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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탈주범 ‘자수’ 전화 무시”…악몽의 시간
입력 2016.01.25 (08:31) 수정 2016.01.25 (09:25)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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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복역 중 외부 병원에 갔다 도주한 성폭행범 김선용을 혹시 기억하십니까?

도주하면서 심지어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자수했는데, 당시 경찰은 피해 여성이 침착하게 김선용을 설득해 자수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아침뉴스타임 취재결과 경찰발표는 사실과 많이 달랐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자수하겠다는 탈주범 김선용의 전화를 여러 차례 무시했던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던 성폭행범 김선용이 귓병 치료차 외부 병원에 나왔다 도주했습니다.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 경찰은 바로 공개 수배를 내리고 뒤를 쫓았습니다.

하루가 넘도록 행방을 찾지 못 해, 주민 불안감이 커질 무렵, 김선용이 돌연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전화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뒤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8월) : "자기가 또 하나 나쁜 일을 저질렀다고 했고 여기 자수하러 올 때 피해자하고 같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보름여 뒤, 피해 여성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탈주자 김선용이 자수하겠다며 경찰서에 전화를 했는데, 직원이 ‘그런 거 모른다’며 무시했다는 겁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당시 통화기록 내역입니다.

김 씨는 자수할 때 피해여성의 휴대전화를 이용했습니다.

114에 8차례, 대전 동부경찰서에 4차례 경찰 민원 번호인 182와 112는 물론, 대전 둔산경찰서까지 모두 15차례나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됩니다.

취재진은 어렵게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당시 상황을 직접 물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서 민원실 연결됐고) 강력팀 연결해 달랬는데 “사람이 없다”고 하고, 민원실에 연결 했는데 안 된다고 하고, 인터넷에 찾아서 경찰에 또 전화하고 ……."

탈주범이 자수 결심을 하고 관할 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했는데, 계속 연결이 안 됐다는 겁니다.

특히, 한 경찰서 민원실 직원은 김 씨가 도주자 ‘김선용’이라며 신분까지 밝혔는데도, ‘그런 거 모른다’며 무시했다고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처음 전화했는데 민원실에서 (뭐라고 했나요?) 모른다고 김선용이란 사람 모른다고 했어요. (김선용이) 스피커 폰으로 통화해서 들려줬어요."

자수하겠다는 김 씨 말에 이제 살았구나, 안도했던 여성.

하지만 자수 전화가 계속 불발됐고, 심정이 타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이라도 빨리 왔으면 (했는데) 그냥 그 땐 다 포기 상태였어요. 진짜 다 죽이고 싶다, 이런 생각 들었죠. 민원실 일하는 사람들..."

가까운 경찰서에서 바로 자수하려했던 김선용, 112와 182까지 거쳐 통화 시도 15번 만에야,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둔산경찰서로 자수 신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개 수배까지 하고 뒤를 쫓던 탈주범인데, 그런 경찰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모른다고 할 수 있었을까요.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실에 경찰관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다른 직원, 행정만 간단하게 보시는 분도 있고요. (공개수배는) 경찰관들이야 관심을 가지고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직원이) 알아야 될 필요는 없는 것이잖아요. (민원전화는) 그런 분들이 받을 수도 있고요."

어이없는 상황은 이후로도 계속됐습니다.

경찰과 통화가 된 뒤, 여성은 한 시라도 빨리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경찰들이 김 씨를 잡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구하러 온 경찰은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쓰레기다. 경찰들도 소용없구나. 위치 추적이 됐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자수하러) 온다는 말만 믿고. 5분 사이에 간 것도 아니고 아마 30분 이상은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안 왔다는 것. 코앞이 경찰서인데..."

여성이 김선용의 자수를 설득했다는 경찰 발표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그것은 자기 혼자 심경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요. 제 휴대전화로 동영상 뉴스 보면서 계속 (자수) 해야겠다 말아야겠다 혼자……."

인터넷에서 공개 수배 사실을 확인한 김선용이 스스로 자수 결심을 내렸다는 겁니다.

여성은 감금돼 있던 9시간 동안, 김 씨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그저 숨죽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1시간, 30분. 30분마다 심경 변화가 되게 커요. 그 가해자가 어떻게 또 변할지 모르니까."

<인터뷰> 염건령(범죄학연구소 소장) : "(피해여성을) 자수 현장까지 끌고 간 이유를 잘 봐야 해요. (김선용은) 누군가는 자수하는 것을 입증 해줘야하는데 가장 확실한 것이 가해자잖아요. 이 친구가 얼마나 잔인한 사람이냐면 피해자까지도 자수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예요. (자수하면) 형량이 감형된단 말이에요."

여성의 고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택시가 경찰서 입구에 다다르자, 치료 감호소 직원과 경찰관이 올라 타 피해 여성의 바로 옆 자리에 김선용을 앉혔습니다.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는 즉시 분리해야 한다는 경찰청 훈령을 어긴 겁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무서운 일이잖아요. (자수하면서) 분명 피해자랑 간다고 했잖아요."

또, 피해 여성을 기자들이 오가는 외부 공간에 혼자 방치해 놓기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담배 피는 곳이 있어요. 가운데 쪽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거기다 (저를) 세워놓고 차를 갖고 온다 그러더라고요. 사람도 많았었거든요. 그 때 기자도 있었고요."

<인터뷰> 이현숙(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경찰은) 피해자가 느꼈던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안정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 확보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외부 공간이죠. 흡연 공간이고 일반인들이 왔다 갔다 하고 더군다나 그 당일은 사건기자들이 출입이 많은 곳에 방치했습니다. 전혀 사전 조치가 없었다."

사건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성은 아직도 악몽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끔찍했던 기억을 취재진에게 밝힌 이유는 자신과 같은 피해를 막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너무 억울해서요. 분명히 다른 피해자들도 분명히 이럴 것인데 이것 (때문에) 감정 기복이 하루에도 열 번은 바뀌어요. 경찰 때문에 화나고, 법무부 때문에 화나고 그런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국가 기관의 실수로 놓친 탈주범에게 피해를 당하고, 다시 국가 기관으로부터 상처를 입은 여성.

국민의 지팡이로 문제는 없는지, 경찰의 위기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탈주범 ‘자수’ 전화 무시”…악몽의 시간
    • 입력 2016-01-25 08:32:50
    • 수정2016-01-25 09:25:0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해 복역 중 외부 병원에 갔다 도주한 성폭행범 김선용을 혹시 기억하십니까?

도주하면서 심지어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자수했는데, 당시 경찰은 피해 여성이 침착하게 김선용을 설득해 자수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아침뉴스타임 취재결과 경찰발표는 사실과 많이 달랐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자수하겠다는 탈주범 김선용의 전화를 여러 차례 무시했던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던 성폭행범 김선용이 귓병 치료차 외부 병원에 나왔다 도주했습니다.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 경찰은 바로 공개 수배를 내리고 뒤를 쫓았습니다.

하루가 넘도록 행방을 찾지 못 해, 주민 불안감이 커질 무렵, 김선용이 돌연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전화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뒤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8월) : "자기가 또 하나 나쁜 일을 저질렀다고 했고 여기 자수하러 올 때 피해자하고 같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보름여 뒤, 피해 여성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탈주자 김선용이 자수하겠다며 경찰서에 전화를 했는데, 직원이 ‘그런 거 모른다’며 무시했다는 겁니다.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당시 통화기록 내역입니다.

김 씨는 자수할 때 피해여성의 휴대전화를 이용했습니다.

114에 8차례, 대전 동부경찰서에 4차례 경찰 민원 번호인 182와 112는 물론, 대전 둔산경찰서까지 모두 15차례나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됩니다.

취재진은 어렵게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당시 상황을 직접 물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서 민원실 연결됐고) 강력팀 연결해 달랬는데 “사람이 없다”고 하고, 민원실에 연결 했는데 안 된다고 하고, 인터넷에 찾아서 경찰에 또 전화하고 ……."

탈주범이 자수 결심을 하고 관할 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했는데, 계속 연결이 안 됐다는 겁니다.

특히, 한 경찰서 민원실 직원은 김 씨가 도주자 ‘김선용’이라며 신분까지 밝혔는데도, ‘그런 거 모른다’며 무시했다고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처음 전화했는데 민원실에서 (뭐라고 했나요?) 모른다고 김선용이란 사람 모른다고 했어요. (김선용이) 스피커 폰으로 통화해서 들려줬어요."

자수하겠다는 김 씨 말에 이제 살았구나, 안도했던 여성.

하지만 자수 전화가 계속 불발됐고, 심정이 타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경찰이라도 빨리 왔으면 (했는데) 그냥 그 땐 다 포기 상태였어요. 진짜 다 죽이고 싶다, 이런 생각 들었죠. 민원실 일하는 사람들..."

가까운 경찰서에서 바로 자수하려했던 김선용, 112와 182까지 거쳐 통화 시도 15번 만에야,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둔산경찰서로 자수 신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개 수배까지 하고 뒤를 쫓던 탈주범인데, 그런 경찰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모른다고 할 수 있었을까요.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실에 경찰관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다른 직원, 행정만 간단하게 보시는 분도 있고요. (공개수배는) 경찰관들이야 관심을 가지고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직원이) 알아야 될 필요는 없는 것이잖아요. (민원전화는) 그런 분들이 받을 수도 있고요."

어이없는 상황은 이후로도 계속됐습니다.

경찰과 통화가 된 뒤, 여성은 한 시라도 빨리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경찰들이 김 씨를 잡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구하러 온 경찰은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쓰레기다. 경찰들도 소용없구나. 위치 추적이 됐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자수하러) 온다는 말만 믿고. 5분 사이에 간 것도 아니고 아마 30분 이상은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안 왔다는 것. 코앞이 경찰서인데..."

여성이 김선용의 자수를 설득했다는 경찰 발표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그것은 자기 혼자 심경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요. 제 휴대전화로 동영상 뉴스 보면서 계속 (자수) 해야겠다 말아야겠다 혼자……."

인터넷에서 공개 수배 사실을 확인한 김선용이 스스로 자수 결심을 내렸다는 겁니다.

여성은 감금돼 있던 9시간 동안, 김 씨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그저 숨죽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1시간, 30분. 30분마다 심경 변화가 되게 커요. 그 가해자가 어떻게 또 변할지 모르니까."

<인터뷰> 염건령(범죄학연구소 소장) : "(피해여성을) 자수 현장까지 끌고 간 이유를 잘 봐야 해요. (김선용은) 누군가는 자수하는 것을 입증 해줘야하는데 가장 확실한 것이 가해자잖아요. 이 친구가 얼마나 잔인한 사람이냐면 피해자까지도 자수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예요. (자수하면) 형량이 감형된단 말이에요."

여성의 고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택시가 경찰서 입구에 다다르자, 치료 감호소 직원과 경찰관이 올라 타 피해 여성의 바로 옆 자리에 김선용을 앉혔습니다.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는 즉시 분리해야 한다는 경찰청 훈령을 어긴 겁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무서운 일이잖아요. (자수하면서) 분명 피해자랑 간다고 했잖아요."

또, 피해 여성을 기자들이 오가는 외부 공간에 혼자 방치해 놓기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담배 피는 곳이 있어요. 가운데 쪽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거기다 (저를) 세워놓고 차를 갖고 온다 그러더라고요. 사람도 많았었거든요. 그 때 기자도 있었고요."

<인터뷰> 이현숙(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성폭력상담소 소장) : "(경찰은) 피해자가 느꼈던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안정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 확보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외부 공간이죠. 흡연 공간이고 일반인들이 왔다 갔다 하고 더군다나 그 당일은 사건기자들이 출입이 많은 곳에 방치했습니다. 전혀 사전 조치가 없었다."

사건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성은 아직도 악몽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끔찍했던 기억을 취재진에게 밝힌 이유는 자신과 같은 피해를 막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 여성(음성변조) : "너무 억울해서요. 분명히 다른 피해자들도 분명히 이럴 것인데 이것 (때문에) 감정 기복이 하루에도 열 번은 바뀌어요. 경찰 때문에 화나고, 법무부 때문에 화나고 그런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국가 기관의 실수로 놓친 탈주범에게 피해를 당하고, 다시 국가 기관으로부터 상처를 입은 여성.

국민의 지팡이로 문제는 없는지, 경찰의 위기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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