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3차 재판서 靑 증거인멸 정황…“검찰, 동굴에 갇힌 것”

입력 2017.01.13 (18:25) 수정 2017.01.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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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모금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3차 공판에서 청와대의 증거인멸과 최 씨의 재단 사유화 시도 정황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들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오늘(13일) 열린 최 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3차 재판에서 검찰은 청와대의 증거 인멸 정황을 뒷받침하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일부를 공개하며 청와대의 증거 인멸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가운데 지난해 10월 12일자 부분을 공개했다. 해당 일자의 수첩에는 '모금은 BH가 한 게 아니고 도움만. 인사도 BH 검토 없고. 사업도 청와대 주도가 아니라 참여'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대통령이 참석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그대로 메모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증거 인멸을 하려 한 정황이라고 본 것이다.

최 씨 측은 검찰의 잘못된 전제에서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해석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최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독재권위주의 체제이고, 대기업은 권력자가 요구하면 그걸 받아들인다는 의식의 동굴에 갇혀 있다"며 강제 모금이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최 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 씨 측은 적극 부인했다.

검찰은 류 모 전 더블루K 부장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최 씨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지주회사 설립을 지시했고, 최 씨의 결정으로 '인투리스'라는 회사명까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인투리스 조직구도안에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더블루K가 계열사로 돼 있고, 회장은 최 씨로 돼 있다. 검찰은 "최 씨가 이 모두를 장학해서 사유화하고, 두 재단이 추진하는 일에 대해 더블루K가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서증을 왜곡해서 설명했다"며 "관련된 사람이 잘못 진술했다고 진술을 바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최 씨가 두 재단을 사유화하려는 의도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오늘 재판에선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 가운데 일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총수 사면을 부탁한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은 지난해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최태원 회장을 사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이 끝날 무렵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최순실 씨는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고, 안 전 수석은 별도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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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3 18:25:51
    • 수정2017-01-13 22:11:39
    사회
강제 모금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3차 공판에서 청와대의 증거인멸과 최 씨의 재단 사유화 시도 정황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들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오늘(13일) 열린 최 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3차 재판에서 검찰은 청와대의 증거 인멸 정황을 뒷받침하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일부를 공개하며 청와대의 증거 인멸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가운데 지난해 10월 12일자 부분을 공개했다. 해당 일자의 수첩에는 '모금은 BH가 한 게 아니고 도움만. 인사도 BH 검토 없고. 사업도 청와대 주도가 아니라 참여'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대통령이 참석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그대로 메모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증거 인멸을 하려 한 정황이라고 본 것이다.

최 씨 측은 검찰의 잘못된 전제에서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해석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최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독재권위주의 체제이고, 대기업은 권력자가 요구하면 그걸 받아들인다는 의식의 동굴에 갇혀 있다"며 강제 모금이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최 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 씨 측은 적극 부인했다.

검찰은 류 모 전 더블루K 부장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최 씨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지주회사 설립을 지시했고, 최 씨의 결정으로 '인투리스'라는 회사명까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인투리스 조직구도안에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더블루K가 계열사로 돼 있고, 회장은 최 씨로 돼 있다. 검찰은 "최 씨가 이 모두를 장학해서 사유화하고, 두 재단이 추진하는 일에 대해 더블루K가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서증을 왜곡해서 설명했다"며 "관련된 사람이 잘못 진술했다고 진술을 바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최 씨가 두 재단을 사유화하려는 의도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오늘 재판에선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 가운데 일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총수 사면을 부탁한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은 지난해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최태원 회장을 사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이 끝날 무렵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최순실 씨는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고, 안 전 수석은 별도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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