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유서 대필사건’ 무죄 확정…24년 걸렸다

입력 2015.05.14 (21:17) 수정 2015.05.1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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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90년대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기훈 씨에게 24년 만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강 씨 측은 법원과 검찰이 반성과 사과를 않는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1년 명지대학생 강경대 군이 시위 도중 숨지자 공권력의 폭력에 항의하는 분신이 잇따랐습니다.

5월 8일에는 범민련 간부 김기설 씨가 분신했는데, 검찰은 음모설을 제기하며 배후를 지목했습니다.

김 씨의 동료인 강기훈 씨가 유서까지 써주며 분신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강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국 반전의 계기가 됐습니다.

운동권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잇단 분신도 중단됐습니다.

유서 대필 혐의로 기소된 강기훈 씨는 3년의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13년 뒤인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노트 필적 분석 등을 실시한 뒤 "유서 대필은 없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강 씨는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과 대법원의 결정 지연으로 재심 개시는 계속 미뤄졌고, 그 사이 강 씨는 간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서울고법이 지난해 김 씨와 강 씨의 '쌍 시옷'과 '오' 필적 등이 다르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불복하고 다시 상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대법원은 강 씨의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24년, 재심 청구 7년만입니다.

<인터뷰> 송상교(강기훈 씨 변호인) : "무죄 확정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검찰이나 법원이 지난 과오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강 씨 측은 앞으로 논의를 거쳐 국가에 대한 배상청구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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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훈 유서 대필사건’ 무죄 확정…24년 걸렸다
    • 입력 2015-05-14 21:18:05
    • 수정2015-05-14 21: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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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90년대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기훈 씨에게 24년 만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강 씨 측은 법원과 검찰이 반성과 사과를 않는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1년 명지대학생 강경대 군이 시위 도중 숨지자 공권력의 폭력에 항의하는 분신이 잇따랐습니다.

5월 8일에는 범민련 간부 김기설 씨가 분신했는데, 검찰은 음모설을 제기하며 배후를 지목했습니다.

김 씨의 동료인 강기훈 씨가 유서까지 써주며 분신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강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국 반전의 계기가 됐습니다.

운동권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잇단 분신도 중단됐습니다.

유서 대필 혐의로 기소된 강기훈 씨는 3년의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13년 뒤인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노트 필적 분석 등을 실시한 뒤 "유서 대필은 없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강 씨는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과 대법원의 결정 지연으로 재심 개시는 계속 미뤄졌고, 그 사이 강 씨는 간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서울고법이 지난해 김 씨와 강 씨의 '쌍 시옷'과 '오' 필적 등이 다르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불복하고 다시 상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대법원은 강 씨의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24년, 재심 청구 7년만입니다.

<인터뷰> 송상교(강기훈 씨 변호인) : "무죄 확정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검찰이나 법원이 지난 과오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강 씨 측은 앞으로 논의를 거쳐 국가에 대한 배상청구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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