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킬러 로봇’ 개발 경쟁…국제사회 우려 커져

입력 2014.11.21 (18:06) 수정 2014.11.2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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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간을 지배하려는 기계 군단과 그를 막으려는 인간 저항군 사이의 전쟁이 한창인 2018년 지구....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 4>의 한 장면인데요,

실제로 이처럼 로봇이 전투에 투입돼 인간을 대신해 전쟁을 치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인 폭격기 드론의 전투 도입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살상용 로봇인 '킬러 로봇'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리의식이 없는 로봇에게 사람을 죽일지 말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건데요,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미국이 군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훈련에 실제로 사용이 된 적이 있다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미군은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과 군용 로봇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 군사훈련에 첫 투입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황소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네 발 달린 로봇이 군인과 함께 길을 걷습니다.

지난 7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 '림팩'에 첫 투입된 'LS3'라는 로봇인데요, 주 임무는 전투 지역에 필수 장비를 실어나르는 겁니다. 한 마디로 짐꾼 로봇이죠.

이번 훈련에서는 181kg 무게의 짐을 싣고 24시간 동안 32km를 군인들과 함께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녹취> 브랜든 딕먼(미 해병대원) : "군용 로봇이 실제로 투입된 훈련은 처음입니다. 이런 경험 또한 처음이고요."

<질문>
이런 초보적인 로봇 말고 무기를 장착한 로봇들도 개발돼 있죠?

<답변>
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미 영국과 이스라엘, 노르웨이에서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적군의 탱크나 레이더시설, 선박을 공격하는 무인기나 미사일이 현실화됐다고 전했는데요,

각국의 개발 속도가 무섭게 빠릅니다.

멀리 보이는 목표물을 조준해 사격을 하는 모습인데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하고 있는데요,

반자동 사격 로봇입니다.

지금 보시는 로봇은 수류탄을 투척하거나 탱크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구요,

망원경이나 열화상 이미지를 사용해 3.5km 밖에서도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는 로봇도 있습니다.

이런 로봇들은 병사의 조끼에 부착된 게임기 같은 컨트롤러와 컴퓨터, 태블릿 등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녹취> 필 코커(로봇 개발회사 관계자) : "필요에 따라 투입이 가능합니다. 군인들의 직접 도움이 없이도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죠."

<질문>
정 기자, 미국이 이렇게 로봇 개발에 힘을 쓰는 이유가, 결국 살상용 로봇을 만들기 위해선가요?

<답변>
네,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죠. 미군은 오는 2030년까지 육군의 4분의 1을 로봇 전투병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거든요.

기본적으로는 지상을 순찰하는 병사들을 따라다니거나 공중으로 투입돼 부대와 함께 이동하고, 긴급 상황엔 강력한 화력을 지원해 대형 화기나 탱크 투입이 불가능한 곳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미군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윌리 스미스(미 육군 중령) : "엄청난 폭격 속에서도 아군을 살릴 수 있고, 전투력을 강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미 육군에서는 이들 로봇을 사용하는 방법을 부대마다 강사를 파견해 가르치기도 하는데요,

군에서는 효율성이나 전투능력 운용 등에서 로봇의 기여도를 높게 전망하는 분위깁니다.

<질문>
하지만 로봇이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 같은데요...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로봇 스스로 인간의 생사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이런 지적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로봇에 붙은 팻말 잠시 보시죠. '살상용 로봇 금지'라고 적혀있는데요,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살상용 로봇 개발 중단 캠페인입니다.

휴먼 라이트 워치 등 세계 인권단체들은 이렇게 전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열어서 킬러 로봇의 위험성을 알리고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결정해 행동하는 살상용 로봇은 도덕적, 법적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킬러 로봇을 금지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겁니다.

<녹취> 조디 윌리엄스(199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 "정말 기계에게 인간의 삶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길 바라는 겁니까?

<녹취> 스티브 구스(휴먼 라이츠 워치 무기 분야 국장) : "국제 인도주의법의 기본조건을 만족하는 무기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로봇은 민간인과 군사목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질문>
최근 열린 유엔회의에서도 '킬러 로봇' 문제가 이슈가 됐다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세계 각국이 킬러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완전 자동 살상무기의 위협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특별회의가 열렸는데요,

살상용 로봇인 '킬러 로봇'이 국제법이나 인도주의법을 위반하지 않게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럽연합 일부 회원국들과 멕시코, 시에라리온 등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킬러 로봇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앞서 지난해엔 UN 인권위원회가 그 어떤 나라에서도 킬러 로봇을 실제로 전장에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낸 적도 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헤인스(유엔 인권위원회 특별조사관) : "어떤 인간이든, 그의 삶을 뺏는 것엔 최소한의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인간을 죽이는 결정을 기계에 맡기는 것은, 그게 어떤 무기이든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일부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킬러 로봇 개발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무기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킬러 로봇을 인간이 통제하도록 아예 국제법에 명시하자는 주장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기술 개발 속도가 국제사회의 논의 속도를 앞서는 형국인데요, 시급히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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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킬러 로봇’ 개발 경쟁…국제사회 우려 커져
    • 입력 2014-11-21 18:14:40
    • 수정2014-11-21 19:13:42
    글로벌24
<앵커 멘트>

인간을 지배하려는 기계 군단과 그를 막으려는 인간 저항군 사이의 전쟁이 한창인 2018년 지구....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 4>의 한 장면인데요,

실제로 이처럼 로봇이 전투에 투입돼 인간을 대신해 전쟁을 치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인 폭격기 드론의 전투 도입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살상용 로봇인 '킬러 로봇'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리의식이 없는 로봇에게 사람을 죽일지 말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건데요,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미국이 군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훈련에 실제로 사용이 된 적이 있다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미군은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과 군용 로봇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 군사훈련에 첫 투입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황소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네 발 달린 로봇이 군인과 함께 길을 걷습니다.

지난 7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 '림팩'에 첫 투입된 'LS3'라는 로봇인데요, 주 임무는 전투 지역에 필수 장비를 실어나르는 겁니다. 한 마디로 짐꾼 로봇이죠.

이번 훈련에서는 181kg 무게의 짐을 싣고 24시간 동안 32km를 군인들과 함께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녹취> 브랜든 딕먼(미 해병대원) : "군용 로봇이 실제로 투입된 훈련은 처음입니다. 이런 경험 또한 처음이고요."

<질문>
이런 초보적인 로봇 말고 무기를 장착한 로봇들도 개발돼 있죠?

<답변>
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미 영국과 이스라엘, 노르웨이에서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적군의 탱크나 레이더시설, 선박을 공격하는 무인기나 미사일이 현실화됐다고 전했는데요,

각국의 개발 속도가 무섭게 빠릅니다.

멀리 보이는 목표물을 조준해 사격을 하는 모습인데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하고 있는데요,

반자동 사격 로봇입니다.

지금 보시는 로봇은 수류탄을 투척하거나 탱크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구요,

망원경이나 열화상 이미지를 사용해 3.5km 밖에서도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는 로봇도 있습니다.

이런 로봇들은 병사의 조끼에 부착된 게임기 같은 컨트롤러와 컴퓨터, 태블릿 등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녹취> 필 코커(로봇 개발회사 관계자) : "필요에 따라 투입이 가능합니다. 군인들의 직접 도움이 없이도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죠."

<질문>
정 기자, 미국이 이렇게 로봇 개발에 힘을 쓰는 이유가, 결국 살상용 로봇을 만들기 위해선가요?

<답변>
네,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죠. 미군은 오는 2030년까지 육군의 4분의 1을 로봇 전투병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거든요.

기본적으로는 지상을 순찰하는 병사들을 따라다니거나 공중으로 투입돼 부대와 함께 이동하고, 긴급 상황엔 강력한 화력을 지원해 대형 화기나 탱크 투입이 불가능한 곳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미군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윌리 스미스(미 육군 중령) : "엄청난 폭격 속에서도 아군을 살릴 수 있고, 전투력을 강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미 육군에서는 이들 로봇을 사용하는 방법을 부대마다 강사를 파견해 가르치기도 하는데요,

군에서는 효율성이나 전투능력 운용 등에서 로봇의 기여도를 높게 전망하는 분위깁니다.

<질문>
하지만 로봇이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 같은데요...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로봇 스스로 인간의 생사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이런 지적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로봇에 붙은 팻말 잠시 보시죠. '살상용 로봇 금지'라고 적혀있는데요,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살상용 로봇 개발 중단 캠페인입니다.

휴먼 라이트 워치 등 세계 인권단체들은 이렇게 전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열어서 킬러 로봇의 위험성을 알리고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결정해 행동하는 살상용 로봇은 도덕적, 법적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킬러 로봇을 금지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겁니다.

<녹취> 조디 윌리엄스(199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 "정말 기계에게 인간의 삶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길 바라는 겁니까?

<녹취> 스티브 구스(휴먼 라이츠 워치 무기 분야 국장) : "국제 인도주의법의 기본조건을 만족하는 무기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로봇은 민간인과 군사목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질문>
최근 열린 유엔회의에서도 '킬러 로봇' 문제가 이슈가 됐다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세계 각국이 킬러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완전 자동 살상무기의 위협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특별회의가 열렸는데요,

살상용 로봇인 '킬러 로봇'이 국제법이나 인도주의법을 위반하지 않게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럽연합 일부 회원국들과 멕시코, 시에라리온 등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킬러 로봇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앞서 지난해엔 UN 인권위원회가 그 어떤 나라에서도 킬러 로봇을 실제로 전장에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낸 적도 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헤인스(유엔 인권위원회 특별조사관) : "어떤 인간이든, 그의 삶을 뺏는 것엔 최소한의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인간을 죽이는 결정을 기계에 맡기는 것은, 그게 어떤 무기이든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일부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킬러 로봇 개발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무기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킬러 로봇을 인간이 통제하도록 아예 국제법에 명시하자는 주장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기술 개발 속도가 국제사회의 논의 속도를 앞서는 형국인데요, 시급히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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