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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ye] 상아 노린 밀렵…코끼리 ‘멸종위기’
입력 2015.06.06 (08:37) 수정 2015.06.06 (10:39)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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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정부가 밀렵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조직까지 가세해 밀렵이 이뤄지면서 특히 코끼리가 멸종될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밀렵꾼들은 코끼리의 상아를 노리는 건데요.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상아가 공예품 등의 재료로 비싸게 팔리면서 밀렵이 극심해진 겁니다.

태어나는 코끼리 수보다 밀렵으로 희생되는 코끼리 숫자가 훨씬 많다고 하는데요.

이대로 가면 100년 안에 코끼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케냐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상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한 밀렵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코끼리 밀렵 실태를 강나루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초원, 자유롭게 뛰노는 야생동물들..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위치한 케냐는 다양한 야생 동물의 보고입니다.

코끼리, 사자 등 야생 동물들을 바로 눈 앞에서 만날 수 있는 곳, 나이로비 국립공원 입니다.

지난 3월, 평온하던 공원 한복판에서 불길이 솟아 오릅니다.

하얀 뼈로 쌓아 올린 거대한 탑이 순식간에 타오르며 무너져 내립니다.

코끼리에게서 잘라낸 상아 더미입니다.

코끼리 밀렵과의 전쟁을 선포한 케냐 정부가 압수한 상아 15톤을 모두 불태우며 밀렵 근절 의지를 과시한 겁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로 8시간 쯤 걸리는 '짜보 국립공원'..

거기에서 서쪽으로 더 들어가면 '루모' 야생보호구역이 나옵니다.

가는 곳마다 야생동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근처에 다가가도 사람을 겁내지 않습니다.

마냥 평화롭게만 보이는 곳이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끔찍한 광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코끼리는 두달 전 밀렵꾼들이 설치해놓은 덫에 걸려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상아를 노린 코끼리 밀렵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백년 뒤에는 코끼리가 멸종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단속반원들은 당시 코끼리가 매우 처참한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엘비스(밀렵 단속반원) : "코끼리는 큰 부상을 입고 단지 세 다리로만 몸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들이 끓고 있었는데 코끼리가 파리들을 쫓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코끼리 밀렵을 막기위해 단속반은 매일 밤낮으로 보호구역을 순찰합니다.

케냐에서 밀렵 방지는 야생생물청 담당이지만, 생태 공원 전체를 감시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 단속반과 합동 단속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마이클(루모 야생보호구역 매니저) : "우리는 KWS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KWS에서 우리 레인저들을 훈련시키고 여기에 와서 야생동물 보호하는 일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관리해야 할 초원이 너무 넓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 짜보 국립공원의 면적만 해도 2만여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2천 배가 넘습니다.

그래서 국립공원이나 생태 보호구역의 외곽 지역에서는 단속반의 감시를 피해 밀렵이 이뤄지기 일쑤입니다.

밀렵꾼들은 주로 이렇게 큰 상아를 가진 늙고, 덩치가 큰 코끼리를 노립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 무리지어 사는 코끼리 사회가 붕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 마련된 이른바 코끼리 고아원.

밀렵으로 부모를 잃은 새끼 코끼리를 데리고 와 야생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최대 8년간 보살핍니다.

<인터뷰> 에드윈(코끼리 고아원 직원) : "발견된 아이들이 매우 어렸고, 엄마의 젖과 위험 요소로부터의 보호없이는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도우려고 구출해냈습니다."

이 곳에서 보호하고 있는 새끼 코끼리는 모두 27마리.

대부분 밀렵으로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져 죽을 뻔 하다 가까스로 구출된 코끼리입니다.

<인터뷰> 에드윈(코끼리 고아원 직원) : "저기 있는 코끼리는 15개월의 ‘엘레마야’라고 하는데 꼬리가 없습니다. 엘레마야는 마사이 마라에서 하이에나에게 공격당한 후에 발견되었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정말 슬프죠. 우리 자신이 고아가 됐다고 생각해봐도 정말 슬프지 않겠어요? 코끼리들은 더 심하게 느낄텐데.." "코끼리들이 매우 어려서 마음이 아파요. 야생에 돌봐줄 이 없이 홀로 남겨져 있는 걸 보니까요."

그렇다면 누가 왜 밀렵을 하는 걸까요?

우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밀렵에 뛰어듭니다.

잡아 먹거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내다 팔기도 합니다.

<인터뷰> 엘비스(밀렵 단속대원) :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먹고 살 수단이 없기 때문에 밀렵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들은 밀렵을 해서 고기를 팔아 돈을 법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국인들이 개입된 조직적인 범죄입니다.

코끼리의 상아는 공예품 등의 재료로 비싸게 팔립니다.

케냐 현지 가격도 1킬로그램에 100달러 정도, 성인이 한 달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지난 4월, 태국 동부의 한 항구에선 600만 달러 상당의 코끼리 상아 5백 여개가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상아 밀수는 주로 케냐 등 동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이뤄집니다.

전문가들은 상아의 최종 목적지가 중국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밀렵 반대 NGO) : "아시아, 특히 중국 사람들에 의한 상당히 높은 상아 수요가 상아에 대한 필요를 이끌어왔습니다."

밀렵이 성행하면서 큰 상아를 가진 늙은 코끼리가 급격히 줄게 되자 밀렵꾼들은 어린 코끼리를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밀렵 수법도 더 전문적이고 잔인해졌습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밀렵 반대 NGO) : "이제는 더 이상 창이나 화살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이 코끼리 가족을 죽이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총이요?) 네 총으로 말이에요."

201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밀렵으로 희생된 코끼리는 매년 3만 5천여 마리 정도.

해마다 전체 코끼리 수의 5%에 해당하는 숫자의 코끼리가 태어나지만, 밀렵으로 숨지는 코끼리는 7%나 됩니다.

밀렵과 함께 자연사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하면 코끼리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상아를 노린 코끼리 밀렵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지구상에서 살아있는 코끼리를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 [특파원 eye] 상아 노린 밀렵…코끼리 ‘멸종위기’
    • 입력 2015-06-06 09:01:02
    • 수정2015-06-06 10:39:4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정부가 밀렵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조직까지 가세해 밀렵이 이뤄지면서 특히 코끼리가 멸종될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밀렵꾼들은 코끼리의 상아를 노리는 건데요.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상아가 공예품 등의 재료로 비싸게 팔리면서 밀렵이 극심해진 겁니다.

태어나는 코끼리 수보다 밀렵으로 희생되는 코끼리 숫자가 훨씬 많다고 하는데요.

이대로 가면 100년 안에 코끼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케냐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상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한 밀렵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코끼리 밀렵 실태를 강나루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초원, 자유롭게 뛰노는 야생동물들..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위치한 케냐는 다양한 야생 동물의 보고입니다.

코끼리, 사자 등 야생 동물들을 바로 눈 앞에서 만날 수 있는 곳, 나이로비 국립공원 입니다.

지난 3월, 평온하던 공원 한복판에서 불길이 솟아 오릅니다.

하얀 뼈로 쌓아 올린 거대한 탑이 순식간에 타오르며 무너져 내립니다.

코끼리에게서 잘라낸 상아 더미입니다.

코끼리 밀렵과의 전쟁을 선포한 케냐 정부가 압수한 상아 15톤을 모두 불태우며 밀렵 근절 의지를 과시한 겁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로 8시간 쯤 걸리는 '짜보 국립공원'..

거기에서 서쪽으로 더 들어가면 '루모' 야생보호구역이 나옵니다.

가는 곳마다 야생동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근처에 다가가도 사람을 겁내지 않습니다.

마냥 평화롭게만 보이는 곳이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끔찍한 광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코끼리는 두달 전 밀렵꾼들이 설치해놓은 덫에 걸려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상아를 노린 코끼리 밀렵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백년 뒤에는 코끼리가 멸종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단속반원들은 당시 코끼리가 매우 처참한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엘비스(밀렵 단속반원) : "코끼리는 큰 부상을 입고 단지 세 다리로만 몸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들이 끓고 있었는데 코끼리가 파리들을 쫓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코끼리 밀렵을 막기위해 단속반은 매일 밤낮으로 보호구역을 순찰합니다.

케냐에서 밀렵 방지는 야생생물청 담당이지만, 생태 공원 전체를 감시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 단속반과 합동 단속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마이클(루모 야생보호구역 매니저) : "우리는 KWS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KWS에서 우리 레인저들을 훈련시키고 여기에 와서 야생동물 보호하는 일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관리해야 할 초원이 너무 넓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 짜보 국립공원의 면적만 해도 2만여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2천 배가 넘습니다.

그래서 국립공원이나 생태 보호구역의 외곽 지역에서는 단속반의 감시를 피해 밀렵이 이뤄지기 일쑤입니다.

밀렵꾼들은 주로 이렇게 큰 상아를 가진 늙고, 덩치가 큰 코끼리를 노립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 무리지어 사는 코끼리 사회가 붕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 마련된 이른바 코끼리 고아원.

밀렵으로 부모를 잃은 새끼 코끼리를 데리고 와 야생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최대 8년간 보살핍니다.

<인터뷰> 에드윈(코끼리 고아원 직원) : "발견된 아이들이 매우 어렸고, 엄마의 젖과 위험 요소로부터의 보호없이는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도우려고 구출해냈습니다."

이 곳에서 보호하고 있는 새끼 코끼리는 모두 27마리.

대부분 밀렵으로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져 죽을 뻔 하다 가까스로 구출된 코끼리입니다.

<인터뷰> 에드윈(코끼리 고아원 직원) : "저기 있는 코끼리는 15개월의 ‘엘레마야’라고 하는데 꼬리가 없습니다. 엘레마야는 마사이 마라에서 하이에나에게 공격당한 후에 발견되었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정말 슬프죠. 우리 자신이 고아가 됐다고 생각해봐도 정말 슬프지 않겠어요? 코끼리들은 더 심하게 느낄텐데.." "코끼리들이 매우 어려서 마음이 아파요. 야생에 돌봐줄 이 없이 홀로 남겨져 있는 걸 보니까요."

그렇다면 누가 왜 밀렵을 하는 걸까요?

우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밀렵에 뛰어듭니다.

잡아 먹거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내다 팔기도 합니다.

<인터뷰> 엘비스(밀렵 단속대원) :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먹고 살 수단이 없기 때문에 밀렵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들은 밀렵을 해서 고기를 팔아 돈을 법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국인들이 개입된 조직적인 범죄입니다.

코끼리의 상아는 공예품 등의 재료로 비싸게 팔립니다.

케냐 현지 가격도 1킬로그램에 100달러 정도, 성인이 한 달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지난 4월, 태국 동부의 한 항구에선 600만 달러 상당의 코끼리 상아 5백 여개가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상아 밀수는 주로 케냐 등 동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이뤄집니다.

전문가들은 상아의 최종 목적지가 중국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밀렵 반대 NGO) : "아시아, 특히 중국 사람들에 의한 상당히 높은 상아 수요가 상아에 대한 필요를 이끌어왔습니다."

밀렵이 성행하면서 큰 상아를 가진 늙은 코끼리가 급격히 줄게 되자 밀렵꾼들은 어린 코끼리를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밀렵 수법도 더 전문적이고 잔인해졌습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밀렵 반대 NGO) : "이제는 더 이상 창이나 화살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이 코끼리 가족을 죽이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총이요?) 네 총으로 말이에요."

201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밀렵으로 희생된 코끼리는 매년 3만 5천여 마리 정도.

해마다 전체 코끼리 수의 5%에 해당하는 숫자의 코끼리가 태어나지만, 밀렵으로 숨지는 코끼리는 7%나 됩니다.

밀렵과 함께 자연사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하면 코끼리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상아를 노린 코끼리 밀렵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지구상에서 살아있는 코끼리를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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