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총리 관저 지시로 멜트다운 은폐”

입력 2016.06.18 (06:38) 수정 2016.06.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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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총리 관저의 지시를 받아 위급한 실상을 숨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책임 소재는 확실하게 밝히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도쿄 윤석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3월 14일, 지진 해일이 덮친 후쿠시마 원전에선 냉각기능 상실로 원자로 내부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날 급히 기자회견에 나선 도쿄전력 부사장이 멜트다운 위험을 설명하려는 순간, 홍보 담당자의 메모를 받고 말을 바꿉니다.

<녹취> 무토(당시 도쿄전력 부사장/2011년 3월 14일 기자회견) : "현시점에선 원자로 내부 핵연료가 어떤 상황인지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후 5년만에 검증위원회 조사결과 당시 메모는 총리관저의 지시를 받은 도쿄전력 사장이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다나카(제3자 검증위원회 대표) : "당시 도쿄전력 사장이 총리관저로부터 멜트다운(노심용융)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멜트다운 상태를 판단할 사내 기준이 없어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변명해왔습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2월 허위로 밝혀졌고 이번엔 일본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 은폐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바바(후쿠시마현 나미에마치 촌장) : "5년이 지나 이런 식으로 사실이 드러나다니 도쿄전력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구체적으로 총리관저 누가 지시했는지 밝히지 못했고, 당시 책임자들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사안의 실체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윤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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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원전 “총리 관저 지시로 멜트다운 은폐”
    • 입력 2016-06-18 06:44:07
    • 수정2016-06-18 08:06:00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총리 관저의 지시를 받아 위급한 실상을 숨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책임 소재는 확실하게 밝히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도쿄 윤석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3월 14일, 지진 해일이 덮친 후쿠시마 원전에선 냉각기능 상실로 원자로 내부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날 급히 기자회견에 나선 도쿄전력 부사장이 멜트다운 위험을 설명하려는 순간, 홍보 담당자의 메모를 받고 말을 바꿉니다.

<녹취> 무토(당시 도쿄전력 부사장/2011년 3월 14일 기자회견) : "현시점에선 원자로 내부 핵연료가 어떤 상황인지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후 5년만에 검증위원회 조사결과 당시 메모는 총리관저의 지시를 받은 도쿄전력 사장이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다나카(제3자 검증위원회 대표) : "당시 도쿄전력 사장이 총리관저로부터 멜트다운(노심용융)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멜트다운 상태를 판단할 사내 기준이 없어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변명해왔습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2월 허위로 밝혀졌고 이번엔 일본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 은폐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바바(후쿠시마현 나미에마치 촌장) : "5년이 지나 이런 식으로 사실이 드러나다니 도쿄전력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구체적으로 총리관저 누가 지시했는지 밝히지 못했고, 당시 책임자들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사안의 실체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윤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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