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노리고 ‘아들인 척’…실향민 할머니 유산 ‘꿀꺽’

입력 2015.04.04 (07:39) 수정 2015.04.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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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친아들인 것처럼 문서를 꾸며 십 억이 넘는 실향민 할머니의 유산을 가로챈 이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정상적으로 상속받을 수 없었던 5촌 조카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때 월남한 선우 모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에 정착한 뒤 억척스레 돈을 모았습니다.

지난 2007년, 그동안 모은 예금 8억여 원과 7억 원짜리 집을 남기고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 유산을 물려받을 친자식이 없어서 국고로 환수될 참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강 모 씨 일당은 지난 2009년 구청에서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 등본을 부정 발급받은 뒤 공범인 최 모 씨가 선우 씨의 친아들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위조한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 선우 씨가 남긴 예금 8억 5천만 원을 모두 찾았습니다.

<녹취> 강00(피의자/음성변조) : "찾아준다면 변제해 준다고 그래서 부채 받을 욕심으로 돈 바꿔주고 심부름한 거예요."

상속자가 아니었던 5촌 조카도 할머니 유산에 욕심을 내고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5촌 조카 선우 모 씨는 할머니가 자신의 빚에 연대 보증을 선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할머니가 남긴 주택을 4억 5천만 원에 팔았고 판 돈은 공범들과 나눠 챙겼습니다.

선우 씨는 나머지 유산도 받아챙기려고 유언장도 위조해 유언 집행자 선임 소송을 냈다가 꼬리를 밟혔습니다.

<인터뷰> 김준한(유언 집행자/변호사) : "조카되시는 분이 유언 집행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예금 인출이라든가 부동산 넘긴 거라든가 모든 사건이 밝혀지지 않았을 것으로..."

이들은 은행이 서류의 위조 여부를 알 수 없고 상속인이 없으면 이의제기할 사람도 없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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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4-04 08: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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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친아들인 것처럼 문서를 꾸며 십 억이 넘는 실향민 할머니의 유산을 가로챈 이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정상적으로 상속받을 수 없었던 5촌 조카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때 월남한 선우 모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에 정착한 뒤 억척스레 돈을 모았습니다.

지난 2007년, 그동안 모은 예금 8억여 원과 7억 원짜리 집을 남기고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 유산을 물려받을 친자식이 없어서 국고로 환수될 참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강 모 씨 일당은 지난 2009년 구청에서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 등본을 부정 발급받은 뒤 공범인 최 모 씨가 선우 씨의 친아들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위조한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 선우 씨가 남긴 예금 8억 5천만 원을 모두 찾았습니다.

<녹취> 강00(피의자/음성변조) : "찾아준다면 변제해 준다고 그래서 부채 받을 욕심으로 돈 바꿔주고 심부름한 거예요."

상속자가 아니었던 5촌 조카도 할머니 유산에 욕심을 내고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5촌 조카 선우 모 씨는 할머니가 자신의 빚에 연대 보증을 선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할머니가 남긴 주택을 4억 5천만 원에 팔았고 판 돈은 공범들과 나눠 챙겼습니다.

선우 씨는 나머지 유산도 받아챙기려고 유언장도 위조해 유언 집행자 선임 소송을 냈다가 꼬리를 밟혔습니다.

<인터뷰> 김준한(유언 집행자/변호사) : "조카되시는 분이 유언 집행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예금 인출이라든가 부동산 넘긴 거라든가 모든 사건이 밝혀지지 않았을 것으로..."

이들은 은행이 서류의 위조 여부를 알 수 없고 상속인이 없으면 이의제기할 사람도 없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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