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러시아, 조직적 도핑”…올림픽 퇴출 위기

입력 2016.07.22 (21:28) 수정 2016.07.22 (21: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금지약물, 즉 도핑 스캔들에 휩싸인 러시아가 리우 올림픽에서 퇴출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CAS가 러시아 육상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신바예바 등 러시아 육상 스타들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볼 수 없게 됐는데요.

문제는 육상뿐 아니라 전 종목 도핑에 러시아정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짙어 러시아 선수단 전체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인 점입니다.

그렇다면 러시아 정부는 대체 어떤 방법으로 도핑을 지휘해 온 것일까요?

박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국가 차원 조직적 도핑 의혹▼

<리포트>

러시아 정부까지 가담한 도핑은 2014년 12월 독일의 공영방송 ARD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녹취> 율리아 스테파노바(前 러시아 육상 국가대표) : "(러시아 육상) 관계자가 약을 건넸는데 대부분이 금지 약물이었습니다. 다들 이렇게 준비한다며 안심시켰는데 너무 두려웠어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한 세계반도핑기구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의 광범위한 도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옛 KGB 요원까지 동원된 도핑 수법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귀부인'이라 불리는 약물을 탄 칵테일을 마신 선수가 경기를 뛰고 제출한 소변 샘플을 기관 요원이 배관공으로 위장 잠입한 뒤 미리 채취해 깨끗한 소변 샘플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즉각 러시아 육상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고, 이에 반발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와 육상 선수 68명이 지난 4일 스포츠 중재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기각됐습니다.

<녹취> 마티유 리브(스포츠중재재판소 사무총장) :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됐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러시아는 홈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조직적인 도핑을 했음이 드러나고 있어 IOC가 선수단 전수 조사를 할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피겨선수들까지 연루됐을 경우, 은메달을 딴 김연아에게 금메달이 승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림픽 정신을 저버린 러시아는 결국 국제스포츠계에서 고립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박선우입니다.

▼스타들 죽음까지 이른 약물 사용 사례▼

<기자 멘트>

<녹취> "1위 벤 존슨, 9초 79 세계 신기록"

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남자 100m에서 9초 79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벤 존슨 기억하실겁니다.

하지만 벤 존슨은 도핑 검사 결과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 역시 끊임없이 도핑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서울 올림픽 이후 10년이지나 조이너는 불과 39살의 나이에 자택에서 숨졌는데, 악물 후유증 때문이란 설이 파다했습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적발된 추가 도핑자만 31명에 이르고, 런던 올림픽 때도 23명에 달하는 등 도핑의 그림자는 깊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실제 68년 IOC가 첫 도핑 검사를 실시한 이후에도, 육상과 사이클 등 여러 종목 선수들이 20~30대의 나이에 돌연사 한 사실이 보고돼 왔습니다.

최근엔,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 마저 적발돼 사실상 선수생명을 마감했는데요.

이제는 일반적인 도핑을 넘어, 뇌에 전기 자극을 줘 운동 성과를 높이는 브레인 도핑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뿌리뽑기 힘든 도핑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 IOC는 조직적인 도핑이 의심되는 러시아 선수단 전체에 대한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 안을 놓고, 모레(24일) 집행위원회를 엽니다.

만약 스포츠강국 러시아가 올림픽에 못나올 경우,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체 메달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될텐데요.

이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없는 리우 올림픽…메달 레이스 영향은▼

<리포트>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불참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관심은 리듬체조에 쏠립니다.

사실상 1, 2위를 예약한 러시아의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빠질 경우 현실적으로 3위가 목표인 손연재는 최소 동메달에서 은메달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한 체급을 올린 레슬링의 간판 김현우도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블라소프가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현우(레슬링 국가대표) : "러시아 선수가 현재 세계랭킹 1위고, 그 선수가 가장 강력한 선수죠."

여자 핸드볼도 예선 1차전에서 강호 러시아를 피할 수 있게되면 메달권 진입에 유리할 전망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러시아는 우리의 전략 종목인 유도와 레슬링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불참 여부는 우리의 성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러시아가 강세인 육상과 체조 등의 금메달을 어느 나라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순위 경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세계 스포츠계는 이번 주말 발표될 예정인 IOC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진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러시아, 조직적 도핑”…올림픽 퇴출 위기
    • 입력 2016-07-22 21:34:57
    • 수정2016-07-22 21:45:45
    뉴스 9
<앵커 멘트>

금지약물, 즉 도핑 스캔들에 휩싸인 러시아가 리우 올림픽에서 퇴출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CAS가 러시아 육상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신바예바 등 러시아 육상 스타들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볼 수 없게 됐는데요.

문제는 육상뿐 아니라 전 종목 도핑에 러시아정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짙어 러시아 선수단 전체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인 점입니다.

그렇다면 러시아 정부는 대체 어떤 방법으로 도핑을 지휘해 온 것일까요?

박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국가 차원 조직적 도핑 의혹▼

<리포트>

러시아 정부까지 가담한 도핑은 2014년 12월 독일의 공영방송 ARD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녹취> 율리아 스테파노바(前 러시아 육상 국가대표) : "(러시아 육상) 관계자가 약을 건넸는데 대부분이 금지 약물이었습니다. 다들 이렇게 준비한다며 안심시켰는데 너무 두려웠어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한 세계반도핑기구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의 광범위한 도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옛 KGB 요원까지 동원된 도핑 수법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귀부인'이라 불리는 약물을 탄 칵테일을 마신 선수가 경기를 뛰고 제출한 소변 샘플을 기관 요원이 배관공으로 위장 잠입한 뒤 미리 채취해 깨끗한 소변 샘플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즉각 러시아 육상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고, 이에 반발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와 육상 선수 68명이 지난 4일 스포츠 중재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기각됐습니다.

<녹취> 마티유 리브(스포츠중재재판소 사무총장) :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됐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러시아는 홈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조직적인 도핑을 했음이 드러나고 있어 IOC가 선수단 전수 조사를 할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피겨선수들까지 연루됐을 경우, 은메달을 딴 김연아에게 금메달이 승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림픽 정신을 저버린 러시아는 결국 국제스포츠계에서 고립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박선우입니다.

▼스타들 죽음까지 이른 약물 사용 사례▼

<기자 멘트>

<녹취> "1위 벤 존슨, 9초 79 세계 신기록"

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남자 100m에서 9초 79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벤 존슨 기억하실겁니다.

하지만 벤 존슨은 도핑 검사 결과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 역시 끊임없이 도핑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서울 올림픽 이후 10년이지나 조이너는 불과 39살의 나이에 자택에서 숨졌는데, 악물 후유증 때문이란 설이 파다했습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적발된 추가 도핑자만 31명에 이르고, 런던 올림픽 때도 23명에 달하는 등 도핑의 그림자는 깊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실제 68년 IOC가 첫 도핑 검사를 실시한 이후에도, 육상과 사이클 등 여러 종목 선수들이 20~30대의 나이에 돌연사 한 사실이 보고돼 왔습니다.

최근엔,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 마저 적발돼 사실상 선수생명을 마감했는데요.

이제는 일반적인 도핑을 넘어, 뇌에 전기 자극을 줘 운동 성과를 높이는 브레인 도핑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뿌리뽑기 힘든 도핑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 IOC는 조직적인 도핑이 의심되는 러시아 선수단 전체에 대한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 안을 놓고, 모레(24일) 집행위원회를 엽니다.

만약 스포츠강국 러시아가 올림픽에 못나올 경우,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체 메달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될텐데요.

이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없는 리우 올림픽…메달 레이스 영향은▼

<리포트>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불참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관심은 리듬체조에 쏠립니다.

사실상 1, 2위를 예약한 러시아의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빠질 경우 현실적으로 3위가 목표인 손연재는 최소 동메달에서 은메달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한 체급을 올린 레슬링의 간판 김현우도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블라소프가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현우(레슬링 국가대표) : "러시아 선수가 현재 세계랭킹 1위고, 그 선수가 가장 강력한 선수죠."

여자 핸드볼도 예선 1차전에서 강호 러시아를 피할 수 있게되면 메달권 진입에 유리할 전망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러시아는 우리의 전략 종목인 유도와 레슬링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불참 여부는 우리의 성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러시아가 강세인 육상과 체조 등의 금메달을 어느 나라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순위 경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세계 스포츠계는 이번 주말 발표될 예정인 IOC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진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