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北 ICBM 개발 박차…우리 로켓 현주소는?

입력 2016.02.09 (21:17) 수정 2016.02.0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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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위성 발사체라고 주장하며 쏘아올린 사실상의 장거리 미사일입니다.

1단 로켓과 페어링이 예상 낙하 지점에 떨어졌고, 탑재된 인공위성도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위성과 관계없이 북한은 지난 2012년 은하3호 발사에 이어 2번 연속 탑재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며 12,000km라는 미사일 사거리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손에 쥐게 됩니다.

북한은 이런 장거리 로켓 분야에선 우리보다 상당히 앞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로켓 개발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김성한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 “발사체 北 우위…南 2020년 역전 가능” ▼

<리포트>

2001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대한민국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

당시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추진체는 러시아에서 도입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제재로 기술 도입과 부품 조달에 제약이 있음에도 2012년에 거의 독자 기술로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이창진(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엔진 기술을 보면 북한이 우리보다는 훨씬 더 많은 기술적 발전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20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예정대로 성공한다면 판도는 달라집니다.

독자 엔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온 데다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정환(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본부장) : "한국형 발사체는 엔진 추력 측면이나 탑재 위성의 중량 측면에서 북한의 발사체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이 될 것입니다."

발사체와는 달리 탑재되는 인공위성 기술은 우리가 북한보다 15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상 500~600km를 도는 우리별, 아리랑 위성뿐 아니라 1톤이 넘는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등 모두 18개 위성에 대한 개발과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광명성 4호는 질량 200㎏의 간단한 시험용 위성으로 추정돼 북한의 위성 기술은 아직 걸음마 상태로 분석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 한미 미사일 지침·MTCR이 발목 잡아 ▼

<기자 멘트>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가는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입니다.

현무-2를 개량한 미사일로 지난해 6월 시험발사하는 모습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사거리는 500km로 무수단리 미사일기지를 포함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은 사거리가 800km인 탄도미사일 개발도 거의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2년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돼 사거리가 300km에서 800km로 늘어난 지 채 5년도 안돼 허용 사거리를 다 채우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수천킬로미터 밖에 있는 적을 상대할 일이 없기 때문에 북한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 정부는 과학적, 산업적 목적으로 우주용 로켓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가 2번의 실패 끝에 멋지게 성공했지만, 1단 로켓이 러시아 기술이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북한과 남한의 로켓 개발 상황이 뒤바뀝니다.

우리 기술진이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서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한국형 발사체 내년 12월 시험 발사…과제는? ▼

<리포트>

굉음과 함께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옵니다.

한국형 발사체에 장착될 75톤급 로켓 엔진이 처음으로 연소 실험에 성공한 겁니다.

<인터뷰> 고정환(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본부장) :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75톤 엔진 개발입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엔진 시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75톤급 엔진의 역할은 한국형 발사체를 높은 고도로 쏘아 올리는 것.

1단 발사체에 엔진 4개를 묶어 300톤의 추력을 제공하고 2단 발사체에도 75톤 엔진 1개가 장착됩니다.

이렇게 되면 3년 전 나로호를 지상 3백km까지 쏘아올린 러시아산 170톤급 엔진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이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최종 목표는 2020년까지 세계 7번째로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겁니다.

<인터뷰> 조광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여러 가지 과학적 탐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앞서 그런 탐사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우리 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고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 말 75톤 엔진 1기를 실은 시험 발사체를 쏘아올려 성능을 확인한 뒤, 2019년엔 1500kg짜리 위성을 한국형 발사체에 실어 하늘로 올려보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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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9 21:18:55
    • 수정2016-02-09 21: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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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위성 발사체라고 주장하며 쏘아올린 사실상의 장거리 미사일입니다.

1단 로켓과 페어링이 예상 낙하 지점에 떨어졌고, 탑재된 인공위성도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위성과 관계없이 북한은 지난 2012년 은하3호 발사에 이어 2번 연속 탑재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며 12,000km라는 미사일 사거리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손에 쥐게 됩니다.

북한은 이런 장거리 로켓 분야에선 우리보다 상당히 앞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로켓 개발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김성한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 “발사체 北 우위…南 2020년 역전 가능” ▼

<리포트>

2001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대한민국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

당시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추진체는 러시아에서 도입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제재로 기술 도입과 부품 조달에 제약이 있음에도 2012년에 거의 독자 기술로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이창진(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엔진 기술을 보면 북한이 우리보다는 훨씬 더 많은 기술적 발전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20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예정대로 성공한다면 판도는 달라집니다.

독자 엔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온 데다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정환(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본부장) : "한국형 발사체는 엔진 추력 측면이나 탑재 위성의 중량 측면에서 북한의 발사체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이 될 것입니다."

발사체와는 달리 탑재되는 인공위성 기술은 우리가 북한보다 15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상 500~600km를 도는 우리별, 아리랑 위성뿐 아니라 1톤이 넘는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등 모두 18개 위성에 대한 개발과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광명성 4호는 질량 200㎏의 간단한 시험용 위성으로 추정돼 북한의 위성 기술은 아직 걸음마 상태로 분석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 한미 미사일 지침·MTCR이 발목 잡아 ▼

<기자 멘트>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가는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입니다.

현무-2를 개량한 미사일로 지난해 6월 시험발사하는 모습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사거리는 500km로 무수단리 미사일기지를 포함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은 사거리가 800km인 탄도미사일 개발도 거의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2년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돼 사거리가 300km에서 800km로 늘어난 지 채 5년도 안돼 허용 사거리를 다 채우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수천킬로미터 밖에 있는 적을 상대할 일이 없기 때문에 북한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 정부는 과학적, 산업적 목적으로 우주용 로켓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가 2번의 실패 끝에 멋지게 성공했지만, 1단 로켓이 러시아 기술이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북한과 남한의 로켓 개발 상황이 뒤바뀝니다.

우리 기술진이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서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한국형 발사체 내년 12월 시험 발사…과제는? ▼

<리포트>

굉음과 함께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옵니다.

한국형 발사체에 장착될 75톤급 로켓 엔진이 처음으로 연소 실험에 성공한 겁니다.

<인터뷰> 고정환(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본부장) :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75톤 엔진 개발입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엔진 시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75톤급 엔진의 역할은 한국형 발사체를 높은 고도로 쏘아 올리는 것.

1단 발사체에 엔진 4개를 묶어 300톤의 추력을 제공하고 2단 발사체에도 75톤 엔진 1개가 장착됩니다.

이렇게 되면 3년 전 나로호를 지상 3백km까지 쏘아올린 러시아산 170톤급 엔진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이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최종 목표는 2020년까지 세계 7번째로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겁니다.

<인터뷰> 조광래(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여러 가지 과학적 탐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앞서 그런 탐사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우리 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고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 말 75톤 엔진 1기를 실은 시험 발사체를 쏘아올려 성능을 확인한 뒤, 2019년엔 1500kg짜리 위성을 한국형 발사체에 실어 하늘로 올려보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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