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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포트] 요동치는 ‘불의 고리’, 화산 폭발 현장
입력 2015.06.06 (08:20) 수정 2015.06.06 (22:57)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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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가 심상치 않다고 하죠?

가까운 일본에서도 지난달 몇 차례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이어졌습니다.

중남미에서도 올 들어 부쩍 화산 폭발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칠레 칼부코 화산은 폭발을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해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칠레는 세계에서 활화산이 가장 많은 곳이라서 화산 분화 예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도 사전 감지에 실패한 건데요.

화산 폭발은 만큼 예측 불가능해서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과거 휴화산으로 배웠던 백두산도 사실은 활화산이고 언제든 분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인데요.

화산의 위험, 남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칠레 화산 폭발의 현장을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칠레 칼부코 산에서 관광객이 촬영한 동영상입니다.

<녹취> "뒤에 화산이 있고 참 아름다워요…와!"

분화구 위로 엄청난 에너지가 솟구치면서 화산재 속에서 번개가 번쩍입니다.

43년 만에 폭발한 칼부코 화산의 폭발 강도는 최고 8단계 가운데 중간인 3~4단계 규모.

8일 동안 세 차례 폭발이 이어졌고, 화산재는 17km 상공까지 치솟았습니다.

칼부코 산 주변 마을들은 온통 화산재로 뒤덮였고, 무너진 건물 잔해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알바라도(식당 주인) : "11년 동안 운영해온 식당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칼부코 화산 때문에…"

칼부코 화산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1,000km 떨어진 관광도시, 푸에르토 바라에 인접해 있습니다.

칼부코 옆에는 또 다른 활화산인 오소르노 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폭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칼부코 산 정상에서는 아직도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칼부코 산 10km 안쪽은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취재진은 칠레 당국의 도움을 받아 통제지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산 중턱부터는 4륜 구동 자동차도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화산재가 두껍게 쌓여 있습니다.

걸어서 3km 정도를 올라가자 산등성이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곳은 폭포와 작은 댐이 있던 아름다운 계곡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곳에 수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지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던 계곡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깊이 80미터의 계곡은 화산 분출물로 메워져 거의 평지처럼 변했습니다.

<인터뷰> 실레르(칼부코 공원 대표) : "사실 이곳은 저쪽에 있는 블랑코 강과 이쪽에 있는 프리오 강이 만나는 정말 멋진 골짜기였어요."

울창한 숲을 이뤘던 나무들은 겨우 밑동만 까만 숯으로 남았습니다.

불길을 피한 나무들도 거의 다 말라 죽었습니다.

또 화산에서 분출된 뜨거운 바위가 이 흙 속에 묻혀있는데, 아직도 온도가 200도가 넘어 이렇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땅 곳곳에는 적갈색으로 둥그렇게 변색된 지형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 아래 땅속에 뜨거운 바위가 묻혀있고, 그곳에서부터 열기와 함께 가스가 분출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인터뷰> 푸엔테스(칼부코 공원 관리인) : "미지근해요. 몇 도인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건 황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겁니 다. 이 주변이 다 그래요."

산 아래로 이어지는 땅은 화산에서 분출된 암석 파편, 쇄설물로 덮여있습니다.

땅을 파 내려가자 마른 풀들이 보입니다.

풀까지의 깊이는 약 40cm.

화산 폭발로 인해 지표면 위로 40cm 두께만큼 쇄설물이 쌓인 겁니다.

<인터뷰> 멜라(지질학자) : "쇄설물의 두께와 입자 크기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서 화산 쇄설물 분포 지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산쇄설물은 계곡을 메우고 강을 막아 물줄기를 돌려놨습니다.

토사가 밀려 내려오면서 길이 사라지고 다리도 떠내려갔습니다.

집을 잃은 사람만 6천여 명.

지구 남반구인 칠레는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이재민들은 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알타미라노(피해 주민) : "이 지역은 겨울이 몹시 춥습니다. 겨울은 다가오고 집은 없는 이 상황을 정부 기관 사람들도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마리아 할머니가 살던 마을은 아예 지도에서 사라지게 됐습니다.

전에 없던 강이 생겨나면서 도로가 끊긴 데다가, 정부가 복구를 포기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임시로 만든 외나무다리를 건너 38년 동안 살던 마을을 찾아가 보려고 했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피해 주민) : "저 너머에 다른 강이 또 있는데 제가 그 강을 건너갈 방법이 없어요. 제가 올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예요. 이 나이에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현재 화산활동이 감지되고 있거나 과거 만 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분화 기록이 있는 화산을 활화산이라고 하는데요.

칠레에는 이런 활화산이 약 90개로 전 세계에서 활화산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실제로 칼부코 화산 폭발 한 달 전인 3월에는 비아리카 화산이 폭발했고, 2011년에는 푸예우에 화산이 폭발하는 등 화산 분화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칠레는 폭발 가능성이 큰 활화산 43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CCTV를 통해 분화구와 주변 모습을 지켜보고, 화산 내부 진동과 가스 분출량 등 데이터를 분석해 폭발 가능성과 시기를 예측합니다.

문제는 칼부코 화산의 경우 기존의 다른 화산과 달리 폭발 직전까지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인터뷰> 아미고(칠레 화산감시센터 연구원) : "비아리카 화산은 폭발 전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신호를 보냈는데요./dis/ 그런데 칼 부코 화산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폭발했 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올 들어 칠레뿐 아니라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화산들이 잇따라 폭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지역 화산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칼부코 화산은 인간이 가진 과학기술로 자연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 [월드 리포트] 요동치는 ‘불의 고리’, 화산 폭발 현장
    • 입력 2015-06-06 08:58:09
    • 수정2015-06-06 22:57:1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이른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가 심상치 않다고 하죠?

가까운 일본에서도 지난달 몇 차례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이어졌습니다.

중남미에서도 올 들어 부쩍 화산 폭발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칠레 칼부코 화산은 폭발을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해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칠레는 세계에서 활화산이 가장 많은 곳이라서 화산 분화 예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도 사전 감지에 실패한 건데요.

화산 폭발은 만큼 예측 불가능해서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과거 휴화산으로 배웠던 백두산도 사실은 활화산이고 언제든 분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인데요.

화산의 위험, 남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칠레 화산 폭발의 현장을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칠레 칼부코 산에서 관광객이 촬영한 동영상입니다.

<녹취> "뒤에 화산이 있고 참 아름다워요…와!"

분화구 위로 엄청난 에너지가 솟구치면서 화산재 속에서 번개가 번쩍입니다.

43년 만에 폭발한 칼부코 화산의 폭발 강도는 최고 8단계 가운데 중간인 3~4단계 규모.

8일 동안 세 차례 폭발이 이어졌고, 화산재는 17km 상공까지 치솟았습니다.

칼부코 산 주변 마을들은 온통 화산재로 뒤덮였고, 무너진 건물 잔해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알바라도(식당 주인) : "11년 동안 운영해온 식당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칼부코 화산 때문에…"

칼부코 화산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1,000km 떨어진 관광도시, 푸에르토 바라에 인접해 있습니다.

칼부코 옆에는 또 다른 활화산인 오소르노 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폭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칼부코 산 정상에서는 아직도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칼부코 산 10km 안쪽은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취재진은 칠레 당국의 도움을 받아 통제지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산 중턱부터는 4륜 구동 자동차도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화산재가 두껍게 쌓여 있습니다.

걸어서 3km 정도를 올라가자 산등성이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곳은 폭포와 작은 댐이 있던 아름다운 계곡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곳에 수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지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던 계곡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깊이 80미터의 계곡은 화산 분출물로 메워져 거의 평지처럼 변했습니다.

<인터뷰> 실레르(칼부코 공원 대표) : "사실 이곳은 저쪽에 있는 블랑코 강과 이쪽에 있는 프리오 강이 만나는 정말 멋진 골짜기였어요."

울창한 숲을 이뤘던 나무들은 겨우 밑동만 까만 숯으로 남았습니다.

불길을 피한 나무들도 거의 다 말라 죽었습니다.

또 화산에서 분출된 뜨거운 바위가 이 흙 속에 묻혀있는데, 아직도 온도가 200도가 넘어 이렇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땅 곳곳에는 적갈색으로 둥그렇게 변색된 지형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 아래 땅속에 뜨거운 바위가 묻혀있고, 그곳에서부터 열기와 함께 가스가 분출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인터뷰> 푸엔테스(칼부코 공원 관리인) : "미지근해요. 몇 도인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건 황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겁니 다. 이 주변이 다 그래요."

산 아래로 이어지는 땅은 화산에서 분출된 암석 파편, 쇄설물로 덮여있습니다.

땅을 파 내려가자 마른 풀들이 보입니다.

풀까지의 깊이는 약 40cm.

화산 폭발로 인해 지표면 위로 40cm 두께만큼 쇄설물이 쌓인 겁니다.

<인터뷰> 멜라(지질학자) : "쇄설물의 두께와 입자 크기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서 화산 쇄설물 분포 지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산쇄설물은 계곡을 메우고 강을 막아 물줄기를 돌려놨습니다.

토사가 밀려 내려오면서 길이 사라지고 다리도 떠내려갔습니다.

집을 잃은 사람만 6천여 명.

지구 남반구인 칠레는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이재민들은 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알타미라노(피해 주민) : "이 지역은 겨울이 몹시 춥습니다. 겨울은 다가오고 집은 없는 이 상황을 정부 기관 사람들도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마리아 할머니가 살던 마을은 아예 지도에서 사라지게 됐습니다.

전에 없던 강이 생겨나면서 도로가 끊긴 데다가, 정부가 복구를 포기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임시로 만든 외나무다리를 건너 38년 동안 살던 마을을 찾아가 보려고 했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피해 주민) : "저 너머에 다른 강이 또 있는데 제가 그 강을 건너갈 방법이 없어요. 제가 올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예요. 이 나이에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현재 화산활동이 감지되고 있거나 과거 만 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분화 기록이 있는 화산을 활화산이라고 하는데요.

칠레에는 이런 활화산이 약 90개로 전 세계에서 활화산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실제로 칼부코 화산 폭발 한 달 전인 3월에는 비아리카 화산이 폭발했고, 2011년에는 푸예우에 화산이 폭발하는 등 화산 분화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칠레는 폭발 가능성이 큰 활화산 43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CCTV를 통해 분화구와 주변 모습을 지켜보고, 화산 내부 진동과 가스 분출량 등 데이터를 분석해 폭발 가능성과 시기를 예측합니다.

문제는 칼부코 화산의 경우 기존의 다른 화산과 달리 폭발 직전까지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인터뷰> 아미고(칠레 화산감시센터 연구원) : "비아리카 화산은 폭발 전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신호를 보냈는데요./dis/ 그런데 칼 부코 화산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폭발했 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올 들어 칠레뿐 아니라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화산들이 잇따라 폭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지역 화산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칼부코 화산은 인간이 가진 과학기술로 자연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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