아서 이길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제가 원래 좀 저돌적이라 그런 것이 발휘된 덕분에 이긴 것 같다"면서 "경기가 끝나고서는 서로 얘기는 따로 하지 않고 안아주면서 눈빛만 교환했다"고 말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를 휩쓸며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도 첫 경기인 여자 사브르에서 결승전에 2명을 출전시켜 저력을 뽐냈다.

이라진은 "한국 펜싱은 훈련량이 무척 많고 선수들의 단합력이 좋다"면서 "훈련량을 소화하고 쉬지 않고 달려온 덕분에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몇 개의 메달을 땄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8∼9개 정도…너무 많나?"라는 자문과 함께 웃음을 지어 보이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편 은메달을 획득한 김지연은 "몸이 가는 대로 경기하느라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2위를 했지만, 한국 선수가 우승해서 기쁘다"며 이라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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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진 “큰 대회서 지연 언니 처음 이겼다”
    • 입력 2014-09-20 20:46:27
    • 수정2014-09-20 20:57:48
    연합뉴스
올림픽 챔피언 김지연(26·익산시청)을 물리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금메달을 획득, 한국 펜싱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따낸 이라진(24·인천 중구청)은 큰 대회에서 김지연을 처음으로 이겨봤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라진은 20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을 마치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무척 힘들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한국 선수 대결로 펼쳐진 결승전에서 이라진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을 15-1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김지연의 부산재송중-부산디자인고 1년 후배인 이라진은 최근 각종 메이저대회에서 절친한 언니이자 선배인 김지연의 벽에 번번이 막혀 무릎을 꿇었으나 이날 안방 팬들 앞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그는 "결승에서 지연 언니와 둘이 맞붙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얘기해왔는데, 이루어지고 금메달까지 따내 감회가 새롭다"면서 "메이저대회에서 지연 언니를 처음으로 이겼다"고 밝혔다. 우승을 확정하고 흘린 눈물을 '감격의 눈물'이라고 정의한 이라진은 "훈련량이 무척 많아 소화하기가 어려웠다"고 돌아보며 "고비를 넘기고 견뎌온 것이 특히 기쁘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결승전에서 13-6까지 앞서다가 4점을 내리 내주며 쫓겼던 그는 "점수 내줬을 때는 초조했다. 지연 언니의 실력이 워낙 좋아서 이길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제가 원래 좀 저돌적이라 그런 것이 발휘된 덕분에 이긴 것 같다"면서 "경기가 끝나고서는 서로 얘기는 따로 하지 않고 안아주면서 눈빛만 교환했다"고 말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를 휩쓸며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도 첫 경기인 여자 사브르에서 결승전에 2명을 출전시켜 저력을 뽐냈다. 이라진은 "한국 펜싱은 훈련량이 무척 많고 선수들의 단합력이 좋다"면서 "훈련량을 소화하고 쉬지 않고 달려온 덕분에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몇 개의 메달을 땄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8∼9개 정도…너무 많나?"라는 자문과 함께 웃음을 지어 보이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편 은메달을 획득한 김지연은 "몸이 가는 대로 경기하느라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2위를 했지만, 한국 선수가 우승해서 기쁘다"며 이라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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