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여 핸드볼 첫 AG 성적, ‘19득점 233실점’

입력 2014.09.25 (11:40) 수정 2014.09.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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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몰디브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매니저·선수 단체 사진>

'19득점, 233실점, 4전 4패'

몰디브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성적이다. 몰디브 대표팀은 지난 20일부터 어제(24일)까지 총 4경기를 치렀다.

몰디브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 일본, 홍콩, 카자흐스탄을 상대했고 모든 경기에서 지며 예선 탈락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79점을 내주는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기도 했다.

그래도 인천 아시안게임은 몰디브 대표팀에게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몰디브 대표팀이 참가하는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사진2. 24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 소개가 진행 중인 모습>

◆ 모래 위에서 4개월 연습하고 AG 출전

몰디브 대표팀 감독인 압둘라 살림은 어제 경기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아시안게임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며 "점수를 많이 내지는 못했지만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이 정도도 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몰디브 대표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기간은 고작 4개월이다. 올해 처음으로 핸드볼 여자 대표팀이 꾸려졌다.

인구 39만명, 한반도와 비교해 700분의 1 정도의 면적인 몰디브는 총 35명의 선수 후보군 가운데 14명을 선발해 핸드볼 대표팀을 구성했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핸드볼 경력이 있는 선수는 없다. 농구, 배구 등 다른 종목을 하다가 이번에 핸드볼로 종목을 바꾼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운동 선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대표팀 선수는 아무도 없다.

14명의 선수 가운데 2명은 고등학생이며 나머지는 정부 공무원, 경찰, 말레국제공항 관제탑 직원 등 본 직업이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생활 체육으로 핸드볼을 하는 셈이다.

대표팀 선수들의 출생 시기도 1967년생부터 1997년생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부 선수는 이슬람교도로, 히잡을 쓰고 긴 소매·긴 바지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영상 1.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중 몰디브의 공격 모습. 관중들이 '몰디브'를 외치며 응원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 모두 핸드볼을 처음 하다 보니, 대표팀의 훈련은 규칙을 익히고 공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더욱이 몰디브에는 실내 경기장이 없어 대표팀은 모래, 흙 위에서 연습했다. 드리블조차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살림은 "몰디브 핸드볼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아시안게임과 같이 큰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자 한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사진3.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의 경기 장면>

◆ 실책 많지만 '투지는 세계 정상'

몰디브 대표팀은 예선 4경기에서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패스 실수가 잦았으며 오버스텝(공을 들고 4걸음 이상 하는 것) 등 규칙 위반도 상대팀에 비해 많았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를 전환할 때 몰디브 대표팀은 상대 팀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기에서 몰디브 대표팀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뒤처졌지만, 투지에서는 어느 팀에도 지지 않았다.

살림은 "더 많은 경기를 하고 싶지만 예선 탈락해 그럴 수 없다"며 "한국과 같이 높은 실력의 팀들과 더 경기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몰디브 대표팀 주장인 하미드 이쉬라스(48·골키퍼)는 "준비한 지 4개월 만에 큰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쉬라스는 아시안게임 경기 중 홍콩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몰디브 대표팀은 홍콩과의 경기에서 41점을 내줬지만, 7골이나 넣었다. 이 경기는 몰디브 대표팀의 한 경기 최소 실점 경기이자 최다 득점 경기다.

이쉬라스는 "키가 매우 큰 다른 나라 선수와 달리 홍콩 선수들은 우리와 비슷하게 크지 않은 체격이었다"며 "빠른 속도가 강점인 홍콩은 우리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상대였다"고 말했다.

몰디브 대표팀 감독은 일본과의 경기를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었다.

살림은 "일본 대표팀이 79골을 넣는 동안 우리는 1골도 넣지 못했다"며 "그들의 높은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사진4.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중 몰디브의 작전 시간 모습>

◆ 몰디브 핸드볼, 그 역사는 계속된다

지난 17일 한국에 도착한 몰디브 대표팀은 내일(26일) 몰디브로 돌아간다. 현지에서 선수들은 학생, 공무원 등 핸드볼 선수가 아닌 본래 직업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핸드볼 공을 손에서 놓는 것은 아니다. 또다시 열릴 핸드볼 국제 대회를 위해 모래 위에서 공을 던진다.

아쉬라스는 "모든 선수가 원래 직업으로 돌아가지만 핸드볼 연습을 계속 할 것"이라며 "빨리 실내 경기장이 건설돼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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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디브 여 핸드볼 첫 AG 성적, ‘19득점 233실점’
    • 입력 2014-09-25 11:40:22
    • 수정2014-09-25 13:59:06
    종합

<사진1.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몰디브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매니저·선수 단체 사진>

'19득점, 233실점, 4전 4패'

몰디브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성적이다. 몰디브 대표팀은 지난 20일부터 어제(24일)까지 총 4경기를 치렀다.

몰디브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 일본, 홍콩, 카자흐스탄을 상대했고 모든 경기에서 지며 예선 탈락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79점을 내주는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기도 했다.

그래도 인천 아시안게임은 몰디브 대표팀에게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몰디브 대표팀이 참가하는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사진2. 24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 소개가 진행 중인 모습>

◆ 모래 위에서 4개월 연습하고 AG 출전

몰디브 대표팀 감독인 압둘라 살림은 어제 경기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아시안게임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며 "점수를 많이 내지는 못했지만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이 정도도 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몰디브 대표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기간은 고작 4개월이다. 올해 처음으로 핸드볼 여자 대표팀이 꾸려졌다.

인구 39만명, 한반도와 비교해 700분의 1 정도의 면적인 몰디브는 총 35명의 선수 후보군 가운데 14명을 선발해 핸드볼 대표팀을 구성했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핸드볼 경력이 있는 선수는 없다. 농구, 배구 등 다른 종목을 하다가 이번에 핸드볼로 종목을 바꾼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운동 선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대표팀 선수는 아무도 없다.

14명의 선수 가운데 2명은 고등학생이며 나머지는 정부 공무원, 경찰, 말레국제공항 관제탑 직원 등 본 직업이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생활 체육으로 핸드볼을 하는 셈이다.

대표팀 선수들의 출생 시기도 1967년생부터 1997년생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부 선수는 이슬람교도로, 히잡을 쓰고 긴 소매·긴 바지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영상 1.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중 몰디브의 공격 모습. 관중들이 '몰디브'를 외치며 응원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 모두 핸드볼을 처음 하다 보니, 대표팀의 훈련은 규칙을 익히고 공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더욱이 몰디브에는 실내 경기장이 없어 대표팀은 모래, 흙 위에서 연습했다. 드리블조차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살림은 "몰디브 핸드볼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아시안게임과 같이 큰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자 한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사진3.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의 경기 장면>

◆ 실책 많지만 '투지는 세계 정상'

몰디브 대표팀은 예선 4경기에서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패스 실수가 잦았으며 오버스텝(공을 들고 4걸음 이상 하는 것) 등 규칙 위반도 상대팀에 비해 많았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를 전환할 때 몰디브 대표팀은 상대 팀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기에서 몰디브 대표팀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뒤처졌지만, 투지에서는 어느 팀에도 지지 않았다.

살림은 "더 많은 경기를 하고 싶지만 예선 탈락해 그럴 수 없다"며 "한국과 같이 높은 실력의 팀들과 더 경기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몰디브 대표팀 주장인 하미드 이쉬라스(48·골키퍼)는 "준비한 지 4개월 만에 큰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쉬라스는 아시안게임 경기 중 홍콩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몰디브 대표팀은 홍콩과의 경기에서 41점을 내줬지만, 7골이나 넣었다. 이 경기는 몰디브 대표팀의 한 경기 최소 실점 경기이자 최다 득점 경기다.

이쉬라스는 "키가 매우 큰 다른 나라 선수와 달리 홍콩 선수들은 우리와 비슷하게 크지 않은 체격이었다"며 "빠른 속도가 강점인 홍콩은 우리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상대였다"고 말했다.

몰디브 대표팀 감독은 일본과의 경기를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었다.

살림은 "일본 대표팀이 79골을 넣는 동안 우리는 1골도 넣지 못했다"며 "그들의 높은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사진4.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몰디브 대 카자흐스탄 경기 중 몰디브의 작전 시간 모습>

◆ 몰디브 핸드볼, 그 역사는 계속된다

지난 17일 한국에 도착한 몰디브 대표팀은 내일(26일) 몰디브로 돌아간다. 현지에서 선수들은 학생, 공무원 등 핸드볼 선수가 아닌 본래 직업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핸드볼 공을 손에서 놓는 것은 아니다. 또다시 열릴 핸드볼 국제 대회를 위해 모래 위에서 공을 던진다.

아쉬라스는 "모든 선수가 원래 직업으로 돌아가지만 핸드볼 연습을 계속 할 것"이라며 "빨리 실내 경기장이 건설돼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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