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지원금 3천억 원 ‘펑펑’…가용예산 ‘0원’

입력 2016.12.24 (06:37) 수정 2016.12.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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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주시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수용하는 대가로 받은 특별지원금 3천억 원을 애초 목적에 맞지 않게 모두 써버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폐장은 앞으로 최소 60년 간 더 운영되기 때문에 계속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데, 도로개설과 같은 SOC 사업에 대부분 쓰였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개통된 경주의 4차선 도로입니다.

4km 구간 공사에 투입된 돈은 180억 원.

또 다른 국도 포장에는 127억 원이 쓰였습니다.

모두 방폐장 특별지원금 예산에서 나왔습니다.

지원금 내역서를 보니, 방폐장 지원금 3천억 원 중 절반 가까이가 도로 신설 또는 확장에 쓰였고, 나머지는 하천정비를 비롯한 기존 시책 사업에 사용됐습니다.

조례에는 방폐장 관련 지원 사업과 주민 수익사업에 쓰도록 돼 있지만, 용도에 맞게 편성된 예산은 5백여억 원, 16%에 불과합니다.

<녹취> 경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읍면동 기본 단위에서 정해가지고 공청회 열고, 주민들 의견을 물어서 정하는 거죠."

심지어, 지난 10년간 세 차례 열린 공청회에서 주민 의견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공청회 참석 주민 대표(음성변조) : "경주시에서 일방적으로 이렇게, 이렇게 할 것이라고 표시를 했고. 그때 제시한 주민들의 말은 다 무시된 거죠."

더 큰 문제는 지원금 3천억 원을 지급 7년 만에 모두 써버린 겁니다.

결국 올해까지 주민들에게 지원됐던 전기요금 등 공과금 감면 사업도 내년부터 중단됩니다.

방폐장 사용연한은 앞으로 60년.

그 기간동안 주민들이 받아야 할 기피시설 수용 대가는 엉뚱한 예산집행 탓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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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4 06:37:52
    • 수정2016-12-24 07: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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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주시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수용하는 대가로 받은 특별지원금 3천억 원을 애초 목적에 맞지 않게 모두 써버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폐장은 앞으로 최소 60년 간 더 운영되기 때문에 계속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데, 도로개설과 같은 SOC 사업에 대부분 쓰였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개통된 경주의 4차선 도로입니다.

4km 구간 공사에 투입된 돈은 180억 원.

또 다른 국도 포장에는 127억 원이 쓰였습니다.

모두 방폐장 특별지원금 예산에서 나왔습니다.

지원금 내역서를 보니, 방폐장 지원금 3천억 원 중 절반 가까이가 도로 신설 또는 확장에 쓰였고, 나머지는 하천정비를 비롯한 기존 시책 사업에 사용됐습니다.

조례에는 방폐장 관련 지원 사업과 주민 수익사업에 쓰도록 돼 있지만, 용도에 맞게 편성된 예산은 5백여억 원, 16%에 불과합니다.

<녹취> 경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읍면동 기본 단위에서 정해가지고 공청회 열고, 주민들 의견을 물어서 정하는 거죠."

심지어, 지난 10년간 세 차례 열린 공청회에서 주민 의견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공청회 참석 주민 대표(음성변조) : "경주시에서 일방적으로 이렇게, 이렇게 할 것이라고 표시를 했고. 그때 제시한 주민들의 말은 다 무시된 거죠."

더 큰 문제는 지원금 3천억 원을 지급 7년 만에 모두 써버린 겁니다.

결국 올해까지 주민들에게 지원됐던 전기요금 등 공과금 감면 사업도 내년부터 중단됩니다.

방폐장 사용연한은 앞으로 60년.

그 기간동안 주민들이 받아야 할 기피시설 수용 대가는 엉뚱한 예산집행 탓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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