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北 비대칭 전력 ‘올인’…軍은 재래식 전력에 집착

입력 2016.09.14 (21:22) 수정 2016.09.1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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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보유한 전차와 전투기는 우리 군의 배 가까이 되고, 전함도 4배 가량 많습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수십년 된 노후 장비여서 실질적인 재래식 전력은 우리 군이 우위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대량 살상과 기습 공격이 가능한 핵과 탄도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핵탄두 소형화와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실전 배치까지 추진하면서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아직도 재래식 전력 확충에 매달리거나, 나눠먹기 식 전력 도입으로 몸집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軍은 아직도 ‘예산 나눠먹기’▼

<리포트>

우리 군의 최신예 전차 K-2 흑표입니다.

예산 부족을 고려해 당초 2백 대만 전력화하려던 군은 백 대를 더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한 대에 80억원씩, 모두 8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됩니다.

하지만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예 전차는 이미 1,600여 대로, 북한의 9백 여대보다 숫적으로나 성능 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군은 또, 내년에 K-9 자주포 구입을 위해 6천 억원의 예산을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원거리 정밀 타격과 공중전으로 승부가 결정나는 현대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전차와 자주포의 대규모 추가 구입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아직도 상당한 예산을 기존 전력 확충에 할애하고 있어 북핵 대응에 필요한 킬체인,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 등 핵심 전력에 충분한 예산을 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 국방예산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입니다.

병력 운영 등에 쓰이는 전력 운영비가 27조 천억원으로,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하는 방위력 개선비 11조 6천억원의 2.3배에 이릅니다.

여기에 서로 자기 군의 병력과 조직 확대에만 급급한 육해공 3군의 이기주의도 국방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2020년 이후에야 킬체인·KAMD 완성▼

<리포트>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쏘려면 연료를 주입하거나 이동식 발사대를 전개하는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걸 포착해 발사 전에 선제 타격한다는 게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한 우리 군의 핵심 대응 전략인 '킬 체인'입니다.

북한군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는 만큼 핵심 요소는 감시·정찰 자산입니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5기를 띄울 계획이지만, 예산이 삭감되는 등 부침을 겪으면서 첫 위성은 2020년에나 도입됩니다.

지상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2018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전력화됩니다.

킬 체인을 뚫고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역시 구축 속도가 더딥니다.

패트리엇 미사일 개량은 2018년, 최대 요격 고도 60km인 국산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2020년대는 돼야 실전 배치됩니다.

신형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도 2020년에야 도입됩니다.

북한이 핵개발과 탄도 미사일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SLBM이 이르면 1년 안에 전력화가 가능한 상황에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응 전력을 우선 확보하는 등 군의 전력 증강 방향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맞춤형 대응에 초점 맞춰야▼

<리포트>

내년 우리나라의 국방비는 40조 3천억 원입니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한 전력 보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세계 10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군인 한 명당 국방비는 여전히 초라합니다.

미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세계 48위에 불과합니다.

육군이 전체 병력의 80%나 차지하는 '노동 집약형' 군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100만 명이 넘는 북한군 병력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군 역시 이제는 기술 군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억제하고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해군과 공군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경우, 육군 병력은 전체 병력의 40%도 되지 않습니다.

또 북한군의 도발을 더 강하고 좋은 무기로만 대응하려는 사고 역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녹취> 차두현(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 : "우선순위는 사실은 탐지체계란 말이에요. 그런데 육·해·공군이 전부 타격 무기를 좋아하는 거죠. 상대방을 찾아서 때리는 것만 좋아하고 실제로 찾아내거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거예요"

국방 예산이 한정돼 있는 만큼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무기 체계를 적극 확보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지향하는 근본적인 국방개혁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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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리포트] 北 비대칭 전력 ‘올인’…軍은 재래식 전력에 집착
    • 입력 2016-09-14 21:23:26
    • 수정2016-09-14 22: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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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보유한 전차와 전투기는 우리 군의 배 가까이 되고, 전함도 4배 가량 많습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수십년 된 노후 장비여서 실질적인 재래식 전력은 우리 군이 우위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대량 살상과 기습 공격이 가능한 핵과 탄도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핵탄두 소형화와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실전 배치까지 추진하면서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아직도 재래식 전력 확충에 매달리거나, 나눠먹기 식 전력 도입으로 몸집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軍은 아직도 ‘예산 나눠먹기’▼

<리포트>

우리 군의 최신예 전차 K-2 흑표입니다.

예산 부족을 고려해 당초 2백 대만 전력화하려던 군은 백 대를 더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한 대에 80억원씩, 모두 8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됩니다.

하지만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예 전차는 이미 1,600여 대로, 북한의 9백 여대보다 숫적으로나 성능 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군은 또, 내년에 K-9 자주포 구입을 위해 6천 억원의 예산을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원거리 정밀 타격과 공중전으로 승부가 결정나는 현대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전차와 자주포의 대규모 추가 구입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아직도 상당한 예산을 기존 전력 확충에 할애하고 있어 북핵 대응에 필요한 킬체인,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 등 핵심 전력에 충분한 예산을 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 국방예산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입니다.

병력 운영 등에 쓰이는 전력 운영비가 27조 천억원으로,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하는 방위력 개선비 11조 6천억원의 2.3배에 이릅니다.

여기에 서로 자기 군의 병력과 조직 확대에만 급급한 육해공 3군의 이기주의도 국방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2020년 이후에야 킬체인·KAMD 완성▼

<리포트>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쏘려면 연료를 주입하거나 이동식 발사대를 전개하는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걸 포착해 발사 전에 선제 타격한다는 게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한 우리 군의 핵심 대응 전략인 '킬 체인'입니다.

북한군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는 만큼 핵심 요소는 감시·정찰 자산입니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5기를 띄울 계획이지만, 예산이 삭감되는 등 부침을 겪으면서 첫 위성은 2020년에나 도입됩니다.

지상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2018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전력화됩니다.

킬 체인을 뚫고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역시 구축 속도가 더딥니다.

패트리엇 미사일 개량은 2018년, 최대 요격 고도 60km인 국산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2020년대는 돼야 실전 배치됩니다.

신형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도 2020년에야 도입됩니다.

북한이 핵개발과 탄도 미사일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SLBM이 이르면 1년 안에 전력화가 가능한 상황에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응 전력을 우선 확보하는 등 군의 전력 증강 방향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맞춤형 대응에 초점 맞춰야▼

<리포트>

내년 우리나라의 국방비는 40조 3천억 원입니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한 전력 보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세계 10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군인 한 명당 국방비는 여전히 초라합니다.

미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세계 48위에 불과합니다.

육군이 전체 병력의 80%나 차지하는 '노동 집약형' 군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100만 명이 넘는 북한군 병력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군 역시 이제는 기술 군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억제하고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해군과 공군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경우, 육군 병력은 전체 병력의 40%도 되지 않습니다.

또 북한군의 도발을 더 강하고 좋은 무기로만 대응하려는 사고 역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녹취> 차두현(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 : "우선순위는 사실은 탐지체계란 말이에요. 그런데 육·해·공군이 전부 타격 무기를 좋아하는 거죠. 상대방을 찾아서 때리는 것만 좋아하고 실제로 찾아내거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거예요"

국방 예산이 한정돼 있는 만큼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무기 체계를 적극 확보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지향하는 근본적인 국방개혁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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