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로 달러 씀씀이 커진다

입력 2002.07.1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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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는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해서 수출 말고도 우려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여행과 해외연수 그리고 고가품 수입 등이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집중 취재 오늘은 헤퍼지고 있는 달러소비 현상과 그 부작용을 김진희, 한재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에게 얼마나 썼는지 물어봤습니다.
⊙박희선(해외 여행객): 예전에는 환율이 너무 높아서 물건 두 개 살 것도 하나밖에 못 샀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하나 살 걸 두 개 살 수 있죠...
⊙이덕미(해외 여행객): 조그마한 것을 사더라도 부담이 덜 되는 것 같아요, 조금은...
⊙기자: 지난 3월 평균 1322원 66전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평균 1221원 85전으로 단 석 달 만에 100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1인당 해외 사용액은 400달러 가깝게 늘어났습니다.
해외연수나 유학에 지출된 돈도 1년 사이에 2억달러, 우리 돈으로 2300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달러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지난해 이맘 때보다 평균 7% 정도 떨어지면서 각종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수입이 배로 늘고 화장품과 골프용품도 30% 이상 수입이 증가하는 등 이른바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이 올 상반기 크게 늘어났습니다.
수입만 는 게 아니라 팔리기도 잘 팔립니다.
⊙한일규(백화점 직원): 7월달 정기 대바겐세일을 맞이해서 수입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자: 더욱이 달러 약세 기조로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어 당분간 달러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진희입니다.
⊙기자: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오늘 원달러 환율은 가까스로 1180원대를 지켜냈습니다.
그러나 올 들어 지금까지 평균 환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11.4%가 폭락했습니다.
환율은 하반기에 114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외환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간다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97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
⊙곽경훈(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수입물가의 하락 등을 통해서 실질적인 소득수준의 향상 효과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착시에 의한 부분도 크기 때문에 소비에 지나치게 소비를 늘리는 그런 것을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해외여행과 사치성 소비재 수입 등으로 빠져나간 외화가 1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억달러가 늘었습니다.
⊙박 승(한국은행 총재): 국제수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내년에 가서는 경상수지가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상당히 나빠질 우려가 있고...
⊙기자: 환율하락은 우리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우리 경제가 견실해졌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6년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면서 헤퍼진 씀씀이 때문에 경상수지가 230억달러 적자를 내고 이것이 이듬해 외환위기를 맞는 한 원인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KBS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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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화강세로 달러 씀씀이 커진다
    • 입력 2002-07-1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는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해서 수출 말고도 우려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여행과 해외연수 그리고 고가품 수입 등이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집중 취재 오늘은 헤퍼지고 있는 달러소비 현상과 그 부작용을 김진희, 한재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에게 얼마나 썼는지 물어봤습니다. ⊙박희선(해외 여행객): 예전에는 환율이 너무 높아서 물건 두 개 살 것도 하나밖에 못 샀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하나 살 걸 두 개 살 수 있죠... ⊙이덕미(해외 여행객): 조그마한 것을 사더라도 부담이 덜 되는 것 같아요, 조금은... ⊙기자: 지난 3월 평균 1322원 66전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평균 1221원 85전으로 단 석 달 만에 100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1인당 해외 사용액은 400달러 가깝게 늘어났습니다. 해외연수나 유학에 지출된 돈도 1년 사이에 2억달러, 우리 돈으로 2300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달러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지난해 이맘 때보다 평균 7% 정도 떨어지면서 각종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수입이 배로 늘고 화장품과 골프용품도 30% 이상 수입이 증가하는 등 이른바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이 올 상반기 크게 늘어났습니다. 수입만 는 게 아니라 팔리기도 잘 팔립니다. ⊙한일규(백화점 직원): 7월달 정기 대바겐세일을 맞이해서 수입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자: 더욱이 달러 약세 기조로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어 당분간 달러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진희입니다. ⊙기자: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오늘 원달러 환율은 가까스로 1180원대를 지켜냈습니다. 그러나 올 들어 지금까지 평균 환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11.4%가 폭락했습니다. 환율은 하반기에 114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외환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간다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97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 ⊙곽경훈(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수입물가의 하락 등을 통해서 실질적인 소득수준의 향상 효과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착시에 의한 부분도 크기 때문에 소비에 지나치게 소비를 늘리는 그런 것을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해외여행과 사치성 소비재 수입 등으로 빠져나간 외화가 1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억달러가 늘었습니다. ⊙박 승(한국은행 총재): 국제수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내년에 가서는 경상수지가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상당히 나빠질 우려가 있고... ⊙기자: 환율하락은 우리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우리 경제가 견실해졌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6년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면서 헤퍼진 씀씀이 때문에 경상수지가 230억달러 적자를 내고 이것이 이듬해 외환위기를 맞는 한 원인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KBS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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