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살인 사건’을 ‘자연사’로…경찰의 ‘부실 수사’
입력 2016.05.26 (08:33)
수정 2016.05.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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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농촌 마을에 혼자 사는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일반적인 자연사로 처리했고, 유족들은 장례까지 치릅니다.
그런데, 숨진 노인은 자연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론 이웃에 사는 남성이 노인을 살해했던 건데요.
경찰은 살해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도 이를 보지도 않은 채 자연사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이 묻힐뻔한 겁니다.
심지어 사체 검안서조차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충북 증평군의 한 농가.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 A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건 지난 16일부터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일주일에 세 번씩 가는데 그러니까 16일이 가는 날이잖아요. 월요일 날 가니까 대문이 닫혔어요. 문 두드려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옆집에 가서 ”어째 저기 할머니는 안 계시네. 대문 닫혔네.”그러니까. “그 자손들이 일주일마다 오는데 모시고 갔나?” 그러고는 말았죠”
이웃 주민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갑자기 안 보여요. 그래서 어른들이 회관에 모여서 어른들끼리“아들네 집에 갔나? 병원을 갔나?” 막 이랬거든.”
그렇게 5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작 자식들은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찾아온 아들.
그런데 집에 들어가 보니 A씨는 이미 오래전에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딸이 이제 엄마한테 전화하니까 안 받아서 동생한테 어제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해서 와봤는가 봐요.”
천식 등 지병을 앓고 있던 80대 할머니의 죽음.
현장에 온 경찰은 단순 사망사건으로 결론 내립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나이, 연세 있지, 혈압도 약간 있으니까 단순히 너무 부패 됐으니까 누웠다가 자연사하셨다고 하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경찰 쪽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렇게 말을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슬픔에 빠진 가족들은 할머니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장례 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기 위해 집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돼 아들이 설치해 놓은 CCTV였습니다.
<녹취>마을 주민(음성변조):“깨 농사도 해놓으면 없어지고 고추장 항아리도 없어지고 그래서 그거(CCTV)를 (설치)했다 그러더라고.”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장례를 모시고 집에 와서 돌아가신 날짜가 어떻게 되나 워낙 부패가 심하니까 염을 못 했어요. 화장해서 모시고 제사 날짜 확실히 하려고 (봤죠.)시간 순이니까 계산하면 나오잖아요.”
그런데! CCTV를 확인한 가족들은 경악하고 맙니다.
A씨가 마당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잠시 뒤,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한 남성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립니다.
문이 잠긴 걸 확인한 남성은 담을 넘어 집안으로 침입하더니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반항하는 A씨를 번쩍 들어 폭행하기 시작하는 남성.
CCTV 속에는 한 남자가 할머니를 폭행한 뒤 살해하는 모습과 숨진 A씨를 추행까지 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유가족은 즉시 경찰에 해당 영상을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속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피의자는 이웃마을에 사는 50대 남성
술에 취해 할머니 집에 찾아간 남성은 B씨가 물을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정확한 범행 시기나 동기를 계속 추궁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살인과 사체 오욕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 동네 사는데 가끔 자전거 타고 다녀도 나는 그이가 그러리라고 생각도 못 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몇 번 이렇게 와서 쫓아내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래요.”
문제는, A씨의 시신일 발견되고 나서 경찰이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나왔을 때 유가족으로부터 경찰이 해당 CCTV 영상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검안 가기 전에 파일이 있으니까 CCTV 있으니까 파일을 빼서 확인하라고 줬대요. 큰 관심 없는 식으로 들고 다니다가 수첩에 넣었었나 봐요.”
경찰은 이 영상을 확인도 하지 않고 다시 유족에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쥐고도 살인 사건을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한 겁니다.
<녹취> 충북 괴산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 지병이 있고 병사 소견으로 사체 검안서를 발부했기 때문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가족들은 두 번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소름이 끼치고, 진짜 말도 못했죠. 전부 가족들 보고, 말을... 상상을 못 하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자 조용한 시골 마을도 공포와 분노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놀라고말고. 무섭고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자식한테 부담 안 주고 잘들 돌아가셨다고 그랬거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CCTV를) 가져갔는데 그것도 확인을 안 한 거야. 경찰이. 그리고 그냥 장례 치르고 이게 딱 넘어갔으면 큰일인 게 (범인이) 사람 죽이고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을 거 아니야.”
경찰의 수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직접 감찰에 나섰습니다.
<녹취> 충북 지방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본청 감찰에서 직접 괴산 경찰서 쪽으로 가셨다고....”
그런데 감찰팀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할머니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의사의 이름으로 검안서에 서명한 겁니다.
검안서에 적혀 있던 의사가 당시 휴일이라 응급실 당직 의사가 대신 검안하고 작성했던 겁니다.
검안도 허술하게 이뤄져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녹취>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첫 단계에서의 꼼꼼한 증거 수집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주 한계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 초동 수사는 그야말로 수사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기 때문에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 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힌 측면이 있고요.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서 실체적인 진실을 증명하기보다는 그냥 대강 처리하는 안이한 근무 태도도 숨겨진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A씨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청각 장애인으로 글도 쓰지 못하고 수화도 배우지 못해 경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사와 검안에 참여한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을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농촌 마을에 혼자 사는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일반적인 자연사로 처리했고, 유족들은 장례까지 치릅니다.
그런데, 숨진 노인은 자연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론 이웃에 사는 남성이 노인을 살해했던 건데요.
경찰은 살해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도 이를 보지도 않은 채 자연사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이 묻힐뻔한 겁니다.
심지어 사체 검안서조차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충북 증평군의 한 농가.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 A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건 지난 16일부터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일주일에 세 번씩 가는데 그러니까 16일이 가는 날이잖아요. 월요일 날 가니까 대문이 닫혔어요. 문 두드려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옆집에 가서 ”어째 저기 할머니는 안 계시네. 대문 닫혔네.”그러니까. “그 자손들이 일주일마다 오는데 모시고 갔나?” 그러고는 말았죠”
이웃 주민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갑자기 안 보여요. 그래서 어른들이 회관에 모여서 어른들끼리“아들네 집에 갔나? 병원을 갔나?” 막 이랬거든.”
그렇게 5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작 자식들은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찾아온 아들.
그런데 집에 들어가 보니 A씨는 이미 오래전에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딸이 이제 엄마한테 전화하니까 안 받아서 동생한테 어제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해서 와봤는가 봐요.”
천식 등 지병을 앓고 있던 80대 할머니의 죽음.
현장에 온 경찰은 단순 사망사건으로 결론 내립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나이, 연세 있지, 혈압도 약간 있으니까 단순히 너무 부패 됐으니까 누웠다가 자연사하셨다고 하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경찰 쪽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렇게 말을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슬픔에 빠진 가족들은 할머니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장례 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기 위해 집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돼 아들이 설치해 놓은 CCTV였습니다.
<녹취>마을 주민(음성변조):“깨 농사도 해놓으면 없어지고 고추장 항아리도 없어지고 그래서 그거(CCTV)를 (설치)했다 그러더라고.”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장례를 모시고 집에 와서 돌아가신 날짜가 어떻게 되나 워낙 부패가 심하니까 염을 못 했어요. 화장해서 모시고 제사 날짜 확실히 하려고 (봤죠.)시간 순이니까 계산하면 나오잖아요.”
그런데! CCTV를 확인한 가족들은 경악하고 맙니다.
A씨가 마당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잠시 뒤,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한 남성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립니다.
문이 잠긴 걸 확인한 남성은 담을 넘어 집안으로 침입하더니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반항하는 A씨를 번쩍 들어 폭행하기 시작하는 남성.
CCTV 속에는 한 남자가 할머니를 폭행한 뒤 살해하는 모습과 숨진 A씨를 추행까지 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유가족은 즉시 경찰에 해당 영상을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속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피의자는 이웃마을에 사는 50대 남성
술에 취해 할머니 집에 찾아간 남성은 B씨가 물을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정확한 범행 시기나 동기를 계속 추궁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살인과 사체 오욕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 동네 사는데 가끔 자전거 타고 다녀도 나는 그이가 그러리라고 생각도 못 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몇 번 이렇게 와서 쫓아내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래요.”
문제는, A씨의 시신일 발견되고 나서 경찰이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나왔을 때 유가족으로부터 경찰이 해당 CCTV 영상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검안 가기 전에 파일이 있으니까 CCTV 있으니까 파일을 빼서 확인하라고 줬대요. 큰 관심 없는 식으로 들고 다니다가 수첩에 넣었었나 봐요.”
경찰은 이 영상을 확인도 하지 않고 다시 유족에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쥐고도 살인 사건을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한 겁니다.
<녹취> 충북 괴산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 지병이 있고 병사 소견으로 사체 검안서를 발부했기 때문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가족들은 두 번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소름이 끼치고, 진짜 말도 못했죠. 전부 가족들 보고, 말을... 상상을 못 하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자 조용한 시골 마을도 공포와 분노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놀라고말고. 무섭고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자식한테 부담 안 주고 잘들 돌아가셨다고 그랬거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CCTV를) 가져갔는데 그것도 확인을 안 한 거야. 경찰이. 그리고 그냥 장례 치르고 이게 딱 넘어갔으면 큰일인 게 (범인이) 사람 죽이고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을 거 아니야.”
경찰의 수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직접 감찰에 나섰습니다.
<녹취> 충북 지방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본청 감찰에서 직접 괴산 경찰서 쪽으로 가셨다고....”
그런데 감찰팀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할머니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의사의 이름으로 검안서에 서명한 겁니다.
검안서에 적혀 있던 의사가 당시 휴일이라 응급실 당직 의사가 대신 검안하고 작성했던 겁니다.
검안도 허술하게 이뤄져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녹취>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첫 단계에서의 꼼꼼한 증거 수집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주 한계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 초동 수사는 그야말로 수사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기 때문에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 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힌 측면이 있고요.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서 실체적인 진실을 증명하기보다는 그냥 대강 처리하는 안이한 근무 태도도 숨겨진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A씨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청각 장애인으로 글도 쓰지 못하고 수화도 배우지 못해 경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사와 검안에 참여한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을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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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5-26 08:34:06
- 수정2016-05-26 09:10:47
<기자 멘트>
농촌 마을에 혼자 사는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일반적인 자연사로 처리했고, 유족들은 장례까지 치릅니다.
그런데, 숨진 노인은 자연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론 이웃에 사는 남성이 노인을 살해했던 건데요.
경찰은 살해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도 이를 보지도 않은 채 자연사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이 묻힐뻔한 겁니다.
심지어 사체 검안서조차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충북 증평군의 한 농가.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 A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건 지난 16일부터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일주일에 세 번씩 가는데 그러니까 16일이 가는 날이잖아요. 월요일 날 가니까 대문이 닫혔어요. 문 두드려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옆집에 가서 ”어째 저기 할머니는 안 계시네. 대문 닫혔네.”그러니까. “그 자손들이 일주일마다 오는데 모시고 갔나?” 그러고는 말았죠”
이웃 주민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갑자기 안 보여요. 그래서 어른들이 회관에 모여서 어른들끼리“아들네 집에 갔나? 병원을 갔나?” 막 이랬거든.”
그렇게 5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작 자식들은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찾아온 아들.
그런데 집에 들어가 보니 A씨는 이미 오래전에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딸이 이제 엄마한테 전화하니까 안 받아서 동생한테 어제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해서 와봤는가 봐요.”
천식 등 지병을 앓고 있던 80대 할머니의 죽음.
현장에 온 경찰은 단순 사망사건으로 결론 내립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나이, 연세 있지, 혈압도 약간 있으니까 단순히 너무 부패 됐으니까 누웠다가 자연사하셨다고 하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경찰 쪽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렇게 말을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슬픔에 빠진 가족들은 할머니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장례 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기 위해 집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돼 아들이 설치해 놓은 CCTV였습니다.
<녹취>마을 주민(음성변조):“깨 농사도 해놓으면 없어지고 고추장 항아리도 없어지고 그래서 그거(CCTV)를 (설치)했다 그러더라고.”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장례를 모시고 집에 와서 돌아가신 날짜가 어떻게 되나 워낙 부패가 심하니까 염을 못 했어요. 화장해서 모시고 제사 날짜 확실히 하려고 (봤죠.)시간 순이니까 계산하면 나오잖아요.”
그런데! CCTV를 확인한 가족들은 경악하고 맙니다.
A씨가 마당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잠시 뒤,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한 남성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립니다.
문이 잠긴 걸 확인한 남성은 담을 넘어 집안으로 침입하더니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반항하는 A씨를 번쩍 들어 폭행하기 시작하는 남성.
CCTV 속에는 한 남자가 할머니를 폭행한 뒤 살해하는 모습과 숨진 A씨를 추행까지 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유가족은 즉시 경찰에 해당 영상을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속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피의자는 이웃마을에 사는 50대 남성
술에 취해 할머니 집에 찾아간 남성은 B씨가 물을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정확한 범행 시기나 동기를 계속 추궁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살인과 사체 오욕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 동네 사는데 가끔 자전거 타고 다녀도 나는 그이가 그러리라고 생각도 못 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몇 번 이렇게 와서 쫓아내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래요.”
문제는, A씨의 시신일 발견되고 나서 경찰이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나왔을 때 유가족으로부터 경찰이 해당 CCTV 영상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검안 가기 전에 파일이 있으니까 CCTV 있으니까 파일을 빼서 확인하라고 줬대요. 큰 관심 없는 식으로 들고 다니다가 수첩에 넣었었나 봐요.”
경찰은 이 영상을 확인도 하지 않고 다시 유족에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쥐고도 살인 사건을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한 겁니다.
<녹취> 충북 괴산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 지병이 있고 병사 소견으로 사체 검안서를 발부했기 때문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가족들은 두 번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소름이 끼치고, 진짜 말도 못했죠. 전부 가족들 보고, 말을... 상상을 못 하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자 조용한 시골 마을도 공포와 분노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놀라고말고. 무섭고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자식한테 부담 안 주고 잘들 돌아가셨다고 그랬거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CCTV를) 가져갔는데 그것도 확인을 안 한 거야. 경찰이. 그리고 그냥 장례 치르고 이게 딱 넘어갔으면 큰일인 게 (범인이) 사람 죽이고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을 거 아니야.”
경찰의 수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직접 감찰에 나섰습니다.
<녹취> 충북 지방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본청 감찰에서 직접 괴산 경찰서 쪽으로 가셨다고....”
그런데 감찰팀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할머니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의사의 이름으로 검안서에 서명한 겁니다.
검안서에 적혀 있던 의사가 당시 휴일이라 응급실 당직 의사가 대신 검안하고 작성했던 겁니다.
검안도 허술하게 이뤄져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녹취>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첫 단계에서의 꼼꼼한 증거 수집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주 한계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 초동 수사는 그야말로 수사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기 때문에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 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힌 측면이 있고요.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서 실체적인 진실을 증명하기보다는 그냥 대강 처리하는 안이한 근무 태도도 숨겨진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A씨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청각 장애인으로 글도 쓰지 못하고 수화도 배우지 못해 경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사와 검안에 참여한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을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농촌 마을에 혼자 사는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일반적인 자연사로 처리했고, 유족들은 장례까지 치릅니다.
그런데, 숨진 노인은 자연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론 이웃에 사는 남성이 노인을 살해했던 건데요.
경찰은 살해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도 이를 보지도 않은 채 자연사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이 묻힐뻔한 겁니다.
심지어 사체 검안서조차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충북 증평군의 한 농가.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 A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건 지난 16일부터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일주일에 세 번씩 가는데 그러니까 16일이 가는 날이잖아요. 월요일 날 가니까 대문이 닫혔어요. 문 두드려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옆집에 가서 ”어째 저기 할머니는 안 계시네. 대문 닫혔네.”그러니까. “그 자손들이 일주일마다 오는데 모시고 갔나?” 그러고는 말았죠”
이웃 주민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갑자기 안 보여요. 그래서 어른들이 회관에 모여서 어른들끼리“아들네 집에 갔나? 병원을 갔나?” 막 이랬거든.”
그렇게 5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작 자식들은 어머니가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찾아온 아들.
그런데 집에 들어가 보니 A씨는 이미 오래전에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딸이 이제 엄마한테 전화하니까 안 받아서 동생한테 어제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해서 와봤는가 봐요.”
천식 등 지병을 앓고 있던 80대 할머니의 죽음.
현장에 온 경찰은 단순 사망사건으로 결론 내립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나이, 연세 있지, 혈압도 약간 있으니까 단순히 너무 부패 됐으니까 누웠다가 자연사하셨다고 하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경찰 쪽에서도 그런 식으로 그렇게 말을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슬픔에 빠진 가족들은 할머니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장례 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정확한 날짜를 알아보기 위해 집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돼 아들이 설치해 놓은 CCTV였습니다.
<녹취>마을 주민(음성변조):“깨 농사도 해놓으면 없어지고 고추장 항아리도 없어지고 그래서 그거(CCTV)를 (설치)했다 그러더라고.”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장례를 모시고 집에 와서 돌아가신 날짜가 어떻게 되나 워낙 부패가 심하니까 염을 못 했어요. 화장해서 모시고 제사 날짜 확실히 하려고 (봤죠.)시간 순이니까 계산하면 나오잖아요.”
그런데! CCTV를 확인한 가족들은 경악하고 맙니다.
A씨가 마당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잠시 뒤,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한 남성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립니다.
문이 잠긴 걸 확인한 남성은 담을 넘어 집안으로 침입하더니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반항하는 A씨를 번쩍 들어 폭행하기 시작하는 남성.
CCTV 속에는 한 남자가 할머니를 폭행한 뒤 살해하는 모습과 숨진 A씨를 추행까지 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유가족은 즉시 경찰에 해당 영상을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속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피의자는 이웃마을에 사는 50대 남성
술에 취해 할머니 집에 찾아간 남성은 B씨가 물을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정확한 범행 시기나 동기를 계속 추궁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살인과 사체 오욕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 동네 사는데 가끔 자전거 타고 다녀도 나는 그이가 그러리라고 생각도 못 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몇 번 이렇게 와서 쫓아내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래요.”
문제는, A씨의 시신일 발견되고 나서 경찰이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나왔을 때 유가족으로부터 경찰이 해당 CCTV 영상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검안 가기 전에 파일이 있으니까 CCTV 있으니까 파일을 빼서 확인하라고 줬대요. 큰 관심 없는 식으로 들고 다니다가 수첩에 넣었었나 봐요.”
경찰은 이 영상을 확인도 하지 않고 다시 유족에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쥐고도 살인 사건을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한 겁니다.
<녹취> 충북 괴산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 지병이 있고 병사 소견으로 사체 검안서를 발부했기 때문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로 인해 가족들은 두 번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소름이 끼치고, 진짜 말도 못했죠. 전부 가족들 보고, 말을... 상상을 못 하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자 조용한 시골 마을도 공포와 분노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놀라고말고. 무섭고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자식한테 부담 안 주고 잘들 돌아가셨다고 그랬거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CCTV를) 가져갔는데 그것도 확인을 안 한 거야. 경찰이. 그리고 그냥 장례 치르고 이게 딱 넘어갔으면 큰일인 게 (범인이) 사람 죽이고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을 거 아니야.”
경찰의 수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직접 감찰에 나섰습니다.
<녹취> 충북 지방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본청 감찰에서 직접 괴산 경찰서 쪽으로 가셨다고....”
그런데 감찰팀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할머니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의사의 이름으로 검안서에 서명한 겁니다.
검안서에 적혀 있던 의사가 당시 휴일이라 응급실 당직 의사가 대신 검안하고 작성했던 겁니다.
검안도 허술하게 이뤄져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녹취>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첫 단계에서의 꼼꼼한 증거 수집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주 한계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 초동 수사는 그야말로 수사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기 때문에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 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힌 측면이 있고요.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서 실체적인 진실을 증명하기보다는 그냥 대강 처리하는 안이한 근무 태도도 숨겨진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A씨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청각 장애인으로 글도 쓰지 못하고 수화도 배우지 못해 경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사와 검안에 참여한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을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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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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