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⑥ 트럼프의 ‘셀프 대변인’ 의혹은 사실?

입력 2016.05.16 (15:57) 수정 2016.05.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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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스스로 본인의 대변인이라고 자작극을 벌인 것인가?

1991년 피플 잡지(People Magazine)의 전직 기자였던 수 카스웰이라는 여기자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의 언론담당 대변인이라고 자칭했던 '존 밀러'와 나눈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전화 통화는 1991년 4월 19일 애틀랜틱 시티 혹은 뉴저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기록돼있다.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존 밀러라는 자칭 트럼프 대변인은 마치 자신이 트럼프인 양 자세하고도 자신 있게 모든 내용을 설명했다. 의심을 품었는지 기자는 통화를 하다가 트럼프의 대변인 이름과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는 게 맞는지 경력을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존 밀러는 기자에게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하다가 기자가 이미 트럼프를 만난 적이 있다고 대답하자 놀란 듯이 "그를 만났느냐"고 되묻고는 트럼프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가 여자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고 그래서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결혼생활에 실패하면서 3명의 여자친구를 저글링을 하듯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트럼프의 대변인을 자칭한 존 밀러는 자신의 경력에 대해선 다른 회사 여러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14일 미국의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의 기자가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1991년 당시 트럼프 자신이 스스로 대변인 행세를 한 인터뷰에 관해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자신의 목소리 같지 않다고 말하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마크 피셔와 윌 홉슨, 두 기자는 "이 질문 끝에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전화가 그냥 끊어졌다"고 14일의 상황을 전했다.

두 기자는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고, 이에 전화를 받은 트럼프의 비서는 "금방 전화가 끊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트럼프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25년 전 자신이 트럼프의 대변인인 것처럼 가장해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변인’ 사칭 자화자찬 의혹

워싱턴포스트는 1991년 '피플 잡지'의 수 카스웰 기자가 트럼프의 사생활을 취재하기 위해 맨해튼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고, 전화 인터뷰 요청 5분 만에 존 밀러라는 대변인이 답신 전화를 했는데 이 밀러라는 사람이 트럼프 자신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14분 20초 분량의 당시 녹취록을 보면 밀러가 트럼프의 첫째 부인 이반나와의 12년에 걸친 결혼생활, 뉴욕 언론의 가십 면을 장식했던 유명 연예인들과의 염문 등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것으로 돼 있다.

"목소리의 톤이나 자신감에 넘친 말투 등 딱 듣기만 해도 단번에 트럼프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대변인을 가장해 자기 자랑을 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비판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혀 내 목소리 같지 않다. 내 목소리를 흉내 내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 이것도 그런 사기 중 하나로 보인다"고 일축했지만,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주요 언론은 음성분석 전문가까지 동원해 '존 밀러와 트럼프는 동일인'이라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변인을 자칭했던 밀러와 전화 인터뷰를 했던 카스웰 기자는 당시 녹음내용을 트럼프가 사귀고 있던 마플이란 여성에게 들려줬더니 트럼프가 전화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여성은 트럼프가 몇 주 뒤 약혼을 발표했으면서도 "그녀에게 준 반지가 약혼을 의미한 게 아니었다"고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걸 듣곤 울고 말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1인 2역도 거침없이 해내는 희대의 사기꾼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인들은 그래도 그를 위대한 나라라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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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분석] ⑥ 트럼프의 ‘셀프 대변인’ 의혹은 사실?
    • 입력 2016-05-16 15:57:11
    • 수정2016-05-19 08:34:51
    취재K
트럼프는 스스로 본인의 대변인이라고 자작극을 벌인 것인가?

1991년 피플 잡지(People Magazine)의 전직 기자였던 수 카스웰이라는 여기자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의 언론담당 대변인이라고 자칭했던 '존 밀러'와 나눈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전화 통화는 1991년 4월 19일 애틀랜틱 시티 혹은 뉴저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기록돼있다.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존 밀러라는 자칭 트럼프 대변인은 마치 자신이 트럼프인 양 자세하고도 자신 있게 모든 내용을 설명했다. 의심을 품었는지 기자는 통화를 하다가 트럼프의 대변인 이름과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는 게 맞는지 경력을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존 밀러는 기자에게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하다가 기자가 이미 트럼프를 만난 적이 있다고 대답하자 놀란 듯이 "그를 만났느냐"고 되묻고는 트럼프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가 여자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고 그래서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결혼생활에 실패하면서 3명의 여자친구를 저글링을 하듯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트럼프의 대변인을 자칭한 존 밀러는 자신의 경력에 대해선 다른 회사 여러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14일 미국의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의 기자가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1991년 당시 트럼프 자신이 스스로 대변인 행세를 한 인터뷰에 관해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자신의 목소리 같지 않다고 말하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마크 피셔와 윌 홉슨, 두 기자는 "이 질문 끝에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전화가 그냥 끊어졌다"고 14일의 상황을 전했다.

두 기자는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고, 이에 전화를 받은 트럼프의 비서는 "금방 전화가 끊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트럼프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25년 전 자신이 트럼프의 대변인인 것처럼 가장해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변인’ 사칭 자화자찬 의혹

워싱턴포스트는 1991년 '피플 잡지'의 수 카스웰 기자가 트럼프의 사생활을 취재하기 위해 맨해튼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고, 전화 인터뷰 요청 5분 만에 존 밀러라는 대변인이 답신 전화를 했는데 이 밀러라는 사람이 트럼프 자신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14분 20초 분량의 당시 녹취록을 보면 밀러가 트럼프의 첫째 부인 이반나와의 12년에 걸친 결혼생활, 뉴욕 언론의 가십 면을 장식했던 유명 연예인들과의 염문 등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것으로 돼 있다.

"목소리의 톤이나 자신감에 넘친 말투 등 딱 듣기만 해도 단번에 트럼프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대변인을 가장해 자기 자랑을 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비판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혀 내 목소리 같지 않다. 내 목소리를 흉내 내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 이것도 그런 사기 중 하나로 보인다"고 일축했지만,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주요 언론은 음성분석 전문가까지 동원해 '존 밀러와 트럼프는 동일인'이라며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변인을 자칭했던 밀러와 전화 인터뷰를 했던 카스웰 기자는 당시 녹음내용을 트럼프가 사귀고 있던 마플이란 여성에게 들려줬더니 트럼프가 전화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여성은 트럼프가 몇 주 뒤 약혼을 발표했으면서도 "그녀에게 준 반지가 약혼을 의미한 게 아니었다"고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걸 듣곤 울고 말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1인 2역도 거침없이 해내는 희대의 사기꾼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인들은 그래도 그를 위대한 나라라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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