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당혹”…‘비상경영체제’ 돌입

입력 2017.02.17 (06:13) 수정 2017.02.1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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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광장] 삼성, 이재용 구속에 ‘당혹’…비상경영체제 돌입

법원이 오늘(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특검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삼성은 설마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며 큰 충격에 빠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제기한 혐의가 큰 틀에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와 다를 게 없는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심히 유감"이라며 "향후 본 재판에 성실히 임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삼성그룹은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여러 차례 검찰 수사 등에 휘말렸으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했을 때도 이건희 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고, 당시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은 아예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직후, 삼성그룹은 계열사 사장단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 돌입했다.그러면서, 지배구조·사업 개편 작업은 사실상 정지됐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해체를 약속했지만, 총수 유고 사태로 인해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역시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커서 재판 준비와 출석 때문에 예전과 같은 사령탑 역할을 담당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써는 논의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은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2014년부터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은 그 최종 단계로 거론된다.

또 같은 맥락에서 이 부회장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왔다.

비주력 사업이었던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을 두 차례에 걸친 빅딜을 통해 한화와 롯데에 매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했고,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합병 자체가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르고 이 부회장의 구속 사유로 작용한 상황에서, 이를 포함한 개편 작업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 로드맵 구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역시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약 3년간 15개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관련 업체 조이언트,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등을 사들였다. 80억달러(9조6천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한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의 경우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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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당혹”…‘비상경영체제’ 돌입
    • 입력 2017-02-17 06:13:23
    • 수정2017-02-17 07:04:28
    경제

[연관 기사] [뉴스광장] 삼성, 이재용 구속에 ‘당혹’…비상경영체제 돌입

법원이 오늘(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특검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삼성은 설마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며 큰 충격에 빠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제기한 혐의가 큰 틀에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와 다를 게 없는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심히 유감"이라며 "향후 본 재판에 성실히 임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삼성그룹은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여러 차례 검찰 수사 등에 휘말렸으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했을 때도 이건희 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고, 당시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은 아예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직후, 삼성그룹은 계열사 사장단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 돌입했다.그러면서, 지배구조·사업 개편 작업은 사실상 정지됐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해체를 약속했지만, 총수 유고 사태로 인해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역시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커서 재판 준비와 출석 때문에 예전과 같은 사령탑 역할을 담당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써는 논의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은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2014년부터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은 그 최종 단계로 거론된다.

또 같은 맥락에서 이 부회장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왔다.

비주력 사업이었던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을 두 차례에 걸친 빅딜을 통해 한화와 롯데에 매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했고,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합병 자체가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르고 이 부회장의 구속 사유로 작용한 상황에서, 이를 포함한 개편 작업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 로드맵 구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역시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약 3년간 15개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관련 업체 조이언트,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등을 사들였다. 80억달러(9조6천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한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의 경우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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