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무장은 실수 될 것” 미중 전문가 우려

입력 2016.04.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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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과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핵무장 용인론' 등을 배경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국 핵무장론'에 관해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각각 한국에 대한 '미국 핵우산 제공', '중국의 북핵 제지'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한국 핵무장은 실수가 될 것"

오늘(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서 미국의 외교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존 햄리 소장은 "한국의 핵무장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햄리 소장은 "(한국의 핵 무장은) 정당하지 않은 북한의 핵 위협에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까지 희생양이 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대안으로 미국의 핵 우산 강화를 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의지를 보여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확신과 신뢰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서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늘(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서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특보는 "한국이 핵을 보유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도 금이 가는 등 한국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의 핵우산은 현재도, 미래에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미국이 냉전 이후 핵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한 적도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예외적으로 몇 가지 있고, (핵무기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이 대대적인 재래식, 전통적 분쟁 시에 미국이나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억제책으로 (핵무기 사용 등의) 옵션을 사용한다는 것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미국이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잠재적 위협이 한국에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선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산플래넘 2016’을 계기로 열린 각국 전문가들 기자회견에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특보는 “미국의 핵우산은 믿을 수 있을 것‘아산플래넘 2016’을 계기로 열린 각국 전문가들 기자회견에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특보는 “미국의 핵우산은 믿을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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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사용 안할 것"

중국의 국제안보전문가인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최근 '핵무장론'을 언급하는 한국인들이 주변에서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온 핵무장론은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성향이 있고,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주펑 원장은 북한이 실제 핵 폭발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북한이 핵을 가지려는 의도가 "미국을 등에 업고 있는 한국에 재래식 무기 전력까지 떨어지게 되자 균형을 이루려는 감정적, 심리적 대응"이기 때문에 실제 핵을 쓰려 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아산플래넘 2016’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한국의 핵무장론은 민족주의를 반영한 ‘안보 포퓰리즘’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진 제공 : 아산정책연구원)‘아산플래넘 2016’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한국의 핵무장론은 민족주의를 반영한 ‘안보 포퓰리즘’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진 제공 : 아산정책연구원)


주펑 원장은 또 "한국에 30만 명의 자국민이 살고 있고 지리적으로 북한과 인접한 중국도 북한의 핵 사용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핵은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사용할 수 없는) 종이호랑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일본과 중국도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다른 여러 방법을 갖고 있고 핵무장을 하면 오히려 한국 안보는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제재할 때" vs "사드 논의 유감"

각종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준비 등 잇단 군사 행동을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의 전문가들은 제재 강화를 꼽았다.

햄리 소장은 "대북 제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면서도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과 협상을 한다고 해도 목표는 북한이 비핵화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이 핵 실험 뿐 아니라 장거리로켓 발사까지 모라토리엄(동결)한다고 말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인혼 전 특보도 "협상을 논외로 할 수는 없겠지만 외교도 압박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하다"며 현재는 압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이 제재를 이행하며 상당한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중국의 제재이행을몇 달 정도 지켜볼 필요가 있고, 더 강한 이행이 필요할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대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펑 원장은 "(대북제재에는) 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협력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중국에만 쏠리는 제재 부담을 경계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사드 배치' 논의로 인한 한중간 갈등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연관기사] ☞ 中, ‘중국역할론’ 거론에 “미국은 할일 다했나” 반문 (2016.4.25)

주펑 원장은 "사드 배치 논란은 한중 간의 적극적인 외교 협력에 방해가 되며, 지금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고려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는 인접국가로 서로 도와야 하는 '守望相助'(수망상조·'이방인이 몰래 들어와 부정한 행위를 하려할 때 이웃이 서로 협조해 대처해야 한다'는 뜻의 중국어)의 관계라며 "사드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억제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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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6 18:59:14
    취재K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과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핵무장 용인론' 등을 배경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국 핵무장론'에 관해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각각 한국에 대한 '미국 핵우산 제공', '중국의 북핵 제지'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한국 핵무장은 실수가 될 것"

오늘(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서 미국의 외교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존 햄리 소장은 "한국의 핵무장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햄리 소장은 "(한국의 핵 무장은) 정당하지 않은 북한의 핵 위협에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까지 희생양이 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대안으로 미국의 핵 우산 강화를 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의지를 보여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확신과 신뢰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소 주최 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서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특보는 "한국이 핵을 보유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도 금이 가는 등 한국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의 핵우산은 현재도, 미래에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미국이 냉전 이후 핵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한 적도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예외적으로 몇 가지 있고, (핵무기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이 대대적인 재래식, 전통적 분쟁 시에 미국이나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억제책으로 (핵무기 사용 등의) 옵션을 사용한다는 것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미국이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잠재적 위협이 한국에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선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산플래넘 2016’을 계기로 열린 각국 전문가들 기자회견에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특보는 “미국의 핵우산은 믿을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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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사용 안할 것"

중국의 국제안보전문가인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최근 '핵무장론'을 언급하는 한국인들이 주변에서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온 핵무장론은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성향이 있고,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주펑 원장은 북한이 실제 핵 폭발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북한이 핵을 가지려는 의도가 "미국을 등에 업고 있는 한국에 재래식 무기 전력까지 떨어지게 되자 균형을 이루려는 감정적, 심리적 대응"이기 때문에 실제 핵을 쓰려 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아산플래넘 2016’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한국의 핵무장론은 민족주의를 반영한 ‘안보 포퓰리즘’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진 제공 : 아산정책연구원)

주펑 원장은 또 "한국에 30만 명의 자국민이 살고 있고 지리적으로 북한과 인접한 중국도 북한의 핵 사용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핵은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사용할 수 없는) 종이호랑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일본과 중국도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다른 여러 방법을 갖고 있고 핵무장을 하면 오히려 한국 안보는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제재할 때" vs "사드 논의 유감"

각종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준비 등 잇단 군사 행동을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의 전문가들은 제재 강화를 꼽았다.

햄리 소장은 "대북 제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면서도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과 협상을 한다고 해도 목표는 북한이 비핵화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이 핵 실험 뿐 아니라 장거리로켓 발사까지 모라토리엄(동결)한다고 말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인혼 전 특보도 "협상을 논외로 할 수는 없겠지만 외교도 압박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하다"며 현재는 압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이 제재를 이행하며 상당한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중국의 제재이행을몇 달 정도 지켜볼 필요가 있고, 더 강한 이행이 필요할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대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펑 원장은 "(대북제재에는) 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협력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중국에만 쏠리는 제재 부담을 경계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사드 배치' 논의로 인한 한중간 갈등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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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원장은 "사드 배치 논란은 한중 간의 적극적인 외교 협력에 방해가 되며, 지금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고려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는 인접국가로 서로 도와야 하는 '守望相助'(수망상조·'이방인이 몰래 들어와 부정한 행위를 하려할 때 이웃이 서로 협조해 대처해야 한다'는 뜻의 중국어)의 관계라며 "사드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억제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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