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누이’라고 부르며 접근…전 재산 털려
입력 2015.11.16 (08:33)
수정 2015.11.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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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정이 고픈 독거노인에게 유난히 살갑게 굴던 4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누이라고 부르며 할머니를 따르던 남성은 어느 날부터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푼 두 푼 계속된 요구에 할머니는 결국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다 털렸습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할머니 돈이 바닥나자, 할머니 친구의 돈까지 노렸습니다.
의지할 데 없는 불쌍한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인 남성,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원모 할머니가 사는 곳은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작은 지하방입니다.
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까지 전 재산을 다 잃은 할머니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물도 안 나오고 화장실도 없고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여기 임시로 들어온 거예요. 왜 들어왔느냐면 먼저 저기 있던 보증금 돈이 없으니까.”
10년 넘게 간병인으로 일해 온 할머니는 3년 전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습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용돈이라도 벌 생각에 폐지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모든 사태의 발단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집에 모아 놔서 얼마 정도 되면 오라고 전화하면 와서 싣고 가요. 그렇게 했는데 작년 초쯤 차 운행하던 사람이 그만두고 얘(피의자)가 온 거예요.”
고물상에 새로 취업해 온 45살 김 모 씨.
김 씨는 유난히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굴었고, 할머니도 그런 김 씨를 좋게 봤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누이라고 그랬지. 처음에는 다른 걸로 했다가 누이로 부르더라고. 젊은 사람이 험한 일을 열심히 하는 걸보니까 그냥 살아보려고 그러나 보다 이렇게 봤지.”
그러다 김 씨가 어느 날 할머니에게 사업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베트남 사장 만난다, 대방동 사무실에 간다, 맨날 그랬어요. 그때 금융 문제 건들이 있어서 그게 조금 까다로워졌다고. 공증비 들어가는 거 아버지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하라 그랬대요. 그래서 그걸 해줬어요. 공증비 일부를.”
딱한 마음에 할머니는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녹취>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처음에 30만 원 줬다가 얼마 조금 더 한다 해서 몇 백이 됐죠. 그 뒤에 세금 들어가야 되고 뭐 들어가야 되고 계속 그러고 천만 원 이상 들어갈 때도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빌려간 돈이 어느새 2억 원을 넘어갔습니다.
암 치료를 위해 받은 보험료, 간병으로 모아둔 돈, 폐지 판 돈까지 싹싹 털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의심 안 했죠. 왜냐하면 자기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고 자기 엄마가 얼마를 줬네 이러니까 그러려니 했죠.”
할머니는 더 빌려줄 돈이 없게 되자, 간병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를 김 씨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1억 6천6백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돈이 2백5십만 원이 없어서 못 받는대요. 내가 빌려줬는데 한 며칠 있으니까 또 5백만 원 빌려 달래요. 왜 자꾸 이렇게 돈이 들어가나 내가 물으니까 원단 장사 하는 아이라 그랬나, 작년부터 안대요.”
박 할머니 역시 언변이 좋은 김 씨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 할머니가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은 1억 9천여 만 원.
아픈 딸을 위해 평생 간병일을 하며 먹지도 쓰지도 않고 모은 돈이었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진짜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내가 일 년 내내 일해도 식당가서 내 밥 한 끼 사 먹은 사람이 아니에요. 내 아픈 아이가 내가 살았을 적에 밥이라도 내가 안 굶게…….”
김 씨를 고소하러 경찰에 간 박 할머니는 또 한 번 땅을 쳐야 했습니다.
이미 김 씨를 신고한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피해자도 고물상에 드나드는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내가 100만 원짜리 수표 있으니까 할머니 있는 돈 싹 다 빌려줘. 금방 줄 것처럼 하다가 안 줘 버린 거예요. 67세에서 78세까지 있어요.”
피해자는 모두 5명, 피해 금액은 4억여 원이나 됐습니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김 씨는 고물상을 그만 두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녹취>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 전인 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안 나오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더니 퇴직금 받으러 왔었어요.”
경찰이 김 씨를 체포한 곳은 경정 게임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통장 잔액 봤더니 천8백 원인가, 천6백 원 더라고. 시인은 다 했어요. 4억 가까이 모두 거짓말했고 개인 빚 3천만 원 정도 갚았고 나머지는 다 경정, 경륜했고 여관비, 렌트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빚 갚을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남성의 사기극이었던 걸로 드러났지만, 원 할머니는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우리 동생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 집 아버지하고 나 분명히 통화를 했다.”
김 씨는 그동안 할머니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김 씨의 아버지나 은행 직원을 사칭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목소리 바꿔서 하는 거죠. 마치 삼촌 인 것처럼 하고 아버지인 것처럼 하고. “나 중국에 있는데 금방 들어갈 것이다.”이자를 100% 주겠다, 200% 주겠다, 피해 금액이 늘어 나니까 1억 주겠다." 그렇게만 하는 거죠. 6,70 대 그런 분들이라 그냥 끌려간 것 같아요. '주겠지, 주겠지' 그러고”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허망하죠. 왜 그러느냐면 지금 내 나이에 병들어서 활동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요.”
<녹취> 박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내가 모든 걸 잃었구나. 내가 젊으면 벌어서 다시 또 이렇 게 하지만 내가 나이가 이제 칠십인데. 아픈 아이가 더 걱정이라. 나는 너무 기가 차는 거예요.”
전과 15범인 김 씨는 사기 혐의로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할머니들의 피해는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정이 고픈 독거노인에게 유난히 살갑게 굴던 4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누이라고 부르며 할머니를 따르던 남성은 어느 날부터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푼 두 푼 계속된 요구에 할머니는 결국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다 털렸습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할머니 돈이 바닥나자, 할머니 친구의 돈까지 노렸습니다.
의지할 데 없는 불쌍한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인 남성,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원모 할머니가 사는 곳은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작은 지하방입니다.
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까지 전 재산을 다 잃은 할머니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물도 안 나오고 화장실도 없고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여기 임시로 들어온 거예요. 왜 들어왔느냐면 먼저 저기 있던 보증금 돈이 없으니까.”
10년 넘게 간병인으로 일해 온 할머니는 3년 전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습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용돈이라도 벌 생각에 폐지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모든 사태의 발단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집에 모아 놔서 얼마 정도 되면 오라고 전화하면 와서 싣고 가요. 그렇게 했는데 작년 초쯤 차 운행하던 사람이 그만두고 얘(피의자)가 온 거예요.”
고물상에 새로 취업해 온 45살 김 모 씨.
김 씨는 유난히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굴었고, 할머니도 그런 김 씨를 좋게 봤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누이라고 그랬지. 처음에는 다른 걸로 했다가 누이로 부르더라고. 젊은 사람이 험한 일을 열심히 하는 걸보니까 그냥 살아보려고 그러나 보다 이렇게 봤지.”
그러다 김 씨가 어느 날 할머니에게 사업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베트남 사장 만난다, 대방동 사무실에 간다, 맨날 그랬어요. 그때 금융 문제 건들이 있어서 그게 조금 까다로워졌다고. 공증비 들어가는 거 아버지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하라 그랬대요. 그래서 그걸 해줬어요. 공증비 일부를.”
딱한 마음에 할머니는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녹취>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처음에 30만 원 줬다가 얼마 조금 더 한다 해서 몇 백이 됐죠. 그 뒤에 세금 들어가야 되고 뭐 들어가야 되고 계속 그러고 천만 원 이상 들어갈 때도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빌려간 돈이 어느새 2억 원을 넘어갔습니다.
암 치료를 위해 받은 보험료, 간병으로 모아둔 돈, 폐지 판 돈까지 싹싹 털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의심 안 했죠. 왜냐하면 자기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고 자기 엄마가 얼마를 줬네 이러니까 그러려니 했죠.”
할머니는 더 빌려줄 돈이 없게 되자, 간병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를 김 씨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1억 6천6백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돈이 2백5십만 원이 없어서 못 받는대요. 내가 빌려줬는데 한 며칠 있으니까 또 5백만 원 빌려 달래요. 왜 자꾸 이렇게 돈이 들어가나 내가 물으니까 원단 장사 하는 아이라 그랬나, 작년부터 안대요.”
박 할머니 역시 언변이 좋은 김 씨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 할머니가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은 1억 9천여 만 원.
아픈 딸을 위해 평생 간병일을 하며 먹지도 쓰지도 않고 모은 돈이었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진짜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내가 일 년 내내 일해도 식당가서 내 밥 한 끼 사 먹은 사람이 아니에요. 내 아픈 아이가 내가 살았을 적에 밥이라도 내가 안 굶게…….”
김 씨를 고소하러 경찰에 간 박 할머니는 또 한 번 땅을 쳐야 했습니다.
이미 김 씨를 신고한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피해자도 고물상에 드나드는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내가 100만 원짜리 수표 있으니까 할머니 있는 돈 싹 다 빌려줘. 금방 줄 것처럼 하다가 안 줘 버린 거예요. 67세에서 78세까지 있어요.”
피해자는 모두 5명, 피해 금액은 4억여 원이나 됐습니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김 씨는 고물상을 그만 두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녹취>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 전인 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안 나오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더니 퇴직금 받으러 왔었어요.”
경찰이 김 씨를 체포한 곳은 경정 게임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통장 잔액 봤더니 천8백 원인가, 천6백 원 더라고. 시인은 다 했어요. 4억 가까이 모두 거짓말했고 개인 빚 3천만 원 정도 갚았고 나머지는 다 경정, 경륜했고 여관비, 렌트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빚 갚을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남성의 사기극이었던 걸로 드러났지만, 원 할머니는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우리 동생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 집 아버지하고 나 분명히 통화를 했다.”
김 씨는 그동안 할머니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김 씨의 아버지나 은행 직원을 사칭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목소리 바꿔서 하는 거죠. 마치 삼촌 인 것처럼 하고 아버지인 것처럼 하고. “나 중국에 있는데 금방 들어갈 것이다.”이자를 100% 주겠다, 200% 주겠다, 피해 금액이 늘어 나니까 1억 주겠다." 그렇게만 하는 거죠. 6,70 대 그런 분들이라 그냥 끌려간 것 같아요. '주겠지, 주겠지' 그러고”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허망하죠. 왜 그러느냐면 지금 내 나이에 병들어서 활동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요.”
<녹취> 박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내가 모든 걸 잃었구나. 내가 젊으면 벌어서 다시 또 이렇 게 하지만 내가 나이가 이제 칠십인데. 아픈 아이가 더 걱정이라. 나는 너무 기가 차는 거예요.”
전과 15범인 김 씨는 사기 혐의로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할머니들의 피해는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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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1-16 08:41:16
- 수정2015-11-16 17:03:31
<기자 멘트>
정이 고픈 독거노인에게 유난히 살갑게 굴던 4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누이라고 부르며 할머니를 따르던 남성은 어느 날부터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푼 두 푼 계속된 요구에 할머니는 결국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다 털렸습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할머니 돈이 바닥나자, 할머니 친구의 돈까지 노렸습니다.
의지할 데 없는 불쌍한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인 남성,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원모 할머니가 사는 곳은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작은 지하방입니다.
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까지 전 재산을 다 잃은 할머니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물도 안 나오고 화장실도 없고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여기 임시로 들어온 거예요. 왜 들어왔느냐면 먼저 저기 있던 보증금 돈이 없으니까.”
10년 넘게 간병인으로 일해 온 할머니는 3년 전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습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용돈이라도 벌 생각에 폐지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모든 사태의 발단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집에 모아 놔서 얼마 정도 되면 오라고 전화하면 와서 싣고 가요. 그렇게 했는데 작년 초쯤 차 운행하던 사람이 그만두고 얘(피의자)가 온 거예요.”
고물상에 새로 취업해 온 45살 김 모 씨.
김 씨는 유난히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굴었고, 할머니도 그런 김 씨를 좋게 봤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누이라고 그랬지. 처음에는 다른 걸로 했다가 누이로 부르더라고. 젊은 사람이 험한 일을 열심히 하는 걸보니까 그냥 살아보려고 그러나 보다 이렇게 봤지.”
그러다 김 씨가 어느 날 할머니에게 사업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베트남 사장 만난다, 대방동 사무실에 간다, 맨날 그랬어요. 그때 금융 문제 건들이 있어서 그게 조금 까다로워졌다고. 공증비 들어가는 거 아버지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하라 그랬대요. 그래서 그걸 해줬어요. 공증비 일부를.”
딱한 마음에 할머니는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녹취>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처음에 30만 원 줬다가 얼마 조금 더 한다 해서 몇 백이 됐죠. 그 뒤에 세금 들어가야 되고 뭐 들어가야 되고 계속 그러고 천만 원 이상 들어갈 때도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빌려간 돈이 어느새 2억 원을 넘어갔습니다.
암 치료를 위해 받은 보험료, 간병으로 모아둔 돈, 폐지 판 돈까지 싹싹 털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의심 안 했죠. 왜냐하면 자기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고 자기 엄마가 얼마를 줬네 이러니까 그러려니 했죠.”
할머니는 더 빌려줄 돈이 없게 되자, 간병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를 김 씨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1억 6천6백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돈이 2백5십만 원이 없어서 못 받는대요. 내가 빌려줬는데 한 며칠 있으니까 또 5백만 원 빌려 달래요. 왜 자꾸 이렇게 돈이 들어가나 내가 물으니까 원단 장사 하는 아이라 그랬나, 작년부터 안대요.”
박 할머니 역시 언변이 좋은 김 씨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 할머니가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은 1억 9천여 만 원.
아픈 딸을 위해 평생 간병일을 하며 먹지도 쓰지도 않고 모은 돈이었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진짜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내가 일 년 내내 일해도 식당가서 내 밥 한 끼 사 먹은 사람이 아니에요. 내 아픈 아이가 내가 살았을 적에 밥이라도 내가 안 굶게…….”
김 씨를 고소하러 경찰에 간 박 할머니는 또 한 번 땅을 쳐야 했습니다.
이미 김 씨를 신고한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피해자도 고물상에 드나드는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내가 100만 원짜리 수표 있으니까 할머니 있는 돈 싹 다 빌려줘. 금방 줄 것처럼 하다가 안 줘 버린 거예요. 67세에서 78세까지 있어요.”
피해자는 모두 5명, 피해 금액은 4억여 원이나 됐습니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김 씨는 고물상을 그만 두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녹취>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 전인 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안 나오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더니 퇴직금 받으러 왔었어요.”
경찰이 김 씨를 체포한 곳은 경정 게임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통장 잔액 봤더니 천8백 원인가, 천6백 원 더라고. 시인은 다 했어요. 4억 가까이 모두 거짓말했고 개인 빚 3천만 원 정도 갚았고 나머지는 다 경정, 경륜했고 여관비, 렌트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빚 갚을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남성의 사기극이었던 걸로 드러났지만, 원 할머니는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우리 동생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 집 아버지하고 나 분명히 통화를 했다.”
김 씨는 그동안 할머니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김 씨의 아버지나 은행 직원을 사칭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목소리 바꿔서 하는 거죠. 마치 삼촌 인 것처럼 하고 아버지인 것처럼 하고. “나 중국에 있는데 금방 들어갈 것이다.”이자를 100% 주겠다, 200% 주겠다, 피해 금액이 늘어 나니까 1억 주겠다." 그렇게만 하는 거죠. 6,70 대 그런 분들이라 그냥 끌려간 것 같아요. '주겠지, 주겠지' 그러고”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허망하죠. 왜 그러느냐면 지금 내 나이에 병들어서 활동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요.”
<녹취> 박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내가 모든 걸 잃었구나. 내가 젊으면 벌어서 다시 또 이렇 게 하지만 내가 나이가 이제 칠십인데. 아픈 아이가 더 걱정이라. 나는 너무 기가 차는 거예요.”
전과 15범인 김 씨는 사기 혐의로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할머니들의 피해는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정이 고픈 독거노인에게 유난히 살갑게 굴던 4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누이라고 부르며 할머니를 따르던 남성은 어느 날부터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푼 두 푼 계속된 요구에 할머니는 결국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다 털렸습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할머니 돈이 바닥나자, 할머니 친구의 돈까지 노렸습니다.
의지할 데 없는 불쌍한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인 남성,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원모 할머니가 사는 곳은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작은 지하방입니다.
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까지 전 재산을 다 잃은 할머니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물도 안 나오고 화장실도 없고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여기 임시로 들어온 거예요. 왜 들어왔느냐면 먼저 저기 있던 보증금 돈이 없으니까.”
10년 넘게 간병인으로 일해 온 할머니는 3년 전 유방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습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용돈이라도 벌 생각에 폐지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모든 사태의 발단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집에 모아 놔서 얼마 정도 되면 오라고 전화하면 와서 싣고 가요. 그렇게 했는데 작년 초쯤 차 운행하던 사람이 그만두고 얘(피의자)가 온 거예요.”
고물상에 새로 취업해 온 45살 김 모 씨.
김 씨는 유난히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굴었고, 할머니도 그런 김 씨를 좋게 봤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누이라고 그랬지. 처음에는 다른 걸로 했다가 누이로 부르더라고. 젊은 사람이 험한 일을 열심히 하는 걸보니까 그냥 살아보려고 그러나 보다 이렇게 봤지.”
그러다 김 씨가 어느 날 할머니에게 사업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베트남 사장 만난다, 대방동 사무실에 간다, 맨날 그랬어요. 그때 금융 문제 건들이 있어서 그게 조금 까다로워졌다고. 공증비 들어가는 거 아버지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하라 그랬대요. 그래서 그걸 해줬어요. 공증비 일부를.”
딱한 마음에 할머니는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습니다.
<녹취>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처음에 30만 원 줬다가 얼마 조금 더 한다 해서 몇 백이 됐죠. 그 뒤에 세금 들어가야 되고 뭐 들어가야 되고 계속 그러고 천만 원 이상 들어갈 때도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빌려간 돈이 어느새 2억 원을 넘어갔습니다.
암 치료를 위해 받은 보험료, 간병으로 모아둔 돈, 폐지 판 돈까지 싹싹 털었습니다.
<녹취> 원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의심 안 했죠. 왜냐하면 자기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고 자기 엄마가 얼마를 줬네 이러니까 그러려니 했죠.”
할머니는 더 빌려줄 돈이 없게 되자, 간병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를 김 씨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1억 6천6백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돈이 2백5십만 원이 없어서 못 받는대요. 내가 빌려줬는데 한 며칠 있으니까 또 5백만 원 빌려 달래요. 왜 자꾸 이렇게 돈이 들어가나 내가 물으니까 원단 장사 하는 아이라 그랬나, 작년부터 안대요.”
박 할머니 역시 언변이 좋은 김 씨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 할머니가 김 씨에게 빌려준 돈은 1억 9천여 만 원.
아픈 딸을 위해 평생 간병일을 하며 먹지도 쓰지도 않고 모은 돈이었습니다.
<녹취> 박00(피해할머니/음성변조) : “진짜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내가 일 년 내내 일해도 식당가서 내 밥 한 끼 사 먹은 사람이 아니에요. 내 아픈 아이가 내가 살았을 적에 밥이라도 내가 안 굶게…….”
김 씨를 고소하러 경찰에 간 박 할머니는 또 한 번 땅을 쳐야 했습니다.
이미 김 씨를 신고한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피해자도 고물상에 드나드는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내가 100만 원짜리 수표 있으니까 할머니 있는 돈 싹 다 빌려줘. 금방 줄 것처럼 하다가 안 줘 버린 거예요. 67세에서 78세까지 있어요.”
피해자는 모두 5명, 피해 금액은 4억여 원이나 됐습니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김 씨는 고물상을 그만 두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녹취>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 전인 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안 나오고 전화도 안받고 그러더니 퇴직금 받으러 왔었어요.”
경찰이 김 씨를 체포한 곳은 경정 게임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팀) : “통장 잔액 봤더니 천8백 원인가, 천6백 원 더라고. 시인은 다 했어요. 4억 가까이 모두 거짓말했고 개인 빚 3천만 원 정도 갚았고 나머지는 다 경정, 경륜했고 여관비, 렌트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빚 갚을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남성의 사기극이었던 걸로 드러났지만, 원 할머니는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했습니다.
<인터뷰> 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우리 동생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 집 아버지하고 나 분명히 통화를 했다.”
김 씨는 그동안 할머니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김 씨의 아버지나 은행 직원을 사칭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건동(주임/서울 강서경찰서 경제1 팀) : “목소리 바꿔서 하는 거죠. 마치 삼촌 인 것처럼 하고 아버지인 것처럼 하고. “나 중국에 있는데 금방 들어갈 것이다.”이자를 100% 주겠다, 200% 주겠다, 피해 금액이 늘어 나니까 1억 주겠다." 그렇게만 하는 거죠. 6,70 대 그런 분들이라 그냥 끌려간 것 같아요. '주겠지, 주겠지' 그러고”
<녹취> 원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허망하죠. 왜 그러느냐면 지금 내 나이에 병들어서 활동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요.”
<녹취> 박00(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내가 모든 걸 잃었구나. 내가 젊으면 벌어서 다시 또 이렇 게 하지만 내가 나이가 이제 칠십인데. 아픈 아이가 더 걱정이라. 나는 너무 기가 차는 거예요.”
전과 15범인 김 씨는 사기 혐의로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할머니들의 피해는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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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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