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한약재 ‘등칡’…수유 특효약으로 둔갑

입력 2016.10.04 (12:17) 수정 2016.10.04 (12: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신장 손상과 발암 위험이 높아 10여 년 전부터 유통이 금지된 '등칡'이라는 한약재가 여전히 약재 시장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유 수유에 특효가 있다며 산모들에게 주로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독성 한약재가 특효약으로 둔갑한 위험천만한 현장, 정다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대 약재 시장인 서울의 경동시장입니다.

한약방에 들어가 모유 수유가 잘 안 된다고 말하자 약재가 든 서랍을 가져옵니다.

<녹취> 한약방 직원(음성변조) : "통초는 그런 용도로 쓰는 약이에요, 젖 잘 돌게 하는 약. 모유 수유를 6개월 이상은 하시잖아요. 1년 열두 달 드셔도 상관이 없는 약재예요."

하지만 직원이 내놓은 건 통초가 아닌 등칡 줄기.

2005년부터 유통과 사용이 전면 금지된 약재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약재상에 들렀습니다.

역시 등칡을 통초라며 팔고 있습니다.

<녹취> 한약재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통초 이런 게 젖 돌게 하는데, 보리차처럼 끓여 드셔도 돼요."

속이 하얀 통초와 달리 등칡은 일반 나무줄기 형태로 생김새부터 확연히 다르지만, 일부는 값이 싸다는 이유로 일부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통초로 둔갑돼 팔리는 겁니다.

<녹취> 한약재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독한 건 아니에요. 독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 거면 찾아도 안 드리죠."

식약처 수사팀과 함께 공급업체에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식약처에서 나왔습니다."

상자를 뜯어 보니, 통초로 둔갑된 등칡 제품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등칡' 공급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따로 감별하거나 그런 분 계세요?) 없죠. 수매상이 갖고 와서 통초라고 하면 통초라고 팔고, 당귀라고 하면 당귀로 팔고. 우리가 진짜, 가짜까지는 구분을 못 하죠."

국내에서 등칡을 먹고 부작용을 일으킨 사람은 확인된 경우만 16명.

이미 수차례 재판 결과까지 나와 유해성이 입증된 뒤에도 여전히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발암 한약재 ‘등칡’…수유 특효약으로 둔갑
    • 입력 2016-10-04 12:19:12
    • 수정2016-10-04 12:24:56
    뉴스 12
<앵커 멘트>

신장 손상과 발암 위험이 높아 10여 년 전부터 유통이 금지된 '등칡'이라는 한약재가 여전히 약재 시장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유 수유에 특효가 있다며 산모들에게 주로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독성 한약재가 특효약으로 둔갑한 위험천만한 현장, 정다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대 약재 시장인 서울의 경동시장입니다.

한약방에 들어가 모유 수유가 잘 안 된다고 말하자 약재가 든 서랍을 가져옵니다.

<녹취> 한약방 직원(음성변조) : "통초는 그런 용도로 쓰는 약이에요, 젖 잘 돌게 하는 약. 모유 수유를 6개월 이상은 하시잖아요. 1년 열두 달 드셔도 상관이 없는 약재예요."

하지만 직원이 내놓은 건 통초가 아닌 등칡 줄기.

2005년부터 유통과 사용이 전면 금지된 약재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약재상에 들렀습니다.

역시 등칡을 통초라며 팔고 있습니다.

<녹취> 한약재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통초 이런 게 젖 돌게 하는데, 보리차처럼 끓여 드셔도 돼요."

속이 하얀 통초와 달리 등칡은 일반 나무줄기 형태로 생김새부터 확연히 다르지만, 일부는 값이 싸다는 이유로 일부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통초로 둔갑돼 팔리는 겁니다.

<녹취> 한약재 판매점 직원(음성변조) : "독한 건 아니에요. 독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 거면 찾아도 안 드리죠."

식약처 수사팀과 함께 공급업체에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식약처에서 나왔습니다."

상자를 뜯어 보니, 통초로 둔갑된 등칡 제품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등칡' 공급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따로 감별하거나 그런 분 계세요?) 없죠. 수매상이 갖고 와서 통초라고 하면 통초라고 팔고, 당귀라고 하면 당귀로 팔고. 우리가 진짜, 가짜까지는 구분을 못 하죠."

국내에서 등칡을 먹고 부작용을 일으킨 사람은 확인된 경우만 16명.

이미 수차례 재판 결과까지 나와 유해성이 입증된 뒤에도 여전히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