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주민들 “대통령은 이웃 아저씨”

입력 2015.11.26 (21:21) 수정 2015.11.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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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 동네에 살아온 상도동 주민들은 그의 정치 역정을 생생하게 지켜봐왔는데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항상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했던 소탈한 이웃 어른과 작별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굵은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인도마다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상도동 주민들입니다.

추위 때문에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인터뷰> 황민지(이웃 주민) : "방과후(활동) 하다가 친구들과 같이 저희 엄청 일찍 끝내고 왔어요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슬프기도 해서..."

이윽고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실은 차가 골목으로 들어서고, 주민들은 저마다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작별을 고합니다.

<인터뷰> 정현미(이웃 주민) : "(김 전 대통령이) 오셔 가지고 아침에 배드민턴 한 게임을 하세요. 이기거나 그러면은 칼국수 내기 해가지고 같이 이렇게, 먹고 그랬죠."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이 사저에 머문 시간은 5분 남짓.

이내 운구 행렬이 상도동을 나섰지만, 작별의 순간이 아쉬운 주민들은 쉽게 발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유종하(이웃 주민) : "(김 전 대통령이 만나면) '아 몇살이오.' 이러세요. (그래서) '68살 입니다.', 이러면 '아이고 아주 아이네.' (이러세요). 아주 그 친근한 아저씨, 형님 같아서 이렇게 가시고 나니까 마음이 아주 텅 빈 것 같아요."

김 전 대통령 운구 행렬이 떠난 뒤에도 골목 곳곳에 걸려 있는 조기가 자랑스러운 이웃을 잃은 상도동 주민들의 아쉬움과 슬픔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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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도동 주민들 “대통령은 이웃 아저씨”
    • 입력 2015-11-26 21:22:09
    • 수정2015-11-26 22: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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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 동네에 살아온 상도동 주민들은 그의 정치 역정을 생생하게 지켜봐왔는데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항상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했던 소탈한 이웃 어른과 작별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굵은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인도마다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상도동 주민들입니다. 추위 때문에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인터뷰> 황민지(이웃 주민) : "방과후(활동) 하다가 친구들과 같이 저희 엄청 일찍 끝내고 왔어요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슬프기도 해서..." 이윽고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실은 차가 골목으로 들어서고, 주민들은 저마다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작별을 고합니다. <인터뷰> 정현미(이웃 주민) : "(김 전 대통령이) 오셔 가지고 아침에 배드민턴 한 게임을 하세요. 이기거나 그러면은 칼국수 내기 해가지고 같이 이렇게, 먹고 그랬죠."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이 사저에 머문 시간은 5분 남짓. 이내 운구 행렬이 상도동을 나섰지만, 작별의 순간이 아쉬운 주민들은 쉽게 발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유종하(이웃 주민) : "(김 전 대통령이 만나면) '아 몇살이오.' 이러세요. (그래서) '68살 입니다.', 이러면 '아이고 아주 아이네.' (이러세요). 아주 그 친근한 아저씨, 형님 같아서 이렇게 가시고 나니까 마음이 아주 텅 빈 것 같아요." 김 전 대통령 운구 행렬이 떠난 뒤에도 골목 곳곳에 걸려 있는 조기가 자랑스러운 이웃을 잃은 상도동 주민들의 아쉬움과 슬픔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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