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왜 옥탑방만?”…서민 울린 절도범
입력 2016.03.28 (08:32)
수정 2016.03.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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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드라마 속에서 옥탑방은 흔히 가난의 상징처럼 그려지죠.
옥탑방은 원래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을 개조한 곳이다 보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에 치이고 치인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공간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주로 이 옥탑방만을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려 6년 동안 범행을 저질렀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200건이 넘습니다.
그는 왜 주로 어려운 서민들이 사는 옥탑방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요.
사건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택가.
골목 안으로 한 남성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남성은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며칠 뒤 인근의 또 다른 주택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이 남성.
마치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행동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 집에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초대받은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몇 년째 경찰이 쫓고 있는 ‘절도범’.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사람이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천연덕스러운 절도범의 행동에 웃지 못 할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절도 피해를 입은 집을 절도범의 집으로 오해한 겁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 : "(남성이)자연스럽게 걸어오고 대문에 달린 열쇠로 대문을 열고 있어요. 나올 때는 지금 보신 것처럼 문을 닫고 나오기에 저희는 이 집이 (절도) 피의자의 집이라 판단하고 이쪽에서 며칠 잠복을 했던 겁니다."
약 6년 전부터 서울시내 다 세대 주택이 밀집한 영등포구와 구로구, 성동구에서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전에 도둑 맞았어요. 우리도 작년쯤에 놀러 갔다 오니까 (문을) 뜯어버리고 싹 반지랑 목걸이랑 다 가져갔어요."
<녹취> 주민(음성변조) : "한 1년 전인가, 2년 전인가 이 밑의 집에 그분은 요양사로 일 다니시는 분인데 집에 없으니까 좀도둑이 와가지고 (문) 뜯어놓고."
특이한건, 같은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유독 집세가 저렴한 옥탑방이 절도범의 주된 표적이 됐다는 점입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옥상에 (있는) 집이요. 도둑이 들었다고 하는데 며칠 돼요. 한 열흘인가 그렇게 지났어요. 밤에 와서 (보니까) 도둑을 맞았다고."
절도범이 집을 털고 나가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라 하면 견고한 잠금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절도범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시간이 5, 10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범행이 불과 10분밖에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말 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녹취> 집주인(음성변조) : "(문을)딱 비틀어가지고, 비틀어져 있더라고요.이것이 그래가지고 열렸어요. 사실 (세입자도) 암담하지만, 나도 암담하잖아요."
그런데, 이 옥탑방에 도둑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집을 비운 사이, 절도 피해를 입은 겁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키를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자동으로 열려져 있더라고요. 당황했죠. 문을 여는 순간, 집 안이 뒤죽박죽 난리가 난 거예요."
절도범은 집안을 샅샅이 뒤져 값나가는 귀금속은 물론이고, 돈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싹쓸이 해 갔습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다이아몬드 반지도 있었고, 백금으로 된 목걸이 세트, 황금으로 된 것도 있고요. (가격으로) 따지면 한 7, 800만 원 정도 될 거예요. 현금하고 동전, 돼지저금통 있잖아요. 그것을 가위로 다 잘라서 담아서 갔더라고요."
반 년 사이에 두 번이나 절도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결국 옥탑방을 떠나 이사를 했습니다.
피해자는 지금도 절도범이 옥탑방 만을 노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여태껏 이런 일은 처음이라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또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워낙 좁은 방에다가 옥탑방이고 누가 이런 데에 (왜) 도둑이 찾아와요. 그 이후로는 잠도 못 자겠고요."
옥탑방을 노리는 절도가 잇따르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
범행현장에서 옥탑방 절도 사건을 관통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2011년도 (절도) 미제 사건부터 2016년도 3월 초까지 피의자 족적이랑 동일한 족적과 유전자가 일부 발견된 것이 대략 60, 70건 정도 됩니다."
연이은 옥탑방 절도 사건의 용의자는 2010년부터 경찰 수배가 떨어진 45살 배 모 씨 한 명으로 밝혀졌습니다.
용의자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배 씨에 대한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배 씨는 본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고, 범행 전후 이동할 때도 치밀하게 동선을 숨기며 수사에 혼선을 줬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배 씨가)범행하려면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걸어 다녀요. 목적지가 저 앞에 있으면 쭉 걸어가잖아요? 그런데 (배 씨는) 길 건너서 가다가 또 건너고, 골목 들어갔다가 똑같은 자리를 다시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움직이더라고요. 신원 파악은 됐는데, 계속 여관을 옮기다 보니까……."
결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배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검거됩니다.
모텔 방에서는 배씨가 절도에 사용한 도구들과 훔친 중국 돈 등이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결과 배씨가 그동안 저지른 옥탑방 절도는 확인된 것만 200여 차례, 피해규모는 3억 6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배 씨는 옥탑방이 보안이 허술하고, 주택 옥상에 있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했는데요.
이런 이유 외에도 배씨가 옥탑방을 노린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 많은 (지역) 그쪽에 중국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중국 동포들이 귀금속을 (집에) 소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한 것으로……. "
경찰은 배 씨가 500건 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또 다른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옥탑방 등 다세대 주택에서도 절도에 대비한 보안 장치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옥탑방은 흔히 가난의 상징처럼 그려지죠.
옥탑방은 원래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을 개조한 곳이다 보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에 치이고 치인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공간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주로 이 옥탑방만을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려 6년 동안 범행을 저질렀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200건이 넘습니다.
그는 왜 주로 어려운 서민들이 사는 옥탑방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요.
사건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택가.
골목 안으로 한 남성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남성은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며칠 뒤 인근의 또 다른 주택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이 남성.
마치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행동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 집에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초대받은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몇 년째 경찰이 쫓고 있는 ‘절도범’.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사람이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천연덕스러운 절도범의 행동에 웃지 못 할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절도 피해를 입은 집을 절도범의 집으로 오해한 겁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 : "(남성이)자연스럽게 걸어오고 대문에 달린 열쇠로 대문을 열고 있어요. 나올 때는 지금 보신 것처럼 문을 닫고 나오기에 저희는 이 집이 (절도) 피의자의 집이라 판단하고 이쪽에서 며칠 잠복을 했던 겁니다."
약 6년 전부터 서울시내 다 세대 주택이 밀집한 영등포구와 구로구, 성동구에서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전에 도둑 맞았어요. 우리도 작년쯤에 놀러 갔다 오니까 (문을) 뜯어버리고 싹 반지랑 목걸이랑 다 가져갔어요."
<녹취> 주민(음성변조) : "한 1년 전인가, 2년 전인가 이 밑의 집에 그분은 요양사로 일 다니시는 분인데 집에 없으니까 좀도둑이 와가지고 (문) 뜯어놓고."
특이한건, 같은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유독 집세가 저렴한 옥탑방이 절도범의 주된 표적이 됐다는 점입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옥상에 (있는) 집이요. 도둑이 들었다고 하는데 며칠 돼요. 한 열흘인가 그렇게 지났어요. 밤에 와서 (보니까) 도둑을 맞았다고."
절도범이 집을 털고 나가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라 하면 견고한 잠금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절도범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시간이 5, 10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범행이 불과 10분밖에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말 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녹취> 집주인(음성변조) : "(문을)딱 비틀어가지고, 비틀어져 있더라고요.이것이 그래가지고 열렸어요. 사실 (세입자도) 암담하지만, 나도 암담하잖아요."
그런데, 이 옥탑방에 도둑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집을 비운 사이, 절도 피해를 입은 겁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키를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자동으로 열려져 있더라고요. 당황했죠. 문을 여는 순간, 집 안이 뒤죽박죽 난리가 난 거예요."
절도범은 집안을 샅샅이 뒤져 값나가는 귀금속은 물론이고, 돈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싹쓸이 해 갔습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다이아몬드 반지도 있었고, 백금으로 된 목걸이 세트, 황금으로 된 것도 있고요. (가격으로) 따지면 한 7, 800만 원 정도 될 거예요. 현금하고 동전, 돼지저금통 있잖아요. 그것을 가위로 다 잘라서 담아서 갔더라고요."
반 년 사이에 두 번이나 절도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결국 옥탑방을 떠나 이사를 했습니다.
피해자는 지금도 절도범이 옥탑방 만을 노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여태껏 이런 일은 처음이라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또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워낙 좁은 방에다가 옥탑방이고 누가 이런 데에 (왜) 도둑이 찾아와요. 그 이후로는 잠도 못 자겠고요."
옥탑방을 노리는 절도가 잇따르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
범행현장에서 옥탑방 절도 사건을 관통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2011년도 (절도) 미제 사건부터 2016년도 3월 초까지 피의자 족적이랑 동일한 족적과 유전자가 일부 발견된 것이 대략 60, 70건 정도 됩니다."
연이은 옥탑방 절도 사건의 용의자는 2010년부터 경찰 수배가 떨어진 45살 배 모 씨 한 명으로 밝혀졌습니다.
용의자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배 씨에 대한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배 씨는 본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고, 범행 전후 이동할 때도 치밀하게 동선을 숨기며 수사에 혼선을 줬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배 씨가)범행하려면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걸어 다녀요. 목적지가 저 앞에 있으면 쭉 걸어가잖아요? 그런데 (배 씨는) 길 건너서 가다가 또 건너고, 골목 들어갔다가 똑같은 자리를 다시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움직이더라고요. 신원 파악은 됐는데, 계속 여관을 옮기다 보니까……."
결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배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검거됩니다.
모텔 방에서는 배씨가 절도에 사용한 도구들과 훔친 중국 돈 등이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결과 배씨가 그동안 저지른 옥탑방 절도는 확인된 것만 200여 차례, 피해규모는 3억 6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배 씨는 옥탑방이 보안이 허술하고, 주택 옥상에 있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했는데요.
이런 이유 외에도 배씨가 옥탑방을 노린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 많은 (지역) 그쪽에 중국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중국 동포들이 귀금속을 (집에) 소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한 것으로……. "
경찰은 배 씨가 500건 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또 다른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옥탑방 등 다세대 주택에서도 절도에 대비한 보안 장치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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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3-28 08:36:45
- 수정2016-03-28 09:37:46
<기자 멘트>
드라마 속에서 옥탑방은 흔히 가난의 상징처럼 그려지죠.
옥탑방은 원래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을 개조한 곳이다 보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에 치이고 치인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공간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주로 이 옥탑방만을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려 6년 동안 범행을 저질렀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200건이 넘습니다.
그는 왜 주로 어려운 서민들이 사는 옥탑방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요.
사건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택가.
골목 안으로 한 남성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남성은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며칠 뒤 인근의 또 다른 주택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이 남성.
마치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행동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 집에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초대받은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몇 년째 경찰이 쫓고 있는 ‘절도범’.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사람이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천연덕스러운 절도범의 행동에 웃지 못 할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절도 피해를 입은 집을 절도범의 집으로 오해한 겁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 : "(남성이)자연스럽게 걸어오고 대문에 달린 열쇠로 대문을 열고 있어요. 나올 때는 지금 보신 것처럼 문을 닫고 나오기에 저희는 이 집이 (절도) 피의자의 집이라 판단하고 이쪽에서 며칠 잠복을 했던 겁니다."
약 6년 전부터 서울시내 다 세대 주택이 밀집한 영등포구와 구로구, 성동구에서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전에 도둑 맞았어요. 우리도 작년쯤에 놀러 갔다 오니까 (문을) 뜯어버리고 싹 반지랑 목걸이랑 다 가져갔어요."
<녹취> 주민(음성변조) : "한 1년 전인가, 2년 전인가 이 밑의 집에 그분은 요양사로 일 다니시는 분인데 집에 없으니까 좀도둑이 와가지고 (문) 뜯어놓고."
특이한건, 같은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유독 집세가 저렴한 옥탑방이 절도범의 주된 표적이 됐다는 점입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옥상에 (있는) 집이요. 도둑이 들었다고 하는데 며칠 돼요. 한 열흘인가 그렇게 지났어요. 밤에 와서 (보니까) 도둑을 맞았다고."
절도범이 집을 털고 나가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라 하면 견고한 잠금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절도범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시간이 5, 10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범행이 불과 10분밖에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말 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녹취> 집주인(음성변조) : "(문을)딱 비틀어가지고, 비틀어져 있더라고요.이것이 그래가지고 열렸어요. 사실 (세입자도) 암담하지만, 나도 암담하잖아요."
그런데, 이 옥탑방에 도둑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집을 비운 사이, 절도 피해를 입은 겁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키를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자동으로 열려져 있더라고요. 당황했죠. 문을 여는 순간, 집 안이 뒤죽박죽 난리가 난 거예요."
절도범은 집안을 샅샅이 뒤져 값나가는 귀금속은 물론이고, 돈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싹쓸이 해 갔습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다이아몬드 반지도 있었고, 백금으로 된 목걸이 세트, 황금으로 된 것도 있고요. (가격으로) 따지면 한 7, 800만 원 정도 될 거예요. 현금하고 동전, 돼지저금통 있잖아요. 그것을 가위로 다 잘라서 담아서 갔더라고요."
반 년 사이에 두 번이나 절도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결국 옥탑방을 떠나 이사를 했습니다.
피해자는 지금도 절도범이 옥탑방 만을 노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여태껏 이런 일은 처음이라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또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워낙 좁은 방에다가 옥탑방이고 누가 이런 데에 (왜) 도둑이 찾아와요. 그 이후로는 잠도 못 자겠고요."
옥탑방을 노리는 절도가 잇따르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
범행현장에서 옥탑방 절도 사건을 관통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2011년도 (절도) 미제 사건부터 2016년도 3월 초까지 피의자 족적이랑 동일한 족적과 유전자가 일부 발견된 것이 대략 60, 70건 정도 됩니다."
연이은 옥탑방 절도 사건의 용의자는 2010년부터 경찰 수배가 떨어진 45살 배 모 씨 한 명으로 밝혀졌습니다.
용의자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배 씨에 대한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배 씨는 본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고, 범행 전후 이동할 때도 치밀하게 동선을 숨기며 수사에 혼선을 줬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배 씨가)범행하려면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걸어 다녀요. 목적지가 저 앞에 있으면 쭉 걸어가잖아요? 그런데 (배 씨는) 길 건너서 가다가 또 건너고, 골목 들어갔다가 똑같은 자리를 다시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움직이더라고요. 신원 파악은 됐는데, 계속 여관을 옮기다 보니까……."
결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배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검거됩니다.
모텔 방에서는 배씨가 절도에 사용한 도구들과 훔친 중국 돈 등이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결과 배씨가 그동안 저지른 옥탑방 절도는 확인된 것만 200여 차례, 피해규모는 3억 6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배 씨는 옥탑방이 보안이 허술하고, 주택 옥상에 있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했는데요.
이런 이유 외에도 배씨가 옥탑방을 노린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 많은 (지역) 그쪽에 중국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중국 동포들이 귀금속을 (집에) 소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한 것으로……. "
경찰은 배 씨가 500건 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또 다른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옥탑방 등 다세대 주택에서도 절도에 대비한 보안 장치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옥탑방은 흔히 가난의 상징처럼 그려지죠.
옥탑방은 원래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을 개조한 곳이다 보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에 치이고 치인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공간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주로 이 옥탑방만을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려 6년 동안 범행을 저질렀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200건이 넘습니다.
그는 왜 주로 어려운 서민들이 사는 옥탑방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요.
사건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택가.
골목 안으로 한 남성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남성은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며칠 뒤 인근의 또 다른 주택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이 남성.
마치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행동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 집에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초대받은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몇 년째 경찰이 쫓고 있는 ‘절도범’.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사람이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천연덕스러운 절도범의 행동에 웃지 못 할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절도 피해를 입은 집을 절도범의 집으로 오해한 겁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 : "(남성이)자연스럽게 걸어오고 대문에 달린 열쇠로 대문을 열고 있어요. 나올 때는 지금 보신 것처럼 문을 닫고 나오기에 저희는 이 집이 (절도) 피의자의 집이라 판단하고 이쪽에서 며칠 잠복을 했던 겁니다."
약 6년 전부터 서울시내 다 세대 주택이 밀집한 영등포구와 구로구, 성동구에서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전에 도둑 맞았어요. 우리도 작년쯤에 놀러 갔다 오니까 (문을) 뜯어버리고 싹 반지랑 목걸이랑 다 가져갔어요."
<녹취> 주민(음성변조) : "한 1년 전인가, 2년 전인가 이 밑의 집에 그분은 요양사로 일 다니시는 분인데 집에 없으니까 좀도둑이 와가지고 (문) 뜯어놓고."
특이한건, 같은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유독 집세가 저렴한 옥탑방이 절도범의 주된 표적이 됐다는 점입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옥상에 (있는) 집이요. 도둑이 들었다고 하는데 며칠 돼요. 한 열흘인가 그렇게 지났어요. 밤에 와서 (보니까) 도둑을 맞았다고."
절도범이 집을 털고 나가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라 하면 견고한 잠금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절도범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시간이 5, 10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범행이 불과 10분밖에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말 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녹취> 집주인(음성변조) : "(문을)딱 비틀어가지고, 비틀어져 있더라고요.이것이 그래가지고 열렸어요. 사실 (세입자도) 암담하지만, 나도 암담하잖아요."
그런데, 이 옥탑방에 도둑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집을 비운 사이, 절도 피해를 입은 겁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키를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자동으로 열려져 있더라고요. 당황했죠. 문을 여는 순간, 집 안이 뒤죽박죽 난리가 난 거예요."
절도범은 집안을 샅샅이 뒤져 값나가는 귀금속은 물론이고, 돈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싹쓸이 해 갔습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다이아몬드 반지도 있었고, 백금으로 된 목걸이 세트, 황금으로 된 것도 있고요. (가격으로) 따지면 한 7, 800만 원 정도 될 거예요. 현금하고 동전, 돼지저금통 있잖아요. 그것을 가위로 다 잘라서 담아서 갔더라고요."
반 년 사이에 두 번이나 절도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결국 옥탑방을 떠나 이사를 했습니다.
피해자는 지금도 절도범이 옥탑방 만을 노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여태껏 이런 일은 처음이라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또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워낙 좁은 방에다가 옥탑방이고 누가 이런 데에 (왜) 도둑이 찾아와요. 그 이후로는 잠도 못 자겠고요."
옥탑방을 노리는 절도가 잇따르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
범행현장에서 옥탑방 절도 사건을 관통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2011년도 (절도) 미제 사건부터 2016년도 3월 초까지 피의자 족적이랑 동일한 족적과 유전자가 일부 발견된 것이 대략 60, 70건 정도 됩니다."
연이은 옥탑방 절도 사건의 용의자는 2010년부터 경찰 수배가 떨어진 45살 배 모 씨 한 명으로 밝혀졌습니다.
용의자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배 씨에 대한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배 씨는 본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고, 범행 전후 이동할 때도 치밀하게 동선을 숨기며 수사에 혼선을 줬습니다.
<인터뷰> 류지만(경위/성동경찰서 강력2팀/전화) : "(배 씨가)범행하려면 서너 시간은 기본적으로 걸어 다녀요. 목적지가 저 앞에 있으면 쭉 걸어가잖아요? 그런데 (배 씨는) 길 건너서 가다가 또 건너고, 골목 들어갔다가 똑같은 자리를 다시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움직이더라고요. 신원 파악은 됐는데, 계속 여관을 옮기다 보니까……."
결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배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검거됩니다.
모텔 방에서는 배씨가 절도에 사용한 도구들과 훔친 중국 돈 등이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결과 배씨가 그동안 저지른 옥탑방 절도는 확인된 것만 200여 차례, 피해규모는 3억 6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배 씨는 옥탑방이 보안이 허술하고, 주택 옥상에 있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했는데요.
이런 이유 외에도 배씨가 옥탑방을 노린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임재흥(경사/성동경찰서 강력2팀) : "옥탑방이 많은 (지역) 그쪽에 중국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중국 동포들이 귀금속을 (집에) 소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한 것으로……. "
경찰은 배 씨가 500건 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또 다른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옥탑방 등 다세대 주택에서도 절도에 대비한 보안 장치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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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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