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김정은, 양복에 넥타이까지…“정치적 후광 이용”

입력 2016.05.07 (21:07) 수정 2016.05.0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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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김정은이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연설에 나선 모습입니다.

김정은의 양복 차림이 공개된 건 과거 정사진으로 딱 두 번이 있었는데요, 지난 2012년, 4차 당 대표자회에서 제1 비서로 추대됐을 때, 그리고 2년 뒤 국방위 제1 위원장에 재추대됐을 때입니다.

두 번 모두 직책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김정은의 직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인데요, 여기엔 또 다른 노림수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가 김정은의 양복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짙은 남색 양복에 은빛 넥타이를 매고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

인민복을 벗고 정장 차림으로 연설하는 할아버지 김일성을 꼭 닮았습니다.

뿔테 안경에 머리를 넘긴 모습도, 한 손에 종이를 들고 연설하는 모습도 모두 김일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설 내용도 흡사합니다.

<녹취> 김정은(7차 당 대회 개회사/어제) :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녹취> 김일성(6차 당 대회 개회사/1980년) :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노동당 제6차 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김일성 따라 하기는 김정은이 집권 직후 대중 연설에 나설 때부터 예고됐습니다.

<녹취> 김정은(첫 육성 연설/2012년) : "백전백승의 기치이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 가장 숭고한 경의와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비슷한 외모와 목소리 톤은 물론, 연설할 때 한 손가락을 치켜드는 손짓까지..

양손을 코트 주머니에 넣고 골반을 흔들며 걷는 장면과, 담배를 즐겨 피우거나 밀짚모자를 착용한 모습도 젊은 김일성을 모방했습니다.

<인터뷰> 송지영(前 북한 아나운서) : "김정은이 나와서 연설을 하니까 사람들이 처음에는 '어? 혹시 김일성 시대로 돌아가지 않나?' 겉모습이 너무 김일성하고 흡사하게 생겼다. 목소리도 비슷하고."

할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을 이용해 권력 기반을 보완하려는 고도의 우상화 전략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할아버지라고 하는 정치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그런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7차 당 대회장에 양복 차림을 한 것은 새로운 직위 추대를 암시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김정은 시대임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양복을 입어 근엄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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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김정은, 양복에 넥타이까지…“정치적 후광 이용”
    • 입력 2016-05-07 21:09:58
    • 수정2016-05-07 22: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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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김정은이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연설에 나선 모습입니다.

김정은의 양복 차림이 공개된 건 과거 정사진으로 딱 두 번이 있었는데요, 지난 2012년, 4차 당 대표자회에서 제1 비서로 추대됐을 때, 그리고 2년 뒤 국방위 제1 위원장에 재추대됐을 때입니다.

두 번 모두 직책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김정은의 직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인데요, 여기엔 또 다른 노림수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가 김정은의 양복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짙은 남색 양복에 은빛 넥타이를 매고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

인민복을 벗고 정장 차림으로 연설하는 할아버지 김일성을 꼭 닮았습니다.

뿔테 안경에 머리를 넘긴 모습도, 한 손에 종이를 들고 연설하는 모습도 모두 김일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설 내용도 흡사합니다.

<녹취> 김정은(7차 당 대회 개회사/어제) :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녹취> 김일성(6차 당 대회 개회사/1980년) :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노동당 제6차 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김일성 따라 하기는 김정은이 집권 직후 대중 연설에 나설 때부터 예고됐습니다.

<녹취> 김정은(첫 육성 연설/2012년) : "백전백승의 기치이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 가장 숭고한 경의와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비슷한 외모와 목소리 톤은 물론, 연설할 때 한 손가락을 치켜드는 손짓까지..

양손을 코트 주머니에 넣고 골반을 흔들며 걷는 장면과, 담배를 즐겨 피우거나 밀짚모자를 착용한 모습도 젊은 김일성을 모방했습니다.

<인터뷰> 송지영(前 북한 아나운서) : "김정은이 나와서 연설을 하니까 사람들이 처음에는 '어? 혹시 김일성 시대로 돌아가지 않나?' 겉모습이 너무 김일성하고 흡사하게 생겼다. 목소리도 비슷하고."

할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을 이용해 권력 기반을 보완하려는 고도의 우상화 전략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할아버지라고 하는 정치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그런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7차 당 대회장에 양복 차림을 한 것은 새로운 직위 추대를 암시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김정은 시대임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양복을 입어 근엄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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