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학생들에 무차별 총격 140여명 사망

입력 2014.12.17 (18:03) 수정 2014.12.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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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글로벌 현장에서는 열 일곱시간만에 극적으로 진압된 호주 인질극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서남아시아 파키스탄에서 속보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 TTP가 어제 학교에 난입한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해 백 사십여명이 숨졌는데요.

부상자 중에서도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두바이 특파원과 함께 이 소식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최근 잇따라 참극이 벌어지면서 전세계에 테러 주의보라도 내려야 할 판인데요.

희생자가 왜 이렇게 많았습니까?

<답변>
네. 먼저 정부군으로 위장한 탈레반 대원들이 학교 진입에 있어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고, 한창 오전 수업이 진행되던 시간에 무차별 사격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 16일 오전 열시 반 경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폭탄을 두른 조끼를 입은 탈레반 대원들이 군 부설 학교에 잠입했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학생과 교직원 등 약 천여 명 이상이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요.

대원들은 인질을 잡거나 별도의 요구를 하지도 않은 채 교실을 찾아다니며 총을 무차별 난사하는 등 그야말로 '인간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14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부상자도 백 20명여 명에 이릅니다. 목격자의 증언입니다.

<녹취> 목격자 : "친구들이 총을 서너차례 맞았는데 모두 죽거나 다쳤습니다. 보이는 모든 곳마다 피가 흥건했습니다."

사건 발생 여덟시간 만에 테러범들은 파키스탄 군에 사살되거나 자폭하면서 전원 사망했는데요.

이날 발생한 테러는 단일 테러 가운데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질문>
사건 직후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번 범행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복창현 특파원, 파키스탄 탈레반이라고 하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10대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2년 전 총격을 가했던 바로 그 단체 아닙니까?

<답변>
맞습니다.

바로 그 단체입니다.

파키스탄 탈레반, 즉 TTP는 지난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열 세곳이 연합해 결성된 극렬 조직인데요. 비록 탈레반이란 명칭을 같이 쓰고는 있지만 1990년대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다 미군에 축출된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단쳅니다.

테러 수법이 잔혹한데다 대상도 노약자를 가리지 않는 등 무차별적이어서 이번 사건 발생 직후 아프간 탈레반 측에서 "이슬람 근본에 어긋나는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하며 선을 그을 만큼 그 악명이 높습니다만..

각각의 정부를 전복해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점에 있어서는 아프간 탈레반과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잔혹할 만큼 무방비 상태의 학생들을 해친 걸까요?

<답변>
급진 이슬람 성향이 강한 파키스탄 탈레반은 그동안 서구식 교육에 반대하면서 지금까지 학교 천여 곳의 학교에 테러를 저질러 막대한 피해를 입혀 왔구요.

또 이번에 공격을 받은 페샤와르 아미 퍼블릭 스쿨의 경우 파키스탄 정부의 탈레반 소탕작전에 대한 보복성 성격이 짙습니다.

학생 중 다수가 정부군 자녀였다는 점에서 최근 북부 국경 지역에서 충돌이 잦았던 정부군에 대한 복수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TTP 측은 “정부가 탈레반 소탕 작전의 일환으로 대원들의 가족과 여자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우리도 군이 운영하는 학교를 선택했다”며 “그들이 고통 받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전면전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민간인과 같은 취약 표적을 향한 공격, 즉 '소프트 타깃 테러'쪽으로 방향을 돌리려 했던 계산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소프트 타깃 테러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고 반격의 위험성이 낮아 테러 성공률이 높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만큼 대중의 공포심리가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테러가 '국가 재난 수준의 참사'라며 오늘부터 3일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녹취>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 "사랑하는 분들을 잃으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테러를 없앨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질문>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민간인을 상대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가 중동의 IS와 아프리카의 보코하람 등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죠. 따라서 이 사건을 단순한 단일 테러로 넘기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국제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먼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즉시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가 소름끼치고 흉악한 공격"이라며 TTP 측을 강력히 규탄했구요.

UN 반기문 사무총장도 어제 안보리 회의 시작과 함께 이 사건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 "이런 극악한 행동을 매우 강도 높게 비난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이번 테러를 정당화시킬 수 없습니다."

이어 반 총장은 야만적이고 극단적인 폭력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우리 정부도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했구요. 중국 외교부도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또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 등 각국 정상 역시 비난 대열에 합류하면서 민간인을 향한 공격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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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학생들에 무차별 총격 140여명 사망
    • 입력 2014-12-17 18:58:55
    • 수정2014-12-17 19:20:21
    글로벌24
<앵커 멘트>

어제 글로벌 현장에서는 열 일곱시간만에 극적으로 진압된 호주 인질극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서남아시아 파키스탄에서 속보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 TTP가 어제 학교에 난입한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해 백 사십여명이 숨졌는데요.

부상자 중에서도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두바이 특파원과 함께 이 소식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최근 잇따라 참극이 벌어지면서 전세계에 테러 주의보라도 내려야 할 판인데요.

희생자가 왜 이렇게 많았습니까?

<답변>
네. 먼저 정부군으로 위장한 탈레반 대원들이 학교 진입에 있어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고, 한창 오전 수업이 진행되던 시간에 무차별 사격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 16일 오전 열시 반 경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폭탄을 두른 조끼를 입은 탈레반 대원들이 군 부설 학교에 잠입했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학생과 교직원 등 약 천여 명 이상이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요.

대원들은 인질을 잡거나 별도의 요구를 하지도 않은 채 교실을 찾아다니며 총을 무차별 난사하는 등 그야말로 '인간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14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부상자도 백 20명여 명에 이릅니다. 목격자의 증언입니다.

<녹취> 목격자 : "친구들이 총을 서너차례 맞았는데 모두 죽거나 다쳤습니다. 보이는 모든 곳마다 피가 흥건했습니다."

사건 발생 여덟시간 만에 테러범들은 파키스탄 군에 사살되거나 자폭하면서 전원 사망했는데요.

이날 발생한 테러는 단일 테러 가운데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질문>
사건 직후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번 범행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복창현 특파원, 파키스탄 탈레반이라고 하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10대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2년 전 총격을 가했던 바로 그 단체 아닙니까?

<답변>
맞습니다.

바로 그 단체입니다.

파키스탄 탈레반, 즉 TTP는 지난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열 세곳이 연합해 결성된 극렬 조직인데요. 비록 탈레반이란 명칭을 같이 쓰고는 있지만 1990년대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다 미군에 축출된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단쳅니다.

테러 수법이 잔혹한데다 대상도 노약자를 가리지 않는 등 무차별적이어서 이번 사건 발생 직후 아프간 탈레반 측에서 "이슬람 근본에 어긋나는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하며 선을 그을 만큼 그 악명이 높습니다만..

각각의 정부를 전복해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점에 있어서는 아프간 탈레반과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잔혹할 만큼 무방비 상태의 학생들을 해친 걸까요?

<답변>
급진 이슬람 성향이 강한 파키스탄 탈레반은 그동안 서구식 교육에 반대하면서 지금까지 학교 천여 곳의 학교에 테러를 저질러 막대한 피해를 입혀 왔구요.

또 이번에 공격을 받은 페샤와르 아미 퍼블릭 스쿨의 경우 파키스탄 정부의 탈레반 소탕작전에 대한 보복성 성격이 짙습니다.

학생 중 다수가 정부군 자녀였다는 점에서 최근 북부 국경 지역에서 충돌이 잦았던 정부군에 대한 복수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TTP 측은 “정부가 탈레반 소탕 작전의 일환으로 대원들의 가족과 여자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우리도 군이 운영하는 학교를 선택했다”며 “그들이 고통 받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전면전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민간인과 같은 취약 표적을 향한 공격, 즉 '소프트 타깃 테러'쪽으로 방향을 돌리려 했던 계산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소프트 타깃 테러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고 반격의 위험성이 낮아 테러 성공률이 높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만큼 대중의 공포심리가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테러가 '국가 재난 수준의 참사'라며 오늘부터 3일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녹취>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 "사랑하는 분들을 잃으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테러를 없앨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질문>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민간인을 상대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가 중동의 IS와 아프리카의 보코하람 등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죠. 따라서 이 사건을 단순한 단일 테러로 넘기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국제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먼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즉시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가 소름끼치고 흉악한 공격"이라며 TTP 측을 강력히 규탄했구요.

UN 반기문 사무총장도 어제 안보리 회의 시작과 함께 이 사건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 "이런 극악한 행동을 매우 강도 높게 비난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이번 테러를 정당화시킬 수 없습니다."

이어 반 총장은 야만적이고 극단적인 폭력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우리 정부도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했구요. 중국 외교부도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또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 등 각국 정상 역시 비난 대열에 합류하면서 민간인을 향한 공격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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