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 전 수석 요구 무시할 수 없었다”

입력 2016.11.20 (13:18) 수정 2016.11.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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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순실 씨의 지인 회사로부터 물품을 납품받고 차은택 씨 광고 회사에 수십억 원의 광고를 밀어준 것으로 드러나자 "안종범 전 수석의 '검토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안 전 수석이 브로슈어 같은 것을 주면서 '한번 검토해달라'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그걸 무시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하지만 두 회사에 돌아간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현대차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사실상의 '강요'를 받고 최순실 씨 지인 업체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11억 원의 물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은택 씨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 원의 광고를 몰아줬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는 "62억 원 중 대부분은 언론사에 지급된 광고료이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실제로 돌아간 돈은 13억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 70억 원 추가 기부와 관련해 '뇌물죄' 혐의가 언급되지 않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롯데는 "K스포츠재단이 다른 기업들도 다 참여하는데 롯데만 안 할 것이냐는 식으로 압박해 거부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70억 원을 돌려준 시점이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6월 10일) 하루 전인 만큼, 당초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롯데그룹이 실세 최순실측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월 말~3월 초 신동빈 롯데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따로 만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되면서, 70억 원의 '대가성'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검찰은 롯데의 70억 원 추가 출연에 대해 최 씨와 안 씨의 '직권 남용'의 근거로만 언급하고,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롯데관계자는 "계속 우리가 해명한대로 70억 원 추가 출연은 대가성이 없는 기부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기금 출연에 대가성이 있었다면 지난해 롯데 잠실면세점이 탈락하고 올해 검찰 수사를 4개월이나 받는 등 그룹의 위기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특검 수사에서 롯데 등 대기업과 최순실측 및 청와대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확인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편 포스코는 검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포스코 계열사였던 광고업체 포레카를 인수한 컴투게더 대표를 상대로 포레카의 지분을 양도하도록 강요하다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를 상대로 직권을 남용해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최 씨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펜싱팀의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약정하도록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KT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임원 인사에 개입하고, 광고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발표되자 침통한 모습이다.

KT는 차은택 씨와 최순실 씨가 추천한 이모 씨와 신모 씨를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하고 최순실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KT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좋아 분위기가 고무돼 있었지만, '비선 실세'의 이권 개입 사건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꺾였다"며 "검찰 수사가 한 단계 마무리된 만큼 그간의 의혹을 털어내고,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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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1-20 14: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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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순실 씨의 지인 회사로부터 물품을 납품받고 차은택 씨 광고 회사에 수십억 원의 광고를 밀어준 것으로 드러나자 "안종범 전 수석의 '검토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안 전 수석이 브로슈어 같은 것을 주면서 '한번 검토해달라'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그걸 무시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하지만 두 회사에 돌아간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현대차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사실상의 '강요'를 받고 최순실 씨 지인 업체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11억 원의 물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은택 씨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 원의 광고를 몰아줬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는 "62억 원 중 대부분은 언론사에 지급된 광고료이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실제로 돌아간 돈은 13억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 70억 원 추가 기부와 관련해 '뇌물죄' 혐의가 언급되지 않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롯데는 "K스포츠재단이 다른 기업들도 다 참여하는데 롯데만 안 할 것이냐는 식으로 압박해 거부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70억 원을 돌려준 시점이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6월 10일) 하루 전인 만큼, 당초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롯데그룹이 실세 최순실측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월 말~3월 초 신동빈 롯데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따로 만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되면서, 70억 원의 '대가성'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검찰은 롯데의 70억 원 추가 출연에 대해 최 씨와 안 씨의 '직권 남용'의 근거로만 언급하고,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롯데관계자는 "계속 우리가 해명한대로 70억 원 추가 출연은 대가성이 없는 기부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기금 출연에 대가성이 있었다면 지난해 롯데 잠실면세점이 탈락하고 올해 검찰 수사를 4개월이나 받는 등 그룹의 위기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특검 수사에서 롯데 등 대기업과 최순실측 및 청와대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확인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편 포스코는 검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포스코 계열사였던 광고업체 포레카를 인수한 컴투게더 대표를 상대로 포레카의 지분을 양도하도록 강요하다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를 상대로 직권을 남용해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최 씨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펜싱팀의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약정하도록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KT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임원 인사에 개입하고, 광고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발표되자 침통한 모습이다.

KT는 차은택 씨와 최순실 씨가 추천한 이모 씨와 신모 씨를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하고 최순실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KT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좋아 분위기가 고무돼 있었지만, '비선 실세'의 이권 개입 사건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꺾였다"며 "검찰 수사가 한 단계 마무리된 만큼 그간의 의혹을 털어내고,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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