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화벌이 임금 90%, 세탁 후 39호실 상납”

입력 2016.02.17 (21:08) 수정 2016.02.1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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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의 임금 90%가량이 '돈 세탁' 과정을 거쳐 노동당 39호실로 입금되고, 현지 대사관의 유지비도 근로자 상납 자금으로 충당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외화벌이 건설장의 현장 책임자 출신 고위급 탈북자를 인터뷰했습니다.

강나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0대 중반의 탈북자 김철수 씨는 동남아 건설현장에서 10년 동안 관리책임자로 일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 공사장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하루 15시간이 넘는 고된 노역에 시달렸지만 월급의 90%는 고스란히 당에 바쳐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책임자' 출신 탈북자) : "한 달에 3천 불은 얘들이 나한테 주는 돈이에요. 회사에서 주는데 10%는 내가 가지고 나머지 90%는 국가에 바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죠.외화벌이 총관리는 정확히 중앙당 39호실이에요.각 기관마다 바치면 돼요."

김 씨가 일했던 사업장에서만 한 해 2백만 달러, 우리 돈 24억 원 가량이 북한 당국에 흘러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자금은 특히,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마카오와 싱가포르, 중국 등 제3 국을 거쳐 북한의 노동당 39호실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그 사람들이 돈을 세탁해서 한다고 하거든요. 하도 제재가 강하다 보니까 그걸 바로 못 넣고 싱가포르를 통해서, 마카오를 통해서 중국 쪽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북한 근로자들은 평양에 바치는 이 돈과 별도로 현지 대사관에도 한 사람당 매년 100달러 이상을 의무 상납해야 합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대사들은 원래 국가에서 돈을 줘야 돼요. 그런데 월급을 못 줘. 외무성에서 돈을 못 주니까 우리가 그걸 충당을 해줘야 돼요. 대사들 월급도 그렇고, 참사(월급), 대사관 유지비도 우리가 보장해줘요."

사업장마다 할당된 상납액을 채우지 못하면 평양에서 이른바 그루빠로 불리는 검열단이 파견되고, 부족분만큼 월급에서 추가 공제가 이뤄집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이 사람들이 (외화벌이를) 진짜 못했구나'라고 인정을 하면 지배인이 노동자들 월급을 조금씩 까요. 50% 떼죠. 안 주죠. 너희가 돈을 못 벌었기 때문에 조금 가져가야 된다..."

그러나 정작 감시 감독 업무를 맡은 보위부 지도원 등 간부들은 도박과 음주를 즐기는가 하면, 근로자들에게서 뒷돈을 챙기기도 한다고 김 씨는 전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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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외화벌이 임금 90%, 세탁 후 39호실 상납”
    • 입력 2016-02-17 21:09:57
    • 수정2016-02-17 22: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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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의 임금 90%가량이 '돈 세탁' 과정을 거쳐 노동당 39호실로 입금되고, 현지 대사관의 유지비도 근로자 상납 자금으로 충당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외화벌이 건설장의 현장 책임자 출신 고위급 탈북자를 인터뷰했습니다.

강나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0대 중반의 탈북자 김철수 씨는 동남아 건설현장에서 10년 동안 관리책임자로 일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 공사장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하루 15시간이 넘는 고된 노역에 시달렸지만 월급의 90%는 고스란히 당에 바쳐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책임자' 출신 탈북자) : "한 달에 3천 불은 얘들이 나한테 주는 돈이에요. 회사에서 주는데 10%는 내가 가지고 나머지 90%는 국가에 바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죠.외화벌이 총관리는 정확히 중앙당 39호실이에요.각 기관마다 바치면 돼요."

김 씨가 일했던 사업장에서만 한 해 2백만 달러, 우리 돈 24억 원 가량이 북한 당국에 흘러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자금은 특히,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마카오와 싱가포르, 중국 등 제3 국을 거쳐 북한의 노동당 39호실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그 사람들이 돈을 세탁해서 한다고 하거든요. 하도 제재가 강하다 보니까 그걸 바로 못 넣고 싱가포르를 통해서, 마카오를 통해서 중국 쪽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북한 근로자들은 평양에 바치는 이 돈과 별도로 현지 대사관에도 한 사람당 매년 100달러 이상을 의무 상납해야 합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대사들은 원래 국가에서 돈을 줘야 돼요. 그런데 월급을 못 줘. 외무성에서 돈을 못 주니까 우리가 그걸 충당을 해줘야 돼요. 대사들 월급도 그렇고, 참사(월급), 대사관 유지비도 우리가 보장해줘요."

사업장마다 할당된 상납액을 채우지 못하면 평양에서 이른바 그루빠로 불리는 검열단이 파견되고, 부족분만큼 월급에서 추가 공제가 이뤄집니다.

<인터뷰> 김철수(가명/'외화벌이 관리책임자' 출신 탈북자) : "'이 사람들이 (외화벌이를) 진짜 못했구나'라고 인정을 하면 지배인이 노동자들 월급을 조금씩 까요. 50% 떼죠. 안 주죠. 너희가 돈을 못 벌었기 때문에 조금 가져가야 된다..."

그러나 정작 감시 감독 업무를 맡은 보위부 지도원 등 간부들은 도박과 음주를 즐기는가 하면, 근로자들에게서 뒷돈을 챙기기도 한다고 김 씨는 전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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