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지 못한 컵라면…‘19살 청년’ 추모 물결

입력 2016.05.30 (21:08) 수정 2016.05.3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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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한, 19살 청년의 죽음이 우리사회를 숙연케 하고 있습니다.

건실했던 젊은이는 유품으로 컵라면 하나를 남겼는데 안타까운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슬픔을 더하게 합니다.

임명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관 기사] ☞ [뉴스9] [앵커&리포트] 스크린도어 안전기준 ‘미비’…오작동 ‘빈번’

19살 김 모 군이 참사를 당한 사고 현장,.

사회초년생의 안타까운 죽음은 퇴근길 지하철 이용객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미안하다는 사과부터 행복을 비는 소망까지, 스크린도어 앞에는 차곡차곡 추모의 글이 나붙습니다.

<녹취> 박병수(서울시 성동구) : "사회구조 자체가 사람을 소모품 취급하는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너 말고도 할 사람 많다 이런 거 있잖아요."

전동차 기관사가 꿈이었던 청년은 스크린도어 수리 도구와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겼습니다.

바쁜 작업 중에 챙겨 먹으려다 끝내 뜯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녹취> 故 김 군 아버지 : "평상시에도 늦게오면 밥을 한 끼도 못 먹을 때가 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 컵라면조차 못 먹었다는 거 아녜요."

지난해 10월 취직한 뒤 매일 녹초가 돼 돌아와도 웃음을 잃지 않던 아들.

월급 144만 원을 받아 적금을 뺀 나머지를 생활비로 챙겨주던 아들 생각에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녹취> 故 김 군 어머니 : "많이 써보지도 못하고 5개월 저축하고 엄마 생활비 쓰라고 줬는데 왜 저축을 했냐고 나한테..."

유족들은 서울메트로 측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용역업체측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며 아직 김 군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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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뜯지 못한 컵라면…‘19살 청년’ 추모 물결
    • 입력 2016-05-30 21:10:10
    • 수정2016-05-30 22:41:27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주말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한, 19살 청년의 죽음이 우리사회를 숙연케 하고 있습니다. 건실했던 젊은이는 유품으로 컵라면 하나를 남겼는데 안타까운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슬픔을 더하게 합니다. 임명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관 기사] ☞ [뉴스9] [앵커&리포트] 스크린도어 안전기준 ‘미비’…오작동 ‘빈번’ 19살 김 모 군이 참사를 당한 사고 현장,. 사회초년생의 안타까운 죽음은 퇴근길 지하철 이용객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미안하다는 사과부터 행복을 비는 소망까지, 스크린도어 앞에는 차곡차곡 추모의 글이 나붙습니다. <녹취> 박병수(서울시 성동구) : "사회구조 자체가 사람을 소모품 취급하는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너 말고도 할 사람 많다 이런 거 있잖아요." 전동차 기관사가 꿈이었던 청년은 스크린도어 수리 도구와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겼습니다. 바쁜 작업 중에 챙겨 먹으려다 끝내 뜯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녹취> 故 김 군 아버지 : "평상시에도 늦게오면 밥을 한 끼도 못 먹을 때가 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 컵라면조차 못 먹었다는 거 아녜요." 지난해 10월 취직한 뒤 매일 녹초가 돼 돌아와도 웃음을 잃지 않던 아들. 월급 144만 원을 받아 적금을 뺀 나머지를 생활비로 챙겨주던 아들 생각에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녹취> 故 김 군 어머니 : "많이 써보지도 못하고 5개월 저축하고 엄마 생활비 쓰라고 줬는데 왜 저축을 했냐고 나한테..." 유족들은 서울메트로 측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용역업체측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며 아직 김 군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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