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치과로 특화, 헝가리 살리는 의료관광

입력 2015.04.11 (08:22) 수정 2015.04.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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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질병 치료나 시술과 함께 휴양과 관광을 겸하는 의료 관광 산업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의료 관광객의 씀씀이는 일반 관광객의 3배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는 얘기죠.

이번 순서에서는 헝가리의 의료관광을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헝가리는 치과 치료와 관광 자원을 결합해 세계적인 의료 관광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웃나라 오스트리아 사람 3명 가운데 1명이 헝가리에 가서 치과 치료를 받을 정도인데요.

헝가리 의료 관광의 경쟁력, 손서영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쇼프론 시.

이른 아침부터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한 환자들이 줄을 잇습니다.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독일부터 미국에서 온 환자까지 다양합니다.

대부분 장기간 머무르며 치료를 받는 환자들.

진료를 받아본 뒤 만족해 재방문한 환자도 많습니다.

<인터뷰> 안나 요스트(오스트리아) : "예전에 방문했는데 기술과 시설에 만족해 다시 찾아왔습니다."

쇼프론 시내 곳곳에 즐비한 치과 간판들.

면적 169제곱킬로미터.

우리나라 강화도 면적의 절반 수준인 작은 도시 쇼프론에만 2백여 개가 넘는 치과가 있습니다.

지금은 상주하는 의사만 3백 명입니다.

임플란트의 경우 영국 등 다른 유럽 지역의 3분의 1 수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기술 수준은 높아 해마다 8만여 명이 넘는 외국인 환자가 쇼프론을 찾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국경 지역에 인접한 쇼프론에 투자를 집중했습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주변 국가의 환자 유치를 목표로 삼은 겁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인 3명 가운데 1명은 쇼프론에서 치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특화된 서비스와 품질 보증 역시 눈에 띕니다.

대부분의 병원에는 외국인 환자의 진료 상담을 도와줄 전문 통역 인력이 상주합니다.

길게는 5년까지 시술에 대한 보증서비스를 제공해 환자들은 안심하고 치료를 받습니다.

<인터뷰> 살라이 빅토르(쇼프론 시 대변인) : "통역서비스가 제공될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치료에 대한 보증이 가능합니다."

마구잡이식 투자가 아니라 경쟁력이 높은 '치과' 분야에 집중한 정부 정책도 효과적이었습니다.

헝가리국가개발기관은 EU 경제 개발프로그램을 활용해 치과의료 관광 관련 병원과 기업을 집중 육성했습니다.

2013년까지 투입된 금액만 천3백만 유로, 우리 돈 154억 원에 달합니다.

실제 지원금을 받은 곳의 연간 매출액이 2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인구 5만 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 쇼프론이 매년 의료관광 온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헝가리 의료 관련 GDP의 10% 수준에 달합니다.

의료장비 시장이 형성되고 관련 인력 고용까지 활발해지며 자연스럽게 치과 클러스터가 조성됐습니다.

헝가리에는 치료와 함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다양합니다.

쇼프론에서 30분 떨어진 온천 마을 뷰크.

온천수를 이용한 스파와 마사지부터 운동 재활 프로그램까지.

온천의 효능을 각종 치료와 접목한 병원이 인기입니다.

<인터뷰> 마르가 벨라니(관광객) : "근육통 완화에 효과가 좋습니다. 1년에 두 번씩 2주 가까이 치료를 받고 돌아갑니다."

의료관광에 나선 환자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치료를 위해 머무릅니다.

온천을 즐기며 치료를 받고 주변 관광까지 겸할 수 있다 보니 단체관광객들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푸는 사람들.

백발이 지긋한 노인들도 눈에 띕니다.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휴양 인프라가 병원과 함께 있어 고령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인터뷰> 교대 교르기(뷰크 온천 병원 의사) : "온천에서 즐기는 휴양과 치료를 조화시켜 메디컬 투어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헝가리에는 부다페스트에만 크고 작은 온천 백여 개가 있습니다.

이 중 '세체니 온천'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자동 여과 장치를 갖춘 풀과 각종 수 치료에 필요한 안마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 사람당 우리 돈 만 7천 원 정도면 종일 실내외 다양한 온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우스(관광객) : "덴마크에도 수영장은 있지만 뜨거운 온천의 개념은 없어요. 매우 색다릅니다."

도심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휴양과 치료까지 겸하니 일석이조.

가족을 동반한 의료관광객에게 더없이 편한 환경입니다.

헝가리 정부는 일명 '신 세체니 계획'이라 불리는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의료산업을 집중 육성했습니다.

특히 의료관광분야에만 매년 천억 원 넘는 예산을 별도로 편성했습니다.

또 정책 수립단계부터 외국인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의료산업 종사자들을 포함시켰습니다.

<인터뷰> 조세프 타이메르(세멜바이스 의과대학 교수) : "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더 많은 외국인이 올 수 있도록 정책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현역 의료진과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는 헝가리의 의료관광 정책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의료관광시장 규모는 천억 달러, 우리 돈 백조 원 수준입니다.

의료관광객 수도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 2005년 천9백만 명 수준이었던 의료관광객은 2012년 5천6백만 명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의료 시술과 치료가 주목적이지만 체류하며 관광과 쇼핑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

의료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일반 관광객보다 3배 이상 큰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일찍이 '치과'라는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치료와 휴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복합 인프라를 구축해 온 헝가리.

'의료관광'이 경제 전체에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게 하는 촉매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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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리포트] 치과로 특화, 헝가리 살리는 의료관광
    • 입력 2015-04-11 08:43:31
    • 수정2015-04-11 09:43:0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질병 치료나 시술과 함께 휴양과 관광을 겸하는 의료 관광 산업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의료 관광객의 씀씀이는 일반 관광객의 3배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는 얘기죠.

이번 순서에서는 헝가리의 의료관광을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헝가리는 치과 치료와 관광 자원을 결합해 세계적인 의료 관광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웃나라 오스트리아 사람 3명 가운데 1명이 헝가리에 가서 치과 치료를 받을 정도인데요.

헝가리 의료 관광의 경쟁력, 손서영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쇼프론 시.

이른 아침부터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한 환자들이 줄을 잇습니다.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독일부터 미국에서 온 환자까지 다양합니다.

대부분 장기간 머무르며 치료를 받는 환자들.

진료를 받아본 뒤 만족해 재방문한 환자도 많습니다.

<인터뷰> 안나 요스트(오스트리아) : "예전에 방문했는데 기술과 시설에 만족해 다시 찾아왔습니다."

쇼프론 시내 곳곳에 즐비한 치과 간판들.

면적 169제곱킬로미터.

우리나라 강화도 면적의 절반 수준인 작은 도시 쇼프론에만 2백여 개가 넘는 치과가 있습니다.

지금은 상주하는 의사만 3백 명입니다.

임플란트의 경우 영국 등 다른 유럽 지역의 3분의 1 수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기술 수준은 높아 해마다 8만여 명이 넘는 외국인 환자가 쇼프론을 찾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국경 지역에 인접한 쇼프론에 투자를 집중했습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주변 국가의 환자 유치를 목표로 삼은 겁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인 3명 가운데 1명은 쇼프론에서 치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특화된 서비스와 품질 보증 역시 눈에 띕니다.

대부분의 병원에는 외국인 환자의 진료 상담을 도와줄 전문 통역 인력이 상주합니다.

길게는 5년까지 시술에 대한 보증서비스를 제공해 환자들은 안심하고 치료를 받습니다.

<인터뷰> 살라이 빅토르(쇼프론 시 대변인) : "통역서비스가 제공될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치료에 대한 보증이 가능합니다."

마구잡이식 투자가 아니라 경쟁력이 높은 '치과' 분야에 집중한 정부 정책도 효과적이었습니다.

헝가리국가개발기관은 EU 경제 개발프로그램을 활용해 치과의료 관광 관련 병원과 기업을 집중 육성했습니다.

2013년까지 투입된 금액만 천3백만 유로, 우리 돈 154억 원에 달합니다.

실제 지원금을 받은 곳의 연간 매출액이 2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인구 5만 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 쇼프론이 매년 의료관광 온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헝가리 의료 관련 GDP의 10% 수준에 달합니다.

의료장비 시장이 형성되고 관련 인력 고용까지 활발해지며 자연스럽게 치과 클러스터가 조성됐습니다.

헝가리에는 치료와 함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다양합니다.

쇼프론에서 30분 떨어진 온천 마을 뷰크.

온천수를 이용한 스파와 마사지부터 운동 재활 프로그램까지.

온천의 효능을 각종 치료와 접목한 병원이 인기입니다.

<인터뷰> 마르가 벨라니(관광객) : "근육통 완화에 효과가 좋습니다. 1년에 두 번씩 2주 가까이 치료를 받고 돌아갑니다."

의료관광에 나선 환자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치료를 위해 머무릅니다.

온천을 즐기며 치료를 받고 주변 관광까지 겸할 수 있다 보니 단체관광객들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푸는 사람들.

백발이 지긋한 노인들도 눈에 띕니다.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휴양 인프라가 병원과 함께 있어 고령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인터뷰> 교대 교르기(뷰크 온천 병원 의사) : "온천에서 즐기는 휴양과 치료를 조화시켜 메디컬 투어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헝가리에는 부다페스트에만 크고 작은 온천 백여 개가 있습니다.

이 중 '세체니 온천'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자동 여과 장치를 갖춘 풀과 각종 수 치료에 필요한 안마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 사람당 우리 돈 만 7천 원 정도면 종일 실내외 다양한 온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우스(관광객) : "덴마크에도 수영장은 있지만 뜨거운 온천의 개념은 없어요. 매우 색다릅니다."

도심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휴양과 치료까지 겸하니 일석이조.

가족을 동반한 의료관광객에게 더없이 편한 환경입니다.

헝가리 정부는 일명 '신 세체니 계획'이라 불리는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의료산업을 집중 육성했습니다.

특히 의료관광분야에만 매년 천억 원 넘는 예산을 별도로 편성했습니다.

또 정책 수립단계부터 외국인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의료산업 종사자들을 포함시켰습니다.

<인터뷰> 조세프 타이메르(세멜바이스 의과대학 교수) : "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더 많은 외국인이 올 수 있도록 정책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현역 의료진과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는 헝가리의 의료관광 정책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의료관광시장 규모는 천억 달러, 우리 돈 백조 원 수준입니다.

의료관광객 수도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 2005년 천9백만 명 수준이었던 의료관광객은 2012년 5천6백만 명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의료 시술과 치료가 주목적이지만 체류하며 관광과 쇼핑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

의료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일반 관광객보다 3배 이상 큰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일찍이 '치과'라는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치료와 휴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복합 인프라를 구축해 온 헝가리.

'의료관광'이 경제 전체에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게 하는 촉매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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