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빈집 점령한 노숙자들

입력 2017.03.15 (20:38) 수정 2017.03.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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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도 그렇지만 영국도 노숙자들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생활하는 시민사회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그러니까 노숙자들이 지낼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 빈집에 무작정 들어간다, 이런 거네요.

<답변>
그렇죠.

그런데 그게 개인적 차원의 행동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함께 일종의 운동으로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지금 보시는 게 한 시민단체가 점거한 주택입니다.

가구가 없어서 좀 썰렁한 감은 있지만 꽤 넓죠.

노숙자들이 여기에서 생활할 예정입니다.

이 시민단체는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아무도 없는 빈집을 무단으로 점거해서 노숙자 쉼터로 제공하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녹취> "노숙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죽어 가는데 이렇게 집을 비워놓는 게 괜찮은 건가요."

다른 곳을 볼까요.

노숙인 25명이 함께 머물고 있는 집인데, 여기도 원래는 빈집이었다고 합니다.

점거 운동으로 빈집을 차지한 뒤, 강제 퇴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노숙인들이 공동으로 이용을 하는 거죠.

<질문>
그런데 이렇게 무단으로 점거하면 주인이 신고해서 쫓겨나고 그럴 것 아닙니까.

<답변>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단 빈집이 많습니다.

영국에서 여섯 달 이상 비어있는 건물이 20만 채라는 당국의 통계가 있습니다.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가 투기성으로 부유층이 사놓은 빈집들이 많고, 실제 점거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그래서 주로 고급 주택을 대상으로 합니다.

노숙자들을 쫓아내려면 집주인이 서류 작업을 해서 당국의 퇴거 명령을 받아야 하는데 시일이 걸리구요,

그래도 안 나가면 경찰이 출동하는 이런 과정을 밟는 건데, 이렇다 보니 그냥 놔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2015년에는 우리도 잘 아는 전직 축구선수죠, 라이언 긱스가 자기 소유의 호텔 건물에 들어온 노숙인 서른 명한테, 호텔 영업을 시작할 때까진 계속 머물러도 좋다, 이렇게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운동이 분명한 불법이긴 하지만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겨냥하다 보니, 그 나름의 의미를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거죠.

<질문>
빈집을 놀릴 바에야 노숙인들이 머물면 좀 어떠냐,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일 텐데, 영국에 노숙자들이 많나요?

<답변>
지난해 통계를 보면 4천 백여 명이 길거리에서 잠을 잔다고 합니다.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6년 만에 두 배가 된 수치거든요.

런던의 밤 거리입니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라지만 저렇게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 더 많이 힘들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구요.

추위와 배고픔도 그렇지만 타인의 시선도 힘든 부분이죠.

<녹취> 노숙인 : "사람들이 저를 쓰레기처럼 보는 시선이 힘들어요."

런던만 해도 노숙인 수가 서울의 3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질문>
영국에 노숙자가 많아지게 된 원인이 있을 것 아니겠어요.

<답변>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건 높은 집값과 복지 예산의 축소지요.

런던의 경우 집값이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악명이 높구요, 거기에다가 복지 예산이 줄어서 노숙자 쉼터 지원금이 줄다 보니 노숙자 수가 빠른 속도로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 지금 보시는 건 노숙자들이 찍은 사진입니다.

해마다 런던에서는 노숙자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주고 사진을 찍게 하는 행사가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어둡고 쓸쓸하기보다는 밝고 감성적인 게 많습니다.

<녹취>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 있어요. 저도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죠."

노숙인들에게 재활 의지를 주기 위한 행사인데, 영국 사회의 고민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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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빈집 점령한 노숙자들
    • 입력 2017-03-15 20:24:29
    • 수정2017-03-15 21:00:26
    글로벌24
<앵커 멘트>

한국도 그렇지만 영국도 노숙자들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생활하는 시민사회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그러니까 노숙자들이 지낼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 빈집에 무작정 들어간다, 이런 거네요.

<답변>
그렇죠.

그런데 그게 개인적 차원의 행동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함께 일종의 운동으로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지금 보시는 게 한 시민단체가 점거한 주택입니다.

가구가 없어서 좀 썰렁한 감은 있지만 꽤 넓죠.

노숙자들이 여기에서 생활할 예정입니다.

이 시민단체는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아무도 없는 빈집을 무단으로 점거해서 노숙자 쉼터로 제공하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녹취> "노숙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죽어 가는데 이렇게 집을 비워놓는 게 괜찮은 건가요."

다른 곳을 볼까요.

노숙인 25명이 함께 머물고 있는 집인데, 여기도 원래는 빈집이었다고 합니다.

점거 운동으로 빈집을 차지한 뒤, 강제 퇴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노숙인들이 공동으로 이용을 하는 거죠.

<질문>
그런데 이렇게 무단으로 점거하면 주인이 신고해서 쫓겨나고 그럴 것 아닙니까.

<답변>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단 빈집이 많습니다.

영국에서 여섯 달 이상 비어있는 건물이 20만 채라는 당국의 통계가 있습니다.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가 투기성으로 부유층이 사놓은 빈집들이 많고, 실제 점거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그래서 주로 고급 주택을 대상으로 합니다.

노숙자들을 쫓아내려면 집주인이 서류 작업을 해서 당국의 퇴거 명령을 받아야 하는데 시일이 걸리구요,

그래도 안 나가면 경찰이 출동하는 이런 과정을 밟는 건데, 이렇다 보니 그냥 놔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2015년에는 우리도 잘 아는 전직 축구선수죠, 라이언 긱스가 자기 소유의 호텔 건물에 들어온 노숙인 서른 명한테, 호텔 영업을 시작할 때까진 계속 머물러도 좋다, 이렇게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운동이 분명한 불법이긴 하지만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겨냥하다 보니, 그 나름의 의미를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거죠.

<질문>
빈집을 놀릴 바에야 노숙인들이 머물면 좀 어떠냐,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일 텐데, 영국에 노숙자들이 많나요?

<답변>
지난해 통계를 보면 4천 백여 명이 길거리에서 잠을 잔다고 합니다.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6년 만에 두 배가 된 수치거든요.

런던의 밤 거리입니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라지만 저렇게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 더 많이 힘들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구요.

추위와 배고픔도 그렇지만 타인의 시선도 힘든 부분이죠.

<녹취> 노숙인 : "사람들이 저를 쓰레기처럼 보는 시선이 힘들어요."

런던만 해도 노숙인 수가 서울의 3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질문>
영국에 노숙자가 많아지게 된 원인이 있을 것 아니겠어요.

<답변>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건 높은 집값과 복지 예산의 축소지요.

런던의 경우 집값이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악명이 높구요, 거기에다가 복지 예산이 줄어서 노숙자 쉼터 지원금이 줄다 보니 노숙자 수가 빠른 속도로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 지금 보시는 건 노숙자들이 찍은 사진입니다.

해마다 런던에서는 노숙자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주고 사진을 찍게 하는 행사가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어둡고 쓸쓸하기보다는 밝고 감성적인 게 많습니다.

<녹취>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 있어요. 저도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죠."

노숙인들에게 재활 의지를 주기 위한 행사인데, 영국 사회의 고민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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