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뽑은 이용수 위원장 “실점 적은 팀이 된 게 최고 성과”

입력 2015.11.18 (10:38) 수정 2015.11.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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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준 최고의 성과는 쉽게 실점하지 않는 팀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용수(56)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축구대표팀 사령탑 직을 놓고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최종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그의 인간미에 큰 점수를 줬다.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레전드 출신답지 않게 자신의 장점보다 실패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열정과 헌신'을 강조한 것이 이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2019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 지도자로 선택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통해 사령탑 데뷔전을 치르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차지한다. 수비 안정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실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데뷔전 때부터 무실점의 중요성을 외친 슈틸리케 감독은 마침내 2015년 한해 20경기(16승3무1패)의 A매치를 치르는 동안 무려 1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선전하는 슈틸리케호를 가장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바로 이용수 기술위원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선택한 '원죄' 때문에 이 위원장은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17일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에선 최종전을 5-0으로 승리하는 장면을 지켜본 이 위원장도 졸였던 마음을 풀고 호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이용수 위원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따지면 슈틸리케호가 올해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쉽게 실점하지 않는 팀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올해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수들에게 '볼을 빼앗은 이후에 너무 쉽게 상대팀에 볼을 다시 내준다. 이런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며 "이 때문에 '볼을 소유하면 침착하게 동료에게 연결하라'는 원칙을 선수들에게 반복적으로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경기 때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잘 소화하면서 실점이 적은 팀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의 또 다른 성과로 '새로운 얼굴'의 발굴을 꼽았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을 필두로 정우영(빗셀 고베), 석현준(비토리아FC), 이재성(전북) 등 소속팀과 리그에 상관하지 않고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한 관찰을 통해 태극마크를 안겨줬다.

하지만 발탁됐다고 해도 기대에 못 미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박주영(서울) 등이 슈틸리케호 출범 초반에 뽑혔지만 이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며 "가장 대표적인 선수를 꼽는다면 정우영(빗셀 고베)을 들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대표팀의 무실점 행진에 큰 보탬을 줬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뛰어났지만 태극마크를 선사한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특징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라도 가능하면 경기출전 시간을 주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원칙"이라며 "선수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서 훈련과 경기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외부의 비판적인 시선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슈틸리케호의 성적이 좋지만 상대팀들의 수준이 너무 낮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강팀과의 경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아직 칭찬은 이를 수도 있다"며 "물론 약팀을 상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월드컵을 목표로 대표팀의 뼈대를 만들어가는 시점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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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뽑은 이용수 위원장 “실점 적은 팀이 된 게 최고 성과”
    • 입력 2015-11-18 10:38:26
    • 수정2015-11-18 10:45:55
    연합뉴스
"올해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준 최고의 성과는 쉽게 실점하지 않는 팀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용수(56)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축구대표팀 사령탑 직을 놓고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최종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그의 인간미에 큰 점수를 줬다.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레전드 출신답지 않게 자신의 장점보다 실패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열정과 헌신'을 강조한 것이 이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2019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 지도자로 선택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통해 사령탑 데뷔전을 치르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차지한다. 수비 안정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실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데뷔전 때부터 무실점의 중요성을 외친 슈틸리케 감독은 마침내 2015년 한해 20경기(16승3무1패)의 A매치를 치르는 동안 무려 1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선전하는 슈틸리케호를 가장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바로 이용수 기술위원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선택한 '원죄' 때문에 이 위원장은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17일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에선 최종전을 5-0으로 승리하는 장면을 지켜본 이 위원장도 졸였던 마음을 풀고 호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이용수 위원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따지면 슈틸리케호가 올해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쉽게 실점하지 않는 팀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올해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수들에게 '볼을 빼앗은 이후에 너무 쉽게 상대팀에 볼을 다시 내준다. 이런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며 "이 때문에 '볼을 소유하면 침착하게 동료에게 연결하라'는 원칙을 선수들에게 반복적으로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경기 때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잘 소화하면서 실점이 적은 팀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의 또 다른 성과로 '새로운 얼굴'의 발굴을 꼽았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을 필두로 정우영(빗셀 고베), 석현준(비토리아FC), 이재성(전북) 등 소속팀과 리그에 상관하지 않고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한 관찰을 통해 태극마크를 안겨줬다.

하지만 발탁됐다고 해도 기대에 못 미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박주영(서울) 등이 슈틸리케호 출범 초반에 뽑혔지만 이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며 "가장 대표적인 선수를 꼽는다면 정우영(빗셀 고베)을 들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대표팀의 무실점 행진에 큰 보탬을 줬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뛰어났지만 태극마크를 선사한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특징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라도 가능하면 경기출전 시간을 주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원칙"이라며 "선수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서 훈련과 경기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외부의 비판적인 시선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슈틸리케호의 성적이 좋지만 상대팀들의 수준이 너무 낮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강팀과의 경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아직 칭찬은 이를 수도 있다"며 "물론 약팀을 상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월드컵을 목표로 대표팀의 뼈대를 만들어가는 시점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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