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대신 종교’ 카타르 여자 농구…그녀들의 선택은?

입력 2014.09.25 (15:00) 수정 2014.09.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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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여자농구 대표팀이 어제(24일) 몽골과의 아시안게임 예선 경기 직전 경기를 포기해 기권패했다. 경기 시작 직전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경기 대신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선택을 한 것이다.

히잡은 이슬람교도가 종교적인 이유로 착용하는 두건 같은 것으로 얼굴만 내놓고 머리와 상체를 감싸는 형태로 돼 있다.



◆ 조직위 "카타르에 히잡쓰라는 통보한 적 없어"

국제농구연맹(FIBA)은 부상 방지 등을 이유로 선수가 머리에 어떤 장신구도 착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경기에 나서기 직전까지 히잡을 착용하면 경기에서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이를 알았다면 아예 출전하지 않았을텐데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에야 이를 알게 돼 기권패하는 일이 벌어진 것. 카타르 팀이 규정을 잘못 알았거나 대회 조직위원회 측과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한 언론매체는 경기 후 한 카타르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전에 주최 측으로부터 히잡을 쓰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아시아농구연맹에서 파견된 기술위원(TD)이 결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또 자체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조직위 측에서 카타르 선수단 측에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해도 된다고 밝힌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히잡을 두르고 경기에 나서는 몰디브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모하메드 주와이리야 선수는 히잡 때문에 기권을 했다는 카타르 여자농구팀 소식에 대해 “모두가 하는 게임을 위해서는 당연히 그 규칙을 바꿔야 한다”며 “히잡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 다른 종목은?..대부분 히잡 착용해도 경기 가능해

이처럼 농구는 규정으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 남동 아시아드럭비구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대만의 여자축구 B조 예선 경기에서는 요르단 선수들이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주심 역시 검은색 히잡을 착용하고 주심 임무를 수행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23일 충북 충주 탐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는 이란 선수들이 조정 여자 쿼더러플스컬(한 선수가 2개의 노를 젓는 4인승 경기) 경기에 히잡을 착용하고 출전했으며, 같은날 인천 송림체육관에서는 몰디브 여자 배구 선수들이 히잡을 두르고 카자흐스탄과의 조별예선 경기에 나섰다. 여자 조정 쿼더러플스컬 경기에 참가한 이란팀은 패자부활전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결승에 진출했고, 몰디브 선수들은 카자흐스탄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했다.



어제(24일)는 여자 볼링 개인전에 나선 예멘의 알라자니 선수가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스쿼드B 경기에 나선 알라자니는 36명의 참가선수 중 3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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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5 15:00:43
    • 수정2014-09-25 18:22:02
    농구
카타르 여자농구 대표팀이 어제(24일) 몽골과의 아시안게임 예선 경기 직전 경기를 포기해 기권패했다. 경기 시작 직전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경기 대신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선택을 한 것이다.

히잡은 이슬람교도가 종교적인 이유로 착용하는 두건 같은 것으로 얼굴만 내놓고 머리와 상체를 감싸는 형태로 돼 있다.



◆ 조직위 "카타르에 히잡쓰라는 통보한 적 없어"

국제농구연맹(FIBA)은 부상 방지 등을 이유로 선수가 머리에 어떤 장신구도 착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경기에 나서기 직전까지 히잡을 착용하면 경기에서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이를 알았다면 아예 출전하지 않았을텐데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에야 이를 알게 돼 기권패하는 일이 벌어진 것. 카타르 팀이 규정을 잘못 알았거나 대회 조직위원회 측과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한 언론매체는 경기 후 한 카타르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전에 주최 측으로부터 히잡을 쓰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아시아농구연맹에서 파견된 기술위원(TD)이 결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또 자체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조직위 측에서 카타르 선수단 측에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해도 된다고 밝힌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히잡을 두르고 경기에 나서는 몰디브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모하메드 주와이리야 선수는 히잡 때문에 기권을 했다는 카타르 여자농구팀 소식에 대해 “모두가 하는 게임을 위해서는 당연히 그 규칙을 바꿔야 한다”며 “히잡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 다른 종목은?..대부분 히잡 착용해도 경기 가능해

이처럼 농구는 규정으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 남동 아시아드럭비구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대만의 여자축구 B조 예선 경기에서는 요르단 선수들이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주심 역시 검은색 히잡을 착용하고 주심 임무를 수행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23일 충북 충주 탐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는 이란 선수들이 조정 여자 쿼더러플스컬(한 선수가 2개의 노를 젓는 4인승 경기) 경기에 히잡을 착용하고 출전했으며, 같은날 인천 송림체육관에서는 몰디브 여자 배구 선수들이 히잡을 두르고 카자흐스탄과의 조별예선 경기에 나섰다. 여자 조정 쿼더러플스컬 경기에 참가한 이란팀은 패자부활전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결승에 진출했고, 몰디브 선수들은 카자흐스탄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했다.



어제(24일)는 여자 볼링 개인전에 나선 예멘의 알라자니 선수가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스쿼드B 경기에 나선 알라자니는 36명의 참가선수 중 3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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