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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박 대통령 탄핵 심판·최순실 게이트
“박 대통령이 강하게 압박”…소환되는 이재용의 승부수
입력 2017.01.11 (15:23) 수정 2017.01.11 (18:47) 취재K
국내 최고의 정보력과 최고 경력 변호사들의 법률 지원을 받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그의 방어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일 삼성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한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61)와 그의 딸 정유라 씨(21)에게 수백억원대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로 수십억원을 지급한 배경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에 맞서 삼성이 세운 대응 전략은 한마디로 '삥을 뜯겼다'는 논리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못 이겨 지원했다”는 취지의 수사 대응 전략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지난해 7월25일 청와대 안가 독대 때 박근혜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승마 선수 관련 지원이 늦어지는 문제에 대해 이 부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 관련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크게 당황했고, 박 대통령과 독대를 마친 이 부회장은 황급히 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회의에 참석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같은 달 27일 독일로 급히 출국했다. 삼성은 한 달 뒤인 8월26일 최씨 소유 회사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를 통해 정씨 등 승마선수를 지원하는 200억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같은 해 9∼10월 코레스포츠에 약 35억원을 송금했다.

이런 삼성의 설명을 따른다면 이 부회장은 특정한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제공한 뇌물 공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박 대통령으로부터 강요와 협박을 받아 '삥을 뜯긴'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이 부회장은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씨에 대한 지원 사실 자체를) 나중에 보고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정유라씨에게 지원한다는 것을 누구에게 보고받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질의에 그는“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원할 때는 보고를 안 받았느냐’고 묻자 “네. 일일히 제가, (보고 받지 않는다)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2015년 7월 25일) 30~40분 (대통령)과 독대했는데 기부 얘기는 없었다. 문화융성이란 단어가 나왔던 것 같은데, 나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었다. 출연을 해 달라는 거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 부회장의 이날 국회 증언은 박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그룹이 최씨 모녀를 지원을 지원했다는 삼성그룹의 해명 논리와는 배치된다. 위증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강요에 의해 지원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측 관계자는 "1년 영업이익이 수십조원인 삼성전자가 체육 활동에 수십억원 지원하는 것을 그룹 총수에게 보고하지는 않는다"면서 "(지원 내용을 몰랐다는) 이 부회장의 국회 증언이 위증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법률 지원을 받고 있는 삼성 이 부회장이 이처럼 위증죄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순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증죄 처벌 사례 거의 없어

법조계에서는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위증죄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처벌 수위가 낮지는 않다. 하지만 실제로 국회에서의 위증을 이유로 처벌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기소 사례도 많지 않다. 청문회 때 청문 위원들은 위증죄 처벌로 증인을 압박하지만 청문회가 끝난 뒤 형사처벌로 연결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열린 '옷로비 의혹 청문회'에서 최순영 전 신동아 그룹회장 부인 이형자 씨와 동생 이영기 씨가 위증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1999년 국회에서 열린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대한생명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왼쪽)와 동생 이영기씨. 1999년 국회에서 열린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대한생명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왼쪽)와 동생 이영기씨.

2005년 이라크 무장단체로부터 피살된 김선일씨 사건과 관련해 가나무역 김모사장도 위증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김 사장이 허위 발언을 했지만 이는 의원들의 추궁성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것일 수 있다며 고의로 위증했다는 확증이 없다고 판단했다.

즉 삼성으로서는 위증죄 처벌 사례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해 위증죄 처벌을 감수하는 길을 선택했을 수 있다.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와 관련해 국회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정관주 전 문화체육부 1차관, 최경희 전 이대총장, 김경숙 전 이대학장, 남궁곤 이대 교수 등을 위증 혐의로 무더기 고발하거나 고발할 예정이다. 대규모 고발이 이뤄지는 만큼 이후 위증혐의 만으로 실제 형사처벌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삼성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제3자 뇌물죄’혐의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이라는 당근을 주면서 삼성에게 최순실씨 모녀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이 혐의가 인정되면 이 부회장 역시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특검은 12일 소환되는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죄 피의자 신분이라고 밝혔다.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다. 하지만 특검이 박 대통령에게 공갈·강요·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면 이 부회장은 ‘단순 피해자’가 된다. 형법은 협박에 의해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이 뇌물죄를 피하려는 데는 기업 경영상의 문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도 본격적으로 재론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그룹에서 추진중인 삼성전자 분할 후 이 부회장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분할을 위해서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뇌물공여로 기소되면 UN 반부패협약이나 유럽연합(EU) 뇌물방지협약 등을 따르는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박 대통령이 강하게 압박”…소환되는 이재용의 승부수
    • 입력 2017-01-11 15:23:03
    • 수정2017-01-11 18:47:30
    취재K
국내 최고의 정보력과 최고 경력 변호사들의 법률 지원을 받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그의 방어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일 삼성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한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61)와 그의 딸 정유라 씨(21)에게 수백억원대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로 수십억원을 지급한 배경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에 맞서 삼성이 세운 대응 전략은 한마디로 '삥을 뜯겼다'는 논리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못 이겨 지원했다”는 취지의 수사 대응 전략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지난해 7월25일 청와대 안가 독대 때 박근혜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승마 선수 관련 지원이 늦어지는 문제에 대해 이 부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 관련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크게 당황했고, 박 대통령과 독대를 마친 이 부회장은 황급히 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회의에 참석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같은 달 27일 독일로 급히 출국했다. 삼성은 한 달 뒤인 8월26일 최씨 소유 회사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를 통해 정씨 등 승마선수를 지원하는 200억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같은 해 9∼10월 코레스포츠에 약 35억원을 송금했다.

이런 삼성의 설명을 따른다면 이 부회장은 특정한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제공한 뇌물 공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박 대통령으로부터 강요와 협박을 받아 '삥을 뜯긴'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이 부회장은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씨에 대한 지원 사실 자체를) 나중에 보고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정유라씨에게 지원한다는 것을 누구에게 보고받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질의에 그는“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원할 때는 보고를 안 받았느냐’고 묻자 “네. 일일히 제가, (보고 받지 않는다)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2015년 7월 25일) 30~40분 (대통령)과 독대했는데 기부 얘기는 없었다. 문화융성이란 단어가 나왔던 것 같은데, 나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었다. 출연을 해 달라는 거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 부회장의 이날 국회 증언은 박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그룹이 최씨 모녀를 지원을 지원했다는 삼성그룹의 해명 논리와는 배치된다. 위증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강요에 의해 지원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측 관계자는 "1년 영업이익이 수십조원인 삼성전자가 체육 활동에 수십억원 지원하는 것을 그룹 총수에게 보고하지는 않는다"면서 "(지원 내용을 몰랐다는) 이 부회장의 국회 증언이 위증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법률 지원을 받고 있는 삼성 이 부회장이 이처럼 위증죄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순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증죄 처벌 사례 거의 없어

법조계에서는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위증죄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처벌 수위가 낮지는 않다. 하지만 실제로 국회에서의 위증을 이유로 처벌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기소 사례도 많지 않다. 청문회 때 청문 위원들은 위증죄 처벌로 증인을 압박하지만 청문회가 끝난 뒤 형사처벌로 연결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열린 '옷로비 의혹 청문회'에서 최순영 전 신동아 그룹회장 부인 이형자 씨와 동생 이영기 씨가 위증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1999년 국회에서 열린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대한생명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왼쪽)와 동생 이영기씨. 1999년 국회에서 열린 옷로비 청문회에 출석한 대한생명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왼쪽)와 동생 이영기씨.

2005년 이라크 무장단체로부터 피살된 김선일씨 사건과 관련해 가나무역 김모사장도 위증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김 사장이 허위 발언을 했지만 이는 의원들의 추궁성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것일 수 있다며 고의로 위증했다는 확증이 없다고 판단했다.

즉 삼성으로서는 위증죄 처벌 사례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해 위증죄 처벌을 감수하는 길을 선택했을 수 있다.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와 관련해 국회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정관주 전 문화체육부 1차관, 최경희 전 이대총장, 김경숙 전 이대학장, 남궁곤 이대 교수 등을 위증 혐의로 무더기 고발하거나 고발할 예정이다. 대규모 고발이 이뤄지는 만큼 이후 위증혐의 만으로 실제 형사처벌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삼성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제3자 뇌물죄’혐의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이라는 당근을 주면서 삼성에게 최순실씨 모녀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이 혐의가 인정되면 이 부회장 역시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특검은 12일 소환되는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죄 피의자 신분이라고 밝혔다.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다. 하지만 특검이 박 대통령에게 공갈·강요·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면 이 부회장은 ‘단순 피해자’가 된다. 형법은 협박에 의해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이 뇌물죄를 피하려는 데는 기업 경영상의 문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도 본격적으로 재론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그룹에서 추진중인 삼성전자 분할 후 이 부회장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분할을 위해서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뇌물공여로 기소되면 UN 반부패협약이나 유럽연합(EU) 뇌물방지협약 등을 따르는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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