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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마이클 샌델 “촛불은 세계에 귀감될 새로운 민주주의”
입력 2016.12.24 (22:20) 수정 2016.12.24 (22:3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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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철학의 세계적 석학 미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한국에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샌델 교수는 한국의 촛불 집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뉴욕 박에스더 특파원이 샌델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돼 광주, 부산, 제주까지 전국으로 번진 9차례의 촛불 집회,

연인원 천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참여한 한국의 촛불 집회에 대해, 샌델 교수는 세계에 본보기가 되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방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고 있는 게 정말 감명깊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귀감이 될 만한 본보기입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건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은 그것을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단 겁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기성 정당은 스스로 변하지 않습니다. 기성 정당들은 시민의 압력과 요구를 느낄 때만 변화합니다."

현 한국상황에 대해서도 얼마나 큰 부패가 저질러졌는지보다, 사람들이 얼마나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수십 년간 급속히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지만,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지금 한국에는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이상입니다. 시민교육,공공토론 등 시민사회 안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촛불시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장의 목표를 이뤘다고 정치권에 맡겨두지 말고, 공동체의 조직화, 공공토론 등을 활성화해 시민들이 스스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정치인, 정당이 뭘 하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시민들이 정치프로젝트, 민주화 프로젝트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부당함을 어떻게든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서구 국가가 오히려 한국을 배울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샌델 교수는 민주주의를 먼저 발전시켰던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가 현재, 민주적 제도, 특히 기성정당에 대한 심한 좌절에 빠져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트럼프는 사람들이 엘리트와 제도권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반감을 짚어냈습니다. 그게 그가 승리한 주요 이유입니다."

샌델 교수는 세계화와 첨단기술화 시대에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기성정당이 외면해왔다고 꼬집었습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 첨단 기술 발전에 따른 제조업의 몰락, 금융 중심의 경제구조가 점점 더 상위계층만 돈을 벌게 만들어 불평등을 심화시켰지만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단 것입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어떻게 세계화를 좀 더 인간 중심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세계화의 혜택을 고루 나누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은, 경제 체제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기성 정당의 태도에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단지 임금이나 일자리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엘리트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 사회적 자존감과 사회적 인정의 문제인 것입니다"

정치권이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정치 방식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성 정당이 그걸 못했기 때문에 유럽에서 반이민, 인종주의 정서에 기대는 신생 대중영합주의 정당들이 득세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샌델 교수는 또 극단적 탈세계화, 국수주의 경향을 막기 위해선 오히려 건강한 공동체의식, 건강한 민족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세계 시민으로서뿐 아니라, 어떤 특정한 지역 주민, 어떤 국가적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진지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동체 내부의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공공정의를 실현하자는 샌델 교수의 해법은 시민의 일상적 정치 참여를 요구하는 이상주의란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그 해법은 현실적 대안이라기보다 이상주의적이지 않습니까?"

<인터뷰> 샌델 : "내 대답은 이겁니다. 이상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지금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 있는 위험하고 편협한 반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건설적 대안이란 것입니다."

촛불시위로 한국 민주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처럼, 시민이 주도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결코,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샌델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보스턴에서 박에스더입니다.
  • [특파원 스페셜] 마이클 샌델 “촛불은 세계에 귀감될 새로운 민주주의”
    • 입력 2016-12-24 22:23:29
    • 수정2016-12-24 22:35:1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공공철학의 세계적 석학 미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한국에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샌델 교수는 한국의 촛불 집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뉴욕 박에스더 특파원이 샌델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돼 광주, 부산, 제주까지 전국으로 번진 9차례의 촛불 집회,

연인원 천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참여한 한국의 촛불 집회에 대해, 샌델 교수는 세계에 본보기가 되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방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고 있는 게 정말 감명깊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귀감이 될 만한 본보기입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건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은 그것을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단 겁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기성 정당은 스스로 변하지 않습니다. 기성 정당들은 시민의 압력과 요구를 느낄 때만 변화합니다."

현 한국상황에 대해서도 얼마나 큰 부패가 저질러졌는지보다, 사람들이 얼마나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수십 년간 급속히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지만,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지금 한국에는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이상입니다. 시민교육,공공토론 등 시민사회 안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촛불시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장의 목표를 이뤘다고 정치권에 맡겨두지 말고, 공동체의 조직화, 공공토론 등을 활성화해 시민들이 스스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정치인, 정당이 뭘 하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시민들이 정치프로젝트, 민주화 프로젝트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부당함을 어떻게든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서구 국가가 오히려 한국을 배울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샌델 교수는 민주주의를 먼저 발전시켰던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가 현재, 민주적 제도, 특히 기성정당에 대한 심한 좌절에 빠져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트럼프는 사람들이 엘리트와 제도권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반감을 짚어냈습니다. 그게 그가 승리한 주요 이유입니다."

샌델 교수는 세계화와 첨단기술화 시대에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기성정당이 외면해왔다고 꼬집었습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 첨단 기술 발전에 따른 제조업의 몰락, 금융 중심의 경제구조가 점점 더 상위계층만 돈을 벌게 만들어 불평등을 심화시켰지만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단 것입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어떻게 세계화를 좀 더 인간 중심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세계화의 혜택을 고루 나누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은, 경제 체제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기성 정당의 태도에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단지 임금이나 일자리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엘리트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 사회적 자존감과 사회적 인정의 문제인 것입니다"

정치권이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정치 방식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성 정당이 그걸 못했기 때문에 유럽에서 반이민, 인종주의 정서에 기대는 신생 대중영합주의 정당들이 득세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샌델 교수는 또 극단적 탈세계화, 국수주의 경향을 막기 위해선 오히려 건강한 공동체의식, 건강한 민족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인터뷰> 마이클 샌델(하버드대 교수) : "세계 시민으로서뿐 아니라, 어떤 특정한 지역 주민, 어떤 국가적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진지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동체 내부의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공공정의를 실현하자는 샌델 교수의 해법은 시민의 일상적 정치 참여를 요구하는 이상주의란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그 해법은 현실적 대안이라기보다 이상주의적이지 않습니까?"

<인터뷰> 샌델 : "내 대답은 이겁니다. 이상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지금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 있는 위험하고 편협한 반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건설적 대안이란 것입니다."

촛불시위로 한국 민주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처럼, 시민이 주도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결코,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샌델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보스턴에서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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