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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재단’ 출범 앞뒀지만…日 10억 엔은 ‘깜깜’
입력 2016.07.24 (17:47) 취재K
지난해 12월 발표됐던 한일 간 위안부 합의의 후속조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이 오는 27일 쯤 공식 발족한다. 이름은 '화해와 치유 재단'.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업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링크]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발표 내용(2015.12.28)

재단 설립은 한일 간 위안부 관련 합의 사항 중 가장 먼저 가시적으로 이행되는 사업이다. 지난 5월,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설립되고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으로 정해진 지 약 2달 만에 공식 출범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재단 설립을둘러싼 국내외 갈등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위안부 할머니들은 재단 설립 자체에 반대하고 있고, 일본 정부가 출연하기로 한 예산 10억 엔을 언제 지불할지도 미정 상태다.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첫 회의. 김태현 위원장(왼쪽)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첫 회의. 김태현 위원장(왼쪽)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日 정부 10억 엔 출연 계획은 '아직'?

양국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면 자금은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지원하게 돼 있다. 지난 5월 재단 설립준비위 출범 당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관방부장관은 10억 엔을 출연하는 시점에 관해 "재단 설립 시기를 비롯한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아 돈을 내는 시점은 구체적으로 답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재단 설립을 코앞에 둔 현 시점까지도 일본 정부는 출연 예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합의 이행을 뒤로 한 채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계속 문제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월, 아베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소녀상 이전과 위안부 지원재단 설립이 패키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하기우다 부장관은 "(재단이 설립돼) 설립 기념식을 하는 날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거기서 집회를 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6월 8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서 열린 1234차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지난 6월 8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서 열린 1234차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관기사] 日 집권당 의원들, "소녀상 철거 전에 10억 엔 내선 안 돼" (2016.6.1)
[연관기사] 소녀상에 민감한 일본, 재단과 소녀상 맞교환? (2016.4.8)

합의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일본 집권세력의 태도 역시 피해자들이 재단 설립에 대한 반감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아베 총리 발언에 이어 2월에는 유엔에서도 강제 연행 사실을 부정했다.

지난 6월에는 일본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선거 공약으로 독도와 군위안부 관련 조사연구기관을 신설할 것을 내세우기도 했다. 공약집은 "전후 보상에 대한 재판과 위안부 문제의 언설 등에 있어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부당한 주장이 공공연해져 일본의 명예를 현저히 손상하고 있다"며 "새 기관의 연구를 통해 적확한 반론과 반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위안부 강제성에 대한 부정을 강화할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

[연관기사] 합의 뒤에도 日 “위안부 강제연행 없다”…왜 반복되나? (2016.1.20)

피해자 할머니들 "재단 인정 못 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외교부는 여러 차례 위안부 피해자들을 개별 접촉해 합의 결과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해 왔다. 지난 2월에는 "20여 명의 피해자들을 접촉한 결과 14명이 합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4명은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5월에 재단 설립준비위원장으로 취임한 김태현 위원장도 개별 거주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관기사] 김태현 위원장(일본군 위안부재단 설립 준비위원회) 인터뷰(2016.6.2)

하지만 합의 직후부터 합의 내용에 관한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던 일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1일, 이용수,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과 위안부 시설 단체, 최성 고양시장,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위안부 특별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정부의 피해자 추도를 위한 정부 지원 및 추모시설 설치비용 추가 지원, 피해자 기림일 지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대부분 '화해-치유 재단'의 설립 목적과 겹치는 내용들로 재단이 하겠다는 사업을 정부가 법적 토대에서 대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기자회견에서 "재단은 필요없다. 공식적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1일 오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위안부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이날 최성 고양시장 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위안부특별법’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21일 오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위안부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이날 최성 고양시장 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위안부특별법’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다운받기] '위안부 특별법' 입법 청원서 전문 (2016.7.21)

합의 내용에 반대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간 국내외에서 재단 설립과 합의 내용에 반대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일본 도쿄와 미국 등을 방문해 강연과 증언회를 갖기도 하고 위안부 합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헌법 소원을 내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이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재단 설립 추진에 맞춰 별도의 '정의기억재단'도 설립했다. 이들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재단 설립 형태가 아닌 법적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10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의 영정을 앞에 둔 채 집회를 하고 있다.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10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의 영정을 앞에 둔 채 집회를 하고 있다.

향후 재단이 실시할 사업의 성격을 놓고 한일 간 이견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사과와 책임 인정을 한 만큼 일본이 출연할 10억 엔에 사실상 배상의 성격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측은 거출하는 기금이 '배상' 성격으로 해석되는 것을 꺼리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모 사업 등의 세부 계획을 놓고 양국 간 견해가 다를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합의 당시 46명이었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지금은 40명으로 줄었다.

  • ‘위안부 재단’ 출범 앞뒀지만…日 10억 엔은 ‘깜깜’
    • 입력 2016-07-24 17:47:15
    취재K
지난해 12월 발표됐던 한일 간 위안부 합의의 후속조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이 오는 27일 쯤 공식 발족한다. 이름은 '화해와 치유 재단'.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업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링크]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발표 내용(2015.12.28)

재단 설립은 한일 간 위안부 관련 합의 사항 중 가장 먼저 가시적으로 이행되는 사업이다. 지난 5월,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설립되고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으로 정해진 지 약 2달 만에 공식 출범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재단 설립을둘러싼 국내외 갈등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위안부 할머니들은 재단 설립 자체에 반대하고 있고, 일본 정부가 출연하기로 한 예산 10억 엔을 언제 지불할지도 미정 상태다.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첫 회의. 김태현 위원장(왼쪽)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첫 회의. 김태현 위원장(왼쪽)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日 정부 10억 엔 출연 계획은 '아직'?

양국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면 자금은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지원하게 돼 있다. 지난 5월 재단 설립준비위 출범 당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관방부장관은 10억 엔을 출연하는 시점에 관해 "재단 설립 시기를 비롯한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아 돈을 내는 시점은 구체적으로 답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재단 설립을 코앞에 둔 현 시점까지도 일본 정부는 출연 예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합의 이행을 뒤로 한 채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계속 문제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월, 아베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소녀상 이전과 위안부 지원재단 설립이 패키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하기우다 부장관은 "(재단이 설립돼) 설립 기념식을 하는 날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거기서 집회를 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6월 8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서 열린 1234차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지난 6월 8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서 열린 1234차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관기사] 日 집권당 의원들, "소녀상 철거 전에 10억 엔 내선 안 돼" (2016.6.1)
[연관기사] 소녀상에 민감한 일본, 재단과 소녀상 맞교환? (2016.4.8)

합의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일본 집권세력의 태도 역시 피해자들이 재단 설립에 대한 반감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아베 총리 발언에 이어 2월에는 유엔에서도 강제 연행 사실을 부정했다.

지난 6월에는 일본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선거 공약으로 독도와 군위안부 관련 조사연구기관을 신설할 것을 내세우기도 했다. 공약집은 "전후 보상에 대한 재판과 위안부 문제의 언설 등에 있어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부당한 주장이 공공연해져 일본의 명예를 현저히 손상하고 있다"며 "새 기관의 연구를 통해 적확한 반론과 반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위안부 강제성에 대한 부정을 강화할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

[연관기사] 합의 뒤에도 日 “위안부 강제연행 없다”…왜 반복되나? (2016.1.20)

피해자 할머니들 "재단 인정 못 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외교부는 여러 차례 위안부 피해자들을 개별 접촉해 합의 결과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해 왔다. 지난 2월에는 "20여 명의 피해자들을 접촉한 결과 14명이 합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4명은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5월에 재단 설립준비위원장으로 취임한 김태현 위원장도 개별 거주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관기사] 김태현 위원장(일본군 위안부재단 설립 준비위원회) 인터뷰(2016.6.2)

하지만 합의 직후부터 합의 내용에 관한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던 일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1일, 이용수,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과 위안부 시설 단체, 최성 고양시장,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위안부 특별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정부의 피해자 추도를 위한 정부 지원 및 추모시설 설치비용 추가 지원, 피해자 기림일 지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대부분 '화해-치유 재단'의 설립 목적과 겹치는 내용들로 재단이 하겠다는 사업을 정부가 법적 토대에서 대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기자회견에서 "재단은 필요없다. 공식적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1일 오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위안부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이날 최성 고양시장 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위안부특별법’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21일 오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위안부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이날 최성 고양시장 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위안부특별법’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다운받기] '위안부 특별법' 입법 청원서 전문 (2016.7.21)

합의 내용에 반대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간 국내외에서 재단 설립과 합의 내용에 반대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일본 도쿄와 미국 등을 방문해 강연과 증언회를 갖기도 하고 위안부 합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헌법 소원을 내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이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재단 설립 추진에 맞춰 별도의 '정의기억재단'도 설립했다. 이들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재단 설립 형태가 아닌 법적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10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의 영정을 앞에 둔 채 집회를 하고 있다.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10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의 영정을 앞에 둔 채 집회를 하고 있다.

향후 재단이 실시할 사업의 성격을 놓고 한일 간 이견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사과와 책임 인정을 한 만큼 일본이 출연할 10억 엔에 사실상 배상의 성격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측은 거출하는 기금이 '배상' 성격으로 해석되는 것을 꺼리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모 사업 등의 세부 계획을 놓고 양국 간 견해가 다를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합의 당시 46명이었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지금은 4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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