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의 전투 기록장’에 死地로 내몰리는 北주민

입력 2016.07.02 (21:23) 수정 2016.07.0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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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기 위한 속도전에 ‘충정의 전투 기록장’이라는 장부를 동원해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실적과 평가가 고스란히 적히는 이 기록장 때문에 부상자들까지 어쩔 수 없이 속도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 수백 미터 갱도에서 석탄을 캐는 속도전 돌격대원들...

<녹취> "김정은 동지 만세!"

무너질 위험이 큰 갱도 안에 찬양 문구까지 새겨가며 초과 달성한 목표량이 충정의 전투 기록장에 기록됐다고 선전합니다.

<녹취> "전투 목표보다 10여만 톤의 석탄을 증산, 자랑찬 성과를 안고..."

어로 전투하다 배가 침몰하는 와중에도 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훼손하지 않은 사실이 기록된 선장은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목표량에서 실적과 평가까지 속도전 관련 내용이 모두 쓰여진 이른바 '충정의 전투 기록장'이 상부로 보고되기 때문입니다.

<녹취> "월별, 주별, 일별에 따르는 단계별 목표 수행을 위한 작전이 (하달됐습니다.)"

다치거나 아파도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혹독한 평가를 받을까 두려워, 목숨을 걸고 나서거나 심지어 뇌물을 바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한 작업일지가 아니라 강력한 주민통제수단인 셈입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실장) : "물자 증대 운동의 차원일 수도 있지만, 사상적 해이를 방지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모으는 (목적입니다.)"

대북 제재에 속도전에 나선 북한이 충정의 전투 기록장을 이용해 주민들을 쥐어짜며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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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정의 전투 기록장’에 死地로 내몰리는 北주민
    • 입력 2016-07-02 21:27:14
    • 수정2016-07-02 22: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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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기 위한 속도전에 ‘충정의 전투 기록장’이라는 장부를 동원해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실적과 평가가 고스란히 적히는 이 기록장 때문에 부상자들까지 어쩔 수 없이 속도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 수백 미터 갱도에서 석탄을 캐는 속도전 돌격대원들...

<녹취> "김정은 동지 만세!"

무너질 위험이 큰 갱도 안에 찬양 문구까지 새겨가며 초과 달성한 목표량이 충정의 전투 기록장에 기록됐다고 선전합니다.

<녹취> "전투 목표보다 10여만 톤의 석탄을 증산, 자랑찬 성과를 안고..."

어로 전투하다 배가 침몰하는 와중에도 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훼손하지 않은 사실이 기록된 선장은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목표량에서 실적과 평가까지 속도전 관련 내용이 모두 쓰여진 이른바 '충정의 전투 기록장'이 상부로 보고되기 때문입니다.

<녹취> "월별, 주별, 일별에 따르는 단계별 목표 수행을 위한 작전이 (하달됐습니다.)"

다치거나 아파도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혹독한 평가를 받을까 두려워, 목숨을 걸고 나서거나 심지어 뇌물을 바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한 작업일지가 아니라 강력한 주민통제수단인 셈입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실장) : "물자 증대 운동의 차원일 수도 있지만, 사상적 해이를 방지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모으는 (목적입니다.)"

대북 제재에 속도전에 나선 북한이 충정의 전투 기록장을 이용해 주민들을 쥐어짜며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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