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자, 16시간 중노동·연락도 차단…“현대판 노예”

입력 2016.08.23 (21:23) 수정 2016.08.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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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화벌이에 내몰려 몽골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KBS 취재팀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오늘(23일)은 첫순서로, 충성자금 송금 압박에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최하층의 비참한 생활을 하는 해외파견 북한 건설 노동자들의 실상을 전합니다.

김학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나무판 위에 허름한 이불이 깔려 있습니다.

한 켠에는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10여명이 먹고 자는 곳입니다.

숙식은 직접 해결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김치는 여기서 배추랑 사다가...이렇게 힘들게 먹으니 원..."

시멘트 벽면은 그대로 드러나 있고 공사장 먼지가 날립니다.

이들에게는 컨테이너 숙소조차도 사치입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돈 못벌지, 음식 값이랑 뭐 물건 값은 비싸지. 그러니까 살아가기가..."

이런 곳에서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며 중노동을 견뎌야합니다.

노동시간은 매일 16시간이 넘습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아침 6시부터 저녁은 10시, 11시. 쉬엄쉬엄하면 돈 못 벌어요."

이런 환경에서는 병이 안 나는 게 이상할 지경입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쉬는 날이 없어요.우리.. 조금씩 아프면 참고...완전히 아픈 사람은 (북한으로) 가죠."

외부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됩니다.

북한 가족들과도 연락도 금지됐습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전화 이거 차단한단 말이야. 전화 못하게 만들었단 말이야."

현대판 노예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충성자금 압박입니다.

아프거나 일감이 없어 돈을 못벌어도 충성자금은 반드시 채워 내야 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1월달부터 돈을 못냈어요. 나라에...4월달에 1,2,3월 꺼 못냈던 걸 다 내고..."

특히 올해는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난으로 10월 당창건 기념일을 앞둔 북한 당국의 상납 독촉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악한 조건에서도 군말 없이 노예처럼 일하고 임금도 싸기 때문입니다.

<녹취> 몽골 건설회사 관계자 : "우리가 직접 고용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 사람들을 몽골에 입국시켜주는) 4,5군데 회사가 있는데 거기서만 고용한다는 말이죠."

일할 때도 안전장비 하나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사고 나면 자기 책임입니다.

더구나 노동자들은 월급 대부분을 충성자금으로 떼이지만 한달 중노동 끝에 손에 쥐는 100달러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고향에서는 돈벌기 힘들어요. 여기서 일하면 700달러를 바치고 100달러는 내가 가질수 있지. 내가 800달러 정도 번다고..."

현재 몽골에서 일하는 북한 건설 노동자는 1500여명.

이들은 오늘도 중노동과 안전사고, 병에 시달리며 노예처럼 김정은 사금고를 채우느라 신음하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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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노동자, 16시간 중노동·연락도 차단…“현대판 노예”
    • 입력 2016-08-23 21:24:30
    • 수정2016-08-23 21:59:52
    뉴스 9
<앵커 멘트>

외화벌이에 내몰려 몽골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KBS 취재팀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오늘(23일)은 첫순서로, 충성자금 송금 압박에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최하층의 비참한 생활을 하는 해외파견 북한 건설 노동자들의 실상을 전합니다.

김학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나무판 위에 허름한 이불이 깔려 있습니다.

한 켠에는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10여명이 먹고 자는 곳입니다.

숙식은 직접 해결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김치는 여기서 배추랑 사다가...이렇게 힘들게 먹으니 원..."

시멘트 벽면은 그대로 드러나 있고 공사장 먼지가 날립니다.

이들에게는 컨테이너 숙소조차도 사치입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돈 못벌지, 음식 값이랑 뭐 물건 값은 비싸지. 그러니까 살아가기가..."

이런 곳에서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며 중노동을 견뎌야합니다.

노동시간은 매일 16시간이 넘습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아침 6시부터 저녁은 10시, 11시. 쉬엄쉬엄하면 돈 못 벌어요."

이런 환경에서는 병이 안 나는 게 이상할 지경입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쉬는 날이 없어요.우리.. 조금씩 아프면 참고...완전히 아픈 사람은 (북한으로) 가죠."

외부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됩니다.

북한 가족들과도 연락도 금지됐습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전화 이거 차단한단 말이야. 전화 못하게 만들었단 말이야."

현대판 노예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충성자금 압박입니다.

아프거나 일감이 없어 돈을 못벌어도 충성자금은 반드시 채워 내야 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1월달부터 돈을 못냈어요. 나라에...4월달에 1,2,3월 꺼 못냈던 걸 다 내고..."

특히 올해는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난으로 10월 당창건 기념일을 앞둔 북한 당국의 상납 독촉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악한 조건에서도 군말 없이 노예처럼 일하고 임금도 싸기 때문입니다.

<녹취> 몽골 건설회사 관계자 : "우리가 직접 고용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 사람들을 몽골에 입국시켜주는) 4,5군데 회사가 있는데 거기서만 고용한다는 말이죠."

일할 때도 안전장비 하나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사고 나면 자기 책임입니다.

더구나 노동자들은 월급 대부분을 충성자금으로 떼이지만 한달 중노동 끝에 손에 쥐는 100달러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북한 건설 노동자(음성변조) : "고향에서는 돈벌기 힘들어요. 여기서 일하면 700달러를 바치고 100달러는 내가 가질수 있지. 내가 800달러 정도 번다고..."

현재 몽골에서 일하는 북한 건설 노동자는 1500여명.

이들은 오늘도 중노동과 안전사고, 병에 시달리며 노예처럼 김정은 사금고를 채우느라 신음하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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