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교도소에서 만난 3인조…치밀한 ‘빈집털이’

입력 2017.03.15 (08:33) 수정 2017.03.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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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수도권 일대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는데요.

공구로 아파트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순식간에 빈집을 털었습니다.

창문을 뛰어 넘는 모습이 한 두 번 해본 게 아닌 듯 자연스러운데요.

이렇게 한 달 동안 18곳이 도둑을 맞았고, 피해액도 억대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CCTV를 아무리 돌려봐도 빈집털이범들이 아파트 입구로 들어오는 건 보이지 않았습니다.

용의자들을 쫓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아파트와 한참 떨어져 있는 등산로에서 이들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의 전말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경기도 구리시의 아파트.

한 남성이 1층 난간을 잡고 올라섭니다.

공구로 창문을 몇 번 흔들자 잠금장치가 풀립니다.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더니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요.

침입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10분쯤 지나 안쪽에서 문을 연 남성이 밖으로 무엇인가를 던지는데요.

신호를 받고 기다리던 공범이 물건을 집어들고, 두 사람은 홀연히 사라집니다.

대범하게도 오가는 사람이 많은 오후 7시에 일어난 빈집털이인데요.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문도 못 열잖아요. 우리. 불안해서….”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는 현관문 잠금 장치가 열리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도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잠금장치가 안 열려요. 배터리를 뺐기 때문에. 그래서 관리실에 얘기해서 집에 들어가니까 집이 완전히 난장판이다.”

집으로 들어서자 옷장 서랍이 모두 열려있었는데요.

다이아몬드 반지와 현금 등 1천2백만 원 상당의 금품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시계등 현물 위주로 (없어졌고) 그다음에 그때가 명절이 껴서 세뱃돈 모아놓은 게 한 2~300만 원 정도….”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침입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노루발로 문을 따고 침입해서 주인이 오면 문을 못 열게 노루발로 잠금장치의 배터리를 빼버리고 10분간에 걸쳐서 집안을 싹 뒤져서 귀금속, 현금 등을 가지고 도망간(거죠.)”

피해자가 현관문을 못 열었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 건데요.

집 안을 뒤지는 동안 집주인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현관문 도어락의 배터리를 빼버렸던 겁니다.

아파트로 진입하는 이들의 동선도 치밀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아파트와 3km 떨어진 곳에서 이들이 타고온 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인조로 움직인 빈집 털이범이였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한 명은 현장 한 2~3km 부근에 두 명을 내려놓고 차를 타고 떠나고 두 명이 범행 장소에 접근해서 범행한 후에 범행 장소에서 2~3km 떨어진 곳에서 전화하면 공범 한 명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왔어요. 그리고 도주를 한 그런 사건 (입니다.)"

왜 3km나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걸어서 아파트로 진입한 걸까요.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이쪽 울타리에다 철조망도 쳤어요. 그런데 이번에 그 사람들이 저 울타리 뒤쪽으로 들어왔는데 거기는 가시덩쿨이 엄청나거든요. 도저히 거기로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인데 그리 들어왔더라고요.”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지만, 좀처럼 단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CCTV에도 찍혔고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다 게시를 했어요. CCTV장면, 절도 장면을…."

범인들은 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등산복을 입고, 등산객이 산을 찾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이들에게 도둑을 맞은 집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전국에서 동일한 스타일, 발생한 족적, 이걸 파악하다보니까 전국에서 18개 곳에서 동일한 범행이 이뤄진 걸 확인하고….”

수도권 일대 등 빈집 18곳이 털렸습니다.

특히, 산과 접해 있는 아파트가 표적이 됐습니다.

CCTV와 목격자를 피해 산 길로 범행 장소까지 접근한 건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산 부근에는 CCTV가 안 돼 있으니까. 등산복 차림의 친구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아무 의심 안 받고 CCTV 추적이 안 되고 주원인은 그거라고 봐야죠.”

경찰은 차량과 휴대전화를 추적한 끝에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했습니다.

차량 3대를 번갈아 쓰고,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범행은 치밀했는데요.

특히 은신처에선 보석 감정기와 전자 저울 등 전문 장비들이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 일반적인 절도범들은 그냥 훔친 장물을 바로 처분하는데 이번 범인들은 오피스텔에 다이아 감정기, 금을 진짜와 가짜로 구분할 수 있는 시금속과 시약, 중량을 잴 수 있는 전자저울, 이런 것들을 비치해놓은 거로 봐서 나름대로 좀 전문가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법이나 장비들이 전문적인데, 이들은 모두 교도소에서 만난 사이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나와서 정상적인 취직이 어려우니까 다시 또 유혹을 못 이기고 범행을 한 거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달 동안 빈집 털이로 챙긴 금품은 1억 원에 달했는데요.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치밀했습니다.

CCTV가 없는 곳을 미리 파악하고, 빈집인 게 확인이 된 뒤에 움직였는데요.

<인터뷰> 신은섭(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 로드뷰를 보면 CCTV가 있다, 없다 대충 판단되니까 외진 곳 이런 곳을 범행지로 선택을 했어요. 범행 시간은 어두워질 무렵부터 두 시간, 길면 세 시간. 야산에서 보고 있다가 불이 안 켜지니까 사람이 없구나. 하고 침입했어요.”

경찰은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이들 3인조 빈집털이범을 구속하고, 추가 피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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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교도소에서 만난 3인조…치밀한 ‘빈집털이’
    • 입력 2017-03-15 08:36:54
    • 수정2017-03-15 09: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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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수도권 일대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는데요.

공구로 아파트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순식간에 빈집을 털었습니다.

창문을 뛰어 넘는 모습이 한 두 번 해본 게 아닌 듯 자연스러운데요.

이렇게 한 달 동안 18곳이 도둑을 맞았고, 피해액도 억대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CCTV를 아무리 돌려봐도 빈집털이범들이 아파트 입구로 들어오는 건 보이지 않았습니다.

용의자들을 쫓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아파트와 한참 떨어져 있는 등산로에서 이들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의 전말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경기도 구리시의 아파트.

한 남성이 1층 난간을 잡고 올라섭니다.

공구로 창문을 몇 번 흔들자 잠금장치가 풀립니다.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더니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요.

침입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10분쯤 지나 안쪽에서 문을 연 남성이 밖으로 무엇인가를 던지는데요.

신호를 받고 기다리던 공범이 물건을 집어들고, 두 사람은 홀연히 사라집니다.

대범하게도 오가는 사람이 많은 오후 7시에 일어난 빈집털이인데요.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문도 못 열잖아요. 우리. 불안해서….”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는 현관문 잠금 장치가 열리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도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잠금장치가 안 열려요. 배터리를 뺐기 때문에. 그래서 관리실에 얘기해서 집에 들어가니까 집이 완전히 난장판이다.”

집으로 들어서자 옷장 서랍이 모두 열려있었는데요.

다이아몬드 반지와 현금 등 1천2백만 원 상당의 금품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시계등 현물 위주로 (없어졌고) 그다음에 그때가 명절이 껴서 세뱃돈 모아놓은 게 한 2~300만 원 정도….”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침입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노루발로 문을 따고 침입해서 주인이 오면 문을 못 열게 노루발로 잠금장치의 배터리를 빼버리고 10분간에 걸쳐서 집안을 싹 뒤져서 귀금속, 현금 등을 가지고 도망간(거죠.)”

피해자가 현관문을 못 열었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 건데요.

집 안을 뒤지는 동안 집주인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현관문 도어락의 배터리를 빼버렸던 겁니다.

아파트로 진입하는 이들의 동선도 치밀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아파트와 3km 떨어진 곳에서 이들이 타고온 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인조로 움직인 빈집 털이범이였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한 명은 현장 한 2~3km 부근에 두 명을 내려놓고 차를 타고 떠나고 두 명이 범행 장소에 접근해서 범행한 후에 범행 장소에서 2~3km 떨어진 곳에서 전화하면 공범 한 명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왔어요. 그리고 도주를 한 그런 사건 (입니다.)"

왜 3km나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걸어서 아파트로 진입한 걸까요.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이쪽 울타리에다 철조망도 쳤어요. 그런데 이번에 그 사람들이 저 울타리 뒤쪽으로 들어왔는데 거기는 가시덩쿨이 엄청나거든요. 도저히 거기로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인데 그리 들어왔더라고요.”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지만, 좀처럼 단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피해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CCTV에도 찍혔고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다 게시를 했어요. CCTV장면, 절도 장면을…."

범인들은 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등산복을 입고, 등산객이 산을 찾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이들에게 도둑을 맞은 집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는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전국에서 동일한 스타일, 발생한 족적, 이걸 파악하다보니까 전국에서 18개 곳에서 동일한 범행이 이뤄진 걸 확인하고….”

수도권 일대 등 빈집 18곳이 털렸습니다.

특히, 산과 접해 있는 아파트가 표적이 됐습니다.

CCTV와 목격자를 피해 산 길로 범행 장소까지 접근한 건데요.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산 부근에는 CCTV가 안 돼 있으니까. 등산복 차림의 친구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아무 의심 안 받고 CCTV 추적이 안 되고 주원인은 그거라고 봐야죠.”

경찰은 차량과 휴대전화를 추적한 끝에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했습니다.

차량 3대를 번갈아 쓰고,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범행은 치밀했는데요.

특히 은신처에선 보석 감정기와 전자 저울 등 전문 장비들이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 일반적인 절도범들은 그냥 훔친 장물을 바로 처분하는데 이번 범인들은 오피스텔에 다이아 감정기, 금을 진짜와 가짜로 구분할 수 있는 시금속과 시약, 중량을 잴 수 있는 전자저울, 이런 것들을 비치해놓은 거로 봐서 나름대로 좀 전문가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법이나 장비들이 전문적인데, 이들은 모두 교도소에서 만난 사이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신은섭 (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나와서 정상적인 취직이 어려우니까 다시 또 유혹을 못 이기고 범행을 한 거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달 동안 빈집 털이로 챙긴 금품은 1억 원에 달했는데요.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치밀했습니다.

CCTV가 없는 곳을 미리 파악하고, 빈집인 게 확인이 된 뒤에 움직였는데요.

<인터뷰> 신은섭(경기 구리경찰서 강력팀장):“ 로드뷰를 보면 CCTV가 있다, 없다 대충 판단되니까 외진 곳 이런 곳을 범행지로 선택을 했어요. 범행 시간은 어두워질 무렵부터 두 시간, 길면 세 시간. 야산에서 보고 있다가 불이 안 켜지니까 사람이 없구나. 하고 침입했어요.”

경찰은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이들 3인조 빈집털이범을 구속하고, 추가 피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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