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北 민낯 폭로한 다큐 영화…“평양은 거대한 세트장”

입력 2016.04.24 (21:17) 수정 2016.04.2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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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김정은 원수님의 가르치심대로!"

북한의 어린이 조직인 조선소년단에 들어간 '진미'란 이름의 8살 소녀입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 소녀의 일상을 촬영하던 한 러시아 감독이 북한의 실상에 충격을 받아, 거꾸로 북한 체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진미의 집은 물론, 부모의 직업까지 가짜로 꾸며냈는데요.

평양은 거짓 선전을 위한 거대한 세트장이었다는게 감독의 평가입니다.

영화엔 숨겨진 북한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데요.

고은희 기자가 영화를 제작한 러시아 감독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일 생일을 맞아 무도회가 한창인 평양 거리.

한편에선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들이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교실 안에서는 추위에 떠는 어린이들이 방열기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주인공 진미의 일상을 담다 촬영된 숨겨진 민낯입니다.

진미의 가정집 촬영 현장.

북한 당국자가 끼어들어 김치의 효능을 설명하라며 일일이 대사를 지시합니다.

<인터뷰> 북한 당국자 : "늙는 것을 막고, 말하자면 암을 예방한다! 이렇게."

밥상을 내오는 동선에, 앉는 자세까지 점검합니다.

진미의 부모는 대본 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영화 제작을 위해 아버지는 기자에서 봉제 공장 기사로, 어머니의 직업은 식당 종업원에서 유제품 공장의 근로자로 바뀌었습니다.

<녹취> 북한 당국자 : "진미 엄마는 여기서고."

직장 촬영에서도 움직임 하나하나가 연출되고

<녹취> "'축하해줍시다'하면서 박수도 막 쳐주고."

박수 유도 등의 세부 지시가 내려옵니다.

진미 학교에서도...

<녹취> "박수 쳐요, 다 같이 일어나서 박수쳐줍니다."

노골적인 조작은 계속됩니다.

<인터뷰> 비탈리 만스키('태양 아래' 감독) : "(북한은) 24시간 동안 모든 걸 다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다큐 영화에 나온 그대로 모든 게 다 정해져 있고, 모든 게 다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태양처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

하지만 거짓 선전을 통해 주민들의 고달픈 일상조차 철저히 조작되고 사고마저 통제되는 북한.

북한의 반발 속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입국한 러시아 감독은 거대한 세트장이 된 평양에서 인간다운 삶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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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北 민낯 폭로한 다큐 영화…“평양은 거대한 세트장”
    • 입력 2016-04-24 21:19:27
    • 수정2016-04-24 22: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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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김정은 원수님의 가르치심대로!"

북한의 어린이 조직인 조선소년단에 들어간 '진미'란 이름의 8살 소녀입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 소녀의 일상을 촬영하던 한 러시아 감독이 북한의 실상에 충격을 받아, 거꾸로 북한 체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진미의 집은 물론, 부모의 직업까지 가짜로 꾸며냈는데요.

평양은 거짓 선전을 위한 거대한 세트장이었다는게 감독의 평가입니다.

영화엔 숨겨진 북한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데요.

고은희 기자가 영화를 제작한 러시아 감독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일 생일을 맞아 무도회가 한창인 평양 거리.

한편에선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들이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교실 안에서는 추위에 떠는 어린이들이 방열기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주인공 진미의 일상을 담다 촬영된 숨겨진 민낯입니다.

진미의 가정집 촬영 현장.

북한 당국자가 끼어들어 김치의 효능을 설명하라며 일일이 대사를 지시합니다.

<인터뷰> 북한 당국자 : "늙는 것을 막고, 말하자면 암을 예방한다! 이렇게."

밥상을 내오는 동선에, 앉는 자세까지 점검합니다.

진미의 부모는 대본 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영화 제작을 위해 아버지는 기자에서 봉제 공장 기사로, 어머니의 직업은 식당 종업원에서 유제품 공장의 근로자로 바뀌었습니다.

<녹취> 북한 당국자 : "진미 엄마는 여기서고."

직장 촬영에서도 움직임 하나하나가 연출되고

<녹취> "'축하해줍시다'하면서 박수도 막 쳐주고."

박수 유도 등의 세부 지시가 내려옵니다.

진미 학교에서도...

<녹취> "박수 쳐요, 다 같이 일어나서 박수쳐줍니다."

노골적인 조작은 계속됩니다.

<인터뷰> 비탈리 만스키('태양 아래' 감독) : "(북한은) 24시간 동안 모든 걸 다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다큐 영화에 나온 그대로 모든 게 다 정해져 있고, 모든 게 다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태양처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

하지만 거짓 선전을 통해 주민들의 고달픈 일상조차 철저히 조작되고 사고마저 통제되는 북한.

북한의 반발 속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입국한 러시아 감독은 거대한 세트장이 된 평양에서 인간다운 삶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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