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맏형’ 정진선, 마침내 정상에 오르다

입력 2014.09.20 (20:55) 수정 2014.09.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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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펜싱 에페의 '맏형' 정진선(30·화성시청)이 먼 길을 돌아온 끝에 마침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정진선은 2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맞수' 박경두(30·해남군청)를 15-9로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올해로 대표팀 11년 차인 정진선은 한국 남자 펜싱 에페의 산 증인이나 다름없다.

2004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이래로 2005년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8년까지 여러 국제 대회에서 정상권에 진입해 기대치를 키워갔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던 2008년에는 세계랭킹이 2위까지 치솟는 등 실력이 절정에 달해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8강에서 복병을 만나 주저앉고 말았다.

베이징 실패의 영향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이듬해 랭킹이 96위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다.

정진선은 "당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운동을 시작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회복세를 보인 정진선은 2012년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개인 1위에 이어 런던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며 '펜싱 코리아'의 명성을 떨쳤다.

기복없는 꾸준함이 강점인 정진선은 2013년 레냐노 월드컵 개인 3위, 지난 7월 아시아펜싱선수권 단체 1위 등을 잇달아 차지하며 검 끝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왔다.

마침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정진선은 다음 대회를 기약하지 않는다.

이미 30대에 접어든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했다.

가즈야스 미노베(27·일본), 림웨이웬(29·싱가포르) 등이 정진선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때마다 185㎝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원거리 공격이 빛났다.

콩바 라프로쉐(접근전) 상황에서도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역습으로 안을 파고드는 상대를 가로막았다.

정진선과 함께 대표팀의 쌍두마차를 이루는 박경두(30·해남군청)와 맞붙은 마지막 고비에서는 초반에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마침내 꿈을 이뤘다.

이제 정진선의 남은 과제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3연패다.

박경두, 박상영(19·한국체대), 권영준(27·익산시청)과 오는 23일 출전할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들 네 명은 지난 7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중국을 한 점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 정진선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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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싱 ‘맏형’ 정진선, 마침내 정상에 오르다
    • 입력 2014-09-20 20:55:14
    • 수정2014-09-20 20:56:58
    연합뉴스
남자 펜싱 에페의 '맏형' 정진선(30·화성시청)이 먼 길을 돌아온 끝에 마침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정진선은 2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맞수' 박경두(30·해남군청)를 15-9로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올해로 대표팀 11년 차인 정진선은 한국 남자 펜싱 에페의 산 증인이나 다름없다. 2004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이래로 2005년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8년까지 여러 국제 대회에서 정상권에 진입해 기대치를 키워갔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던 2008년에는 세계랭킹이 2위까지 치솟는 등 실력이 절정에 달해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8강에서 복병을 만나 주저앉고 말았다. 베이징 실패의 영향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이듬해 랭킹이 96위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다. 정진선은 "당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운동을 시작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회복세를 보인 정진선은 2012년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개인 1위에 이어 런던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며 '펜싱 코리아'의 명성을 떨쳤다. 기복없는 꾸준함이 강점인 정진선은 2013년 레냐노 월드컵 개인 3위, 지난 7월 아시아펜싱선수권 단체 1위 등을 잇달아 차지하며 검 끝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왔다. 마침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정진선은 다음 대회를 기약하지 않는다. 이미 30대에 접어든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했다. 가즈야스 미노베(27·일본), 림웨이웬(29·싱가포르) 등이 정진선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때마다 185㎝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원거리 공격이 빛났다. 콩바 라프로쉐(접근전) 상황에서도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역습으로 안을 파고드는 상대를 가로막았다. 정진선과 함께 대표팀의 쌍두마차를 이루는 박경두(30·해남군청)와 맞붙은 마지막 고비에서는 초반에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마침내 꿈을 이뤘다. 이제 정진선의 남은 과제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3연패다. 박경두, 박상영(19·한국체대), 권영준(27·익산시청)과 오는 23일 출전할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들 네 명은 지난 7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중국을 한 점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서 정진선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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