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운동장, 교체 시급하지만…“예산 없다” 미적

입력 2016.07.27 (08:11) 수정 2016.07.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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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우레탄이 깔린 전국의 학교 운동장 가운데 64%, 천 7백여 곳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백 배가 넘는 납이 검출돼 우레탄 트랙 사용이 전면 금지됐죠.

마침 여름 방학이 시작돼 일부 학교에서는 우레탄 트랙 교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방학 동안 작업을 마쳐야 2학기부터는 학생들이 마음놓고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직 공사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부처들이 예산이 없어서 공사비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아에 처음 우레탄 트랙을 시공한 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납이 과다 검출된 학교의 우레탄을 모두 교체하려면, 천47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 추산입니다.

교육부는 교체 예산을 문화체육관광부와 절반 씩 부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김석권(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 :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사업은 2000년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으로 문체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추진했습니다."

반면 문체부는 학교 외 일반체육시설의 우레탄 교체에도 300억 원이 필요해, 학교 우레탄 공사에 예산을 짜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이해돈(문체부 체육진흥과장) : "여유 자금 자체가 지금 없습니다. 교육부에서 먼저 좀 지자체나 아니면 교육청과 같이 협의를 좀 더 해주면 어떨까 합니다."

우레탄의 납 함량 기준은 지난 2011년 4월 처음 마련됐습니다.

교육부 조사에서 납이 초과 검출된 학교의 28%, 566개 교는 기준 마련 이후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때문에 시공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일단 오늘 오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회의를 갖고, 특별교부금 150억 원에 시·도 교육청 예비비를 동원해 정도가 심한 학교부터 당장 공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협의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우레탄 트랙은 맨땅보다 부드럽고 먼지도 없어, 학교 운동장 등에 많이 보급됐는데요.

우레탄 운동장의 구조를 한 번 살펴보면 맨 아래 층 콘크리트 위에 부드러운 고무 탄성 층을 올리고, 그 위 표면에는 우레탄 수지가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각 층을 고정하고, 빨리 굳게 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이 바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납입니다.

어린이들은 운동장 위에 앉거나 뒹굴면서 표면을 손으로 만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환경부 조사 결과, 이렇게 납 성분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지거나 또는 음식을 먹게 되면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납은 체내에 축적되면 주의력 결핍을 일으키는 등 뇌 신경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납 노출 정도가 높아 우레탄 트랙이나 운동장 교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나마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시설은 교체가 시작은 된 상태지만, 그 밖의 지역에 설치된 우레탄 농구장이나 공원의 시설물의 경우 아직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금속 기준이 없던 2011년 이전에 만들어진 우레탄 시설물은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영유아들도 많이 찾는 공원의 우레탄 시설물 역시 별다른 조치없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파악된 학교 외 우레탄 체육시설만 960개가 넘습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이들 우레탄 시설에 대한 유해 성분 검사를 마친다는 계획인데, 환경부 조사로 유해성 문제가 알려진 지 넉 달 만인 최근에야 전수 조사를 시작해서 안이한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에게 밖에서 놀고 들어왔을 때 손을 깨끗이 씻기는 것 뿐이어서 시민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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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레탄 운동장, 교체 시급하지만…“예산 없다” 미적
    • 입력 2016-07-27 08:12:57
    • 수정2016-07-27 09: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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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이 깔린 전국의 학교 운동장 가운데 64%, 천 7백여 곳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백 배가 넘는 납이 검출돼 우레탄 트랙 사용이 전면 금지됐죠.

마침 여름 방학이 시작돼 일부 학교에서는 우레탄 트랙 교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방학 동안 작업을 마쳐야 2학기부터는 학생들이 마음놓고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직 공사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부처들이 예산이 없어서 공사비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아에 처음 우레탄 트랙을 시공한 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납이 과다 검출된 학교의 우레탄을 모두 교체하려면, 천47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 추산입니다.

교육부는 교체 예산을 문화체육관광부와 절반 씩 부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김석권(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 :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사업은 2000년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으로 문체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추진했습니다."

반면 문체부는 학교 외 일반체육시설의 우레탄 교체에도 300억 원이 필요해, 학교 우레탄 공사에 예산을 짜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이해돈(문체부 체육진흥과장) : "여유 자금 자체가 지금 없습니다. 교육부에서 먼저 좀 지자체나 아니면 교육청과 같이 협의를 좀 더 해주면 어떨까 합니다."

우레탄의 납 함량 기준은 지난 2011년 4월 처음 마련됐습니다.

교육부 조사에서 납이 초과 검출된 학교의 28%, 566개 교는 기준 마련 이후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때문에 시공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일단 오늘 오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회의를 갖고, 특별교부금 150억 원에 시·도 교육청 예비비를 동원해 정도가 심한 학교부터 당장 공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협의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우레탄 트랙은 맨땅보다 부드럽고 먼지도 없어, 학교 운동장 등에 많이 보급됐는데요.

우레탄 운동장의 구조를 한 번 살펴보면 맨 아래 층 콘크리트 위에 부드러운 고무 탄성 층을 올리고, 그 위 표면에는 우레탄 수지가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각 층을 고정하고, 빨리 굳게 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이 바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납입니다.

어린이들은 운동장 위에 앉거나 뒹굴면서 표면을 손으로 만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환경부 조사 결과, 이렇게 납 성분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지거나 또는 음식을 먹게 되면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납은 체내에 축적되면 주의력 결핍을 일으키는 등 뇌 신경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납 노출 정도가 높아 우레탄 트랙이나 운동장 교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나마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시설은 교체가 시작은 된 상태지만, 그 밖의 지역에 설치된 우레탄 농구장이나 공원의 시설물의 경우 아직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금속 기준이 없던 2011년 이전에 만들어진 우레탄 시설물은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영유아들도 많이 찾는 공원의 우레탄 시설물 역시 별다른 조치없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파악된 학교 외 우레탄 체육시설만 960개가 넘습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이들 우레탄 시설에 대한 유해 성분 검사를 마친다는 계획인데, 환경부 조사로 유해성 문제가 알려진 지 넉 달 만인 최근에야 전수 조사를 시작해서 안이한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에게 밖에서 놀고 들어왔을 때 손을 깨끗이 씻기는 것 뿐이어서 시민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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