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주장 이상욱 “투혼 발휘 선수들에 감사”

입력 2014.09.21 (21:29) 수정 2014.09.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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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한국 남자 기계체조 대표팀의 주장 이상욱(29·전북도청)은 담담했다.

이상욱은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승 시상식 뒤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정도만 해준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상욱의 말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잇따른 부상 악재 속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만으로도 값진 성과였다.

주영삼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에는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 외에는 특출난 선수가 없었다.

이상욱을 비롯해 김희훈(23·인천시청), 신동현(25·포스코건설), 이혁중(22·한국체대), 박민수(20·한양대) 등의 다른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메이저대회 출전 경력이 있는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 박민수와 김희훈뿐이다.

이마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박민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22위, 평행봉에서 16위를 기록했다. 김희훈은 같은 대회에서 도마 13위, 안마는 28위에 그쳤다.

남자 기계체조 최강국인 중국, 이에 필적하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왜소해 보였다.

그러한 한국을 바꿔놓은 것은 선수들 사이의 달라진 팀워크였다. 선수들은 '단체전을 잘하고 나면 개인전은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단체전에 매진했다. 각자 자신의 주종목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쳤다.

여기에다 중국과 일본 선수단이 이번 아시안게임 직후 치러지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2진급 선수들을 파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팀의 사기는 치솟았다.

중국과 일본은 선수층이 워낙 두터워 1진과 2진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하지만, 다들 금메달을 따낼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여기에다 홈경기의 이점까지 살린다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금메달을 일궈낼 수 있다고 봤다.

변수는 선수들의 줄 이은 부상이었다. 양학선이 오른쪽 햄스트링 미세 손상, 박민수는 오른쪽 이두근 미세 손상, 신동현은 손목 염좌로 대회 직전까지 고생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양학선이 이날 오른쪽 허벅지에 테이프를 감고 출전을 강행했고, 박민수는 종목별 경기를 끝낼 때마다 얼음찜질을 받는 투혼으로 임했다.

한국 대표팀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마지막 종목인 마루까지 일본과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다.

그러나 마루에서 전체 3위에 그치며 이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해 점수 차를 더욱 벌린 일본을 넘지 못했다.

이상욱이 "마루가 강한 편이었는데 아쉽다"고 말한 것도 마루에서 일본을 앞섰다면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욱은 아쉬움은 뒤로 하고 승자에게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본 팀은 배울 점이 많을 점이 있다"면서 "시합에 임하는 자세를 본받아서, 다음에 더 배우고 집중하고, 시합에 임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욱은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관중의 뜨거운 응원에 익숙지 않았다"며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많이 아팠다. 어제도 일부 선수가 다쳐서 힘들었다. 오늘, 이 정도만 해 준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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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조 주장 이상욱 “투혼 발휘 선수들에 감사”
    • 입력 2014-09-21 21:29:33
    • 수정2014-09-21 21:31:45
    연합뉴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한국 남자 기계체조 대표팀의 주장 이상욱(29·전북도청)은 담담했다. 이상욱은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승 시상식 뒤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정도만 해준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상욱의 말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잇따른 부상 악재 속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만으로도 값진 성과였다. 주영삼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에는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 외에는 특출난 선수가 없었다. 이상욱을 비롯해 김희훈(23·인천시청), 신동현(25·포스코건설), 이혁중(22·한국체대), 박민수(20·한양대) 등의 다른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메이저대회 출전 경력이 있는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 박민수와 김희훈뿐이다. 이마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박민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22위, 평행봉에서 16위를 기록했다. 김희훈은 같은 대회에서 도마 13위, 안마는 28위에 그쳤다. 남자 기계체조 최강국인 중국, 이에 필적하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왜소해 보였다. 그러한 한국을 바꿔놓은 것은 선수들 사이의 달라진 팀워크였다. 선수들은 '단체전을 잘하고 나면 개인전은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단체전에 매진했다. 각자 자신의 주종목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쳤다. 여기에다 중국과 일본 선수단이 이번 아시안게임 직후 치러지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2진급 선수들을 파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팀의 사기는 치솟았다. 중국과 일본은 선수층이 워낙 두터워 1진과 2진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하지만, 다들 금메달을 따낼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여기에다 홈경기의 이점까지 살린다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금메달을 일궈낼 수 있다고 봤다. 변수는 선수들의 줄 이은 부상이었다. 양학선이 오른쪽 햄스트링 미세 손상, 박민수는 오른쪽 이두근 미세 손상, 신동현은 손목 염좌로 대회 직전까지 고생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양학선이 이날 오른쪽 허벅지에 테이프를 감고 출전을 강행했고, 박민수는 종목별 경기를 끝낼 때마다 얼음찜질을 받는 투혼으로 임했다. 한국 대표팀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마지막 종목인 마루까지 일본과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다. 그러나 마루에서 전체 3위에 그치며 이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해 점수 차를 더욱 벌린 일본을 넘지 못했다. 이상욱이 "마루가 강한 편이었는데 아쉽다"고 말한 것도 마루에서 일본을 앞섰다면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욱은 아쉬움은 뒤로 하고 승자에게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본 팀은 배울 점이 많을 점이 있다"면서 "시합에 임하는 자세를 본받아서, 다음에 더 배우고 집중하고, 시합에 임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욱은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관중의 뜨거운 응원에 익숙지 않았다"며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많이 아팠다. 어제도 일부 선수가 다쳐서 힘들었다. 오늘, 이 정도만 해 준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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