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만병통치 신비의 기적수”…알고 보니 ‘맹물’
입력 2017.06.09 (08:35)
수정 2017.06.22 (10: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2리터 짜리 생수 한 병에 보통 천 원 정도 하죠.
그런데 여기 보이는 이 물병, 한 병에 4천 원이 넘습니다.
일반 생수의 네다섯 배 넘는 값인 데도 전국으로 상자째 팔려나갔습니다.
업체 측의 말만 듣고 있자면 그 정도 돈을 주고 물을 사 먹을 만도 할 것 같습니다.
게르마늄 성분 등이 포함된 '신비의 기적수'라는 건데,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나 당뇨, 심지어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홍보합니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는데요.
실제로 물 한 병으로 그런 치료가 가능할까요.
국과수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신비의 기적수'의 정체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입니다.
한 남성이 투명한 물병을 손에 쥐고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 (음성변조) : “이 물이 얼마나 고마운 물인지 내 몸속을 정화하더라 이겁니다. 국내 최고의 물. 자연의 물이다. 생명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한 방문판매업체의 제품 홍보를 맡고 있는 58살 김 모 씨입니다.
설명만 듣고 있자면, 물 하나가 현대 의학을 능가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음성변조) : “이 물을 먹고 아토피 또 당뇨 있으신 분, 혈압 있으신 분, 혈액암. 이미 병원에서 포기한 사람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고 아주 미쳐있어요.”
강의실을 채운 건 대부분 노인과 주부들입니다.
가족이 암 투병 중인 이 모 씨 역시 이 업체의 물이 암 환자에게 좋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소개해주신 분이 말씀하시는데 암센터에 계시던 어떤 분이 그 물을 먹고 많이 호전됐다고 그러더라고요.”
2리터 짜리 물 한 병이 4천400원.
시중 일반 생수보다 네 다섯 배 이상 비싼 값이지만, 이 씨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총 10박스가 왔어요. 저한테. 총 30만 원 좀 안 되죠.”
해당 제품을 마신 지 넉 달 째. 병세에는 아무련 변화가 없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모르겠어요. 지금은 완전 말기인 그런 상황이니까 그 물을 먹고 효과를 봤다 안 봤다 그런 결정은 못 하는 그런 입장이에요.”
'신비의 기적수'라며 입소문을 내니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녹취> 박00(구매자/음성변조) : “암도 낫고 변비도 낫고 여러 가지 그런 말을 해요. 물이 좋다고 카탈로그도 내놓고 그러더라고.”
6개월 만에 5억 원 어치 넘게 물이 팔려 나갔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마치 모든 질병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광고 홍보 돼 가지고 5개월 동안 수백 명으로부터 5억 2천만 원 상당 판매가 됐고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는 물을 구입한 사람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반 지하수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심지어 4대 성수보다 더 많은 게르마늄이 있다고 홍보하고 선전해서 광고 판매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게르마늄은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물이 판매된 건 지난해 9월부터.
방문판매업을 오랫동안 해오던 업체 대표 염 모 씨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경기도 가평에 공장 하나를 사들이면서입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그 전에 물 공장이었던 곳을 경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아서 리모델링해서 물을 제조하게 된 겁니다.”
‘기적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간단했습니다.
지하수로 가득 채운 물탱크에 천년초 선인장즙 한 팩을 집어넣는 게 전부였습니다.
<녹취> “(여기다 넣어서 이게 끝이다? 제조공정은 이게 끝이에요?) 네.”
그냥 맹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업체 측이 그렇게 강조했던 게르마늄 성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황명수(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피해자 중에는 실제 췌장암 말기 환자도 있었는데 그 분은 암에 특효가 있다고 꾸준히 마시다가 이런 성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해당 업체 공장에서는 어제도 문제의 물병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물의 효능을 자랑합니다.
<녹취> 00업체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물 생산한 거 외에는 공장에서 따로 광고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물 유황 냄새나는 걸 직접 맛도 보세요.”
업체 측은 자신들의 제품에는 분명한 효능이 있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를 믿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 게르마늄 분명히 있어요. 이건 한쪽 기관에서만 (검사)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는. 다 나왔다고. 국과수에서만 안 나온 거야. 뭘 가지고 수질검사 했느냐 그거지.”
허위 과장 광고 혐의에 대해서도 판매 사원 개인의 문제로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물건 팔 때 요만큼 보태서 얘기 안 하는 사람 있어요? 물론 내가 그 내용 보니까 강의한 사람이 좀 과도하게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물건 팔 때 부풀리지 않고 판매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다 부풀리고 하는 거지.”
한 번 물을 맹신하기 시작한 구매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에도, 물의 효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물에) 유황이라든가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식품에 불과한 것이고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학적 기능, 효능이 있다고 광고 선전해서 판매해선 안 되거든요. 그게 이 사건의 핵심인 거죠.”
경찰은 업체 대표 염 씨 등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2리터 짜리 생수 한 병에 보통 천 원 정도 하죠.
그런데 여기 보이는 이 물병, 한 병에 4천 원이 넘습니다.
일반 생수의 네다섯 배 넘는 값인 데도 전국으로 상자째 팔려나갔습니다.
업체 측의 말만 듣고 있자면 그 정도 돈을 주고 물을 사 먹을 만도 할 것 같습니다.
게르마늄 성분 등이 포함된 '신비의 기적수'라는 건데,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나 당뇨, 심지어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홍보합니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는데요.
실제로 물 한 병으로 그런 치료가 가능할까요.
국과수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신비의 기적수'의 정체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입니다.
한 남성이 투명한 물병을 손에 쥐고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 (음성변조) : “이 물이 얼마나 고마운 물인지 내 몸속을 정화하더라 이겁니다. 국내 최고의 물. 자연의 물이다. 생명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한 방문판매업체의 제품 홍보를 맡고 있는 58살 김 모 씨입니다.
설명만 듣고 있자면, 물 하나가 현대 의학을 능가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음성변조) : “이 물을 먹고 아토피 또 당뇨 있으신 분, 혈압 있으신 분, 혈액암. 이미 병원에서 포기한 사람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고 아주 미쳐있어요.”
강의실을 채운 건 대부분 노인과 주부들입니다.
가족이 암 투병 중인 이 모 씨 역시 이 업체의 물이 암 환자에게 좋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소개해주신 분이 말씀하시는데 암센터에 계시던 어떤 분이 그 물을 먹고 많이 호전됐다고 그러더라고요.”
2리터 짜리 물 한 병이 4천400원.
시중 일반 생수보다 네 다섯 배 이상 비싼 값이지만, 이 씨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총 10박스가 왔어요. 저한테. 총 30만 원 좀 안 되죠.”
해당 제품을 마신 지 넉 달 째. 병세에는 아무련 변화가 없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모르겠어요. 지금은 완전 말기인 그런 상황이니까 그 물을 먹고 효과를 봤다 안 봤다 그런 결정은 못 하는 그런 입장이에요.”
'신비의 기적수'라며 입소문을 내니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녹취> 박00(구매자/음성변조) : “암도 낫고 변비도 낫고 여러 가지 그런 말을 해요. 물이 좋다고 카탈로그도 내놓고 그러더라고.”
6개월 만에 5억 원 어치 넘게 물이 팔려 나갔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마치 모든 질병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광고 홍보 돼 가지고 5개월 동안 수백 명으로부터 5억 2천만 원 상당 판매가 됐고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는 물을 구입한 사람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반 지하수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심지어 4대 성수보다 더 많은 게르마늄이 있다고 홍보하고 선전해서 광고 판매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게르마늄은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물이 판매된 건 지난해 9월부터.
방문판매업을 오랫동안 해오던 업체 대표 염 모 씨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경기도 가평에 공장 하나를 사들이면서입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그 전에 물 공장이었던 곳을 경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아서 리모델링해서 물을 제조하게 된 겁니다.”
‘기적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간단했습니다.
지하수로 가득 채운 물탱크에 천년초 선인장즙 한 팩을 집어넣는 게 전부였습니다.
<녹취> “(여기다 넣어서 이게 끝이다? 제조공정은 이게 끝이에요?) 네.”
그냥 맹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업체 측이 그렇게 강조했던 게르마늄 성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황명수(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피해자 중에는 실제 췌장암 말기 환자도 있었는데 그 분은 암에 특효가 있다고 꾸준히 마시다가 이런 성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해당 업체 공장에서는 어제도 문제의 물병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물의 효능을 자랑합니다.
<녹취> 00업체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물 생산한 거 외에는 공장에서 따로 광고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물 유황 냄새나는 걸 직접 맛도 보세요.”
업체 측은 자신들의 제품에는 분명한 효능이 있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를 믿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 게르마늄 분명히 있어요. 이건 한쪽 기관에서만 (검사)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는. 다 나왔다고. 국과수에서만 안 나온 거야. 뭘 가지고 수질검사 했느냐 그거지.”
허위 과장 광고 혐의에 대해서도 판매 사원 개인의 문제로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물건 팔 때 요만큼 보태서 얘기 안 하는 사람 있어요? 물론 내가 그 내용 보니까 강의한 사람이 좀 과도하게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물건 팔 때 부풀리지 않고 판매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다 부풀리고 하는 거지.”
한 번 물을 맹신하기 시작한 구매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에도, 물의 효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물에) 유황이라든가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식품에 불과한 것이고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학적 기능, 효능이 있다고 광고 선전해서 판매해선 안 되거든요. 그게 이 사건의 핵심인 거죠.”
경찰은 업체 대표 염 씨 등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만병통치 신비의 기적수”…알고 보니 ‘맹물’
-
- 입력 2017-06-09 08:36:05
- 수정2017-06-22 10:37:26
<기자 멘트>
2리터 짜리 생수 한 병에 보통 천 원 정도 하죠.
그런데 여기 보이는 이 물병, 한 병에 4천 원이 넘습니다.
일반 생수의 네다섯 배 넘는 값인 데도 전국으로 상자째 팔려나갔습니다.
업체 측의 말만 듣고 있자면 그 정도 돈을 주고 물을 사 먹을 만도 할 것 같습니다.
게르마늄 성분 등이 포함된 '신비의 기적수'라는 건데,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나 당뇨, 심지어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홍보합니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는데요.
실제로 물 한 병으로 그런 치료가 가능할까요.
국과수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신비의 기적수'의 정체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입니다.
한 남성이 투명한 물병을 손에 쥐고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 (음성변조) : “이 물이 얼마나 고마운 물인지 내 몸속을 정화하더라 이겁니다. 국내 최고의 물. 자연의 물이다. 생명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한 방문판매업체의 제품 홍보를 맡고 있는 58살 김 모 씨입니다.
설명만 듣고 있자면, 물 하나가 현대 의학을 능가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음성변조) : “이 물을 먹고 아토피 또 당뇨 있으신 분, 혈압 있으신 분, 혈액암. 이미 병원에서 포기한 사람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고 아주 미쳐있어요.”
강의실을 채운 건 대부분 노인과 주부들입니다.
가족이 암 투병 중인 이 모 씨 역시 이 업체의 물이 암 환자에게 좋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소개해주신 분이 말씀하시는데 암센터에 계시던 어떤 분이 그 물을 먹고 많이 호전됐다고 그러더라고요.”
2리터 짜리 물 한 병이 4천400원.
시중 일반 생수보다 네 다섯 배 이상 비싼 값이지만, 이 씨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총 10박스가 왔어요. 저한테. 총 30만 원 좀 안 되죠.”
해당 제품을 마신 지 넉 달 째. 병세에는 아무련 변화가 없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모르겠어요. 지금은 완전 말기인 그런 상황이니까 그 물을 먹고 효과를 봤다 안 봤다 그런 결정은 못 하는 그런 입장이에요.”
'신비의 기적수'라며 입소문을 내니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녹취> 박00(구매자/음성변조) : “암도 낫고 변비도 낫고 여러 가지 그런 말을 해요. 물이 좋다고 카탈로그도 내놓고 그러더라고.”
6개월 만에 5억 원 어치 넘게 물이 팔려 나갔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마치 모든 질병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광고 홍보 돼 가지고 5개월 동안 수백 명으로부터 5억 2천만 원 상당 판매가 됐고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는 물을 구입한 사람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반 지하수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심지어 4대 성수보다 더 많은 게르마늄이 있다고 홍보하고 선전해서 광고 판매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게르마늄은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물이 판매된 건 지난해 9월부터.
방문판매업을 오랫동안 해오던 업체 대표 염 모 씨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경기도 가평에 공장 하나를 사들이면서입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그 전에 물 공장이었던 곳을 경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아서 리모델링해서 물을 제조하게 된 겁니다.”
‘기적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간단했습니다.
지하수로 가득 채운 물탱크에 천년초 선인장즙 한 팩을 집어넣는 게 전부였습니다.
<녹취> “(여기다 넣어서 이게 끝이다? 제조공정은 이게 끝이에요?) 네.”
그냥 맹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업체 측이 그렇게 강조했던 게르마늄 성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황명수(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피해자 중에는 실제 췌장암 말기 환자도 있었는데 그 분은 암에 특효가 있다고 꾸준히 마시다가 이런 성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해당 업체 공장에서는 어제도 문제의 물병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물의 효능을 자랑합니다.
<녹취> 00업체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물 생산한 거 외에는 공장에서 따로 광고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물 유황 냄새나는 걸 직접 맛도 보세요.”
업체 측은 자신들의 제품에는 분명한 효능이 있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를 믿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 게르마늄 분명히 있어요. 이건 한쪽 기관에서만 (검사)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는. 다 나왔다고. 국과수에서만 안 나온 거야. 뭘 가지고 수질검사 했느냐 그거지.”
허위 과장 광고 혐의에 대해서도 판매 사원 개인의 문제로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물건 팔 때 요만큼 보태서 얘기 안 하는 사람 있어요? 물론 내가 그 내용 보니까 강의한 사람이 좀 과도하게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물건 팔 때 부풀리지 않고 판매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다 부풀리고 하는 거지.”
한 번 물을 맹신하기 시작한 구매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에도, 물의 효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물에) 유황이라든가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식품에 불과한 것이고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학적 기능, 효능이 있다고 광고 선전해서 판매해선 안 되거든요. 그게 이 사건의 핵심인 거죠.”
경찰은 업체 대표 염 씨 등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2리터 짜리 생수 한 병에 보통 천 원 정도 하죠.
그런데 여기 보이는 이 물병, 한 병에 4천 원이 넘습니다.
일반 생수의 네다섯 배 넘는 값인 데도 전국으로 상자째 팔려나갔습니다.
업체 측의 말만 듣고 있자면 그 정도 돈을 주고 물을 사 먹을 만도 할 것 같습니다.
게르마늄 성분 등이 포함된 '신비의 기적수'라는 건데,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나 당뇨, 심지어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홍보합니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는데요.
실제로 물 한 병으로 그런 치료가 가능할까요.
국과수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신비의 기적수'의 정체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입니다.
한 남성이 투명한 물병을 손에 쥐고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 (음성변조) : “이 물이 얼마나 고마운 물인지 내 몸속을 정화하더라 이겁니다. 국내 최고의 물. 자연의 물이다. 생명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한 방문판매업체의 제품 홍보를 맡고 있는 58살 김 모 씨입니다.
설명만 듣고 있자면, 물 하나가 현대 의학을 능가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녹취> 00 업체 홍보 강사(음성변조) : “이 물을 먹고 아토피 또 당뇨 있으신 분, 혈압 있으신 분, 혈액암. 이미 병원에서 포기한 사람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고 아주 미쳐있어요.”
강의실을 채운 건 대부분 노인과 주부들입니다.
가족이 암 투병 중인 이 모 씨 역시 이 업체의 물이 암 환자에게 좋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소개해주신 분이 말씀하시는데 암센터에 계시던 어떤 분이 그 물을 먹고 많이 호전됐다고 그러더라고요.”
2리터 짜리 물 한 병이 4천400원.
시중 일반 생수보다 네 다섯 배 이상 비싼 값이지만, 이 씨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총 10박스가 왔어요. 저한테. 총 30만 원 좀 안 되죠.”
해당 제품을 마신 지 넉 달 째. 병세에는 아무련 변화가 없습니다.
<녹취> 이00(구매자/음성변조) : “모르겠어요. 지금은 완전 말기인 그런 상황이니까 그 물을 먹고 효과를 봤다 안 봤다 그런 결정은 못 하는 그런 입장이에요.”
'신비의 기적수'라며 입소문을 내니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녹취> 박00(구매자/음성변조) : “암도 낫고 변비도 낫고 여러 가지 그런 말을 해요. 물이 좋다고 카탈로그도 내놓고 그러더라고.”
6개월 만에 5억 원 어치 넘게 물이 팔려 나갔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마치 모든 질병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광고 홍보 돼 가지고 5개월 동안 수백 명으로부터 5억 2천만 원 상당 판매가 됐고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는 물을 구입한 사람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반 지하수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심지어 4대 성수보다 더 많은 게르마늄이 있다고 홍보하고 선전해서 광고 판매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게르마늄은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물이 판매된 건 지난해 9월부터.
방문판매업을 오랫동안 해오던 업체 대표 염 모 씨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경기도 가평에 공장 하나를 사들이면서입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그 전에 물 공장이었던 곳을 경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아서 리모델링해서 물을 제조하게 된 겁니다.”
‘기적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간단했습니다.
지하수로 가득 채운 물탱크에 천년초 선인장즙 한 팩을 집어넣는 게 전부였습니다.
<녹취> “(여기다 넣어서 이게 끝이다? 제조공정은 이게 끝이에요?) 네.”
그냥 맹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업체 측이 그렇게 강조했던 게르마늄 성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황명수(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피해자 중에는 실제 췌장암 말기 환자도 있었는데 그 분은 암에 특효가 있다고 꾸준히 마시다가 이런 성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해당 업체 공장에서는 어제도 문제의 물병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물의 효능을 자랑합니다.
<녹취> 00업체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물 생산한 거 외에는 공장에서 따로 광고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물 유황 냄새나는 걸 직접 맛도 보세요.”
업체 측은 자신들의 제품에는 분명한 효능이 있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를 믿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 게르마늄 분명히 있어요. 이건 한쪽 기관에서만 (검사)한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는. 다 나왔다고. 국과수에서만 안 나온 거야. 뭘 가지고 수질검사 했느냐 그거지.”
허위 과장 광고 혐의에 대해서도 판매 사원 개인의 문제로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00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물건 팔 때 요만큼 보태서 얘기 안 하는 사람 있어요? 물론 내가 그 내용 보니까 강의한 사람이 좀 과도하게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물건 팔 때 부풀리지 않고 판매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다 부풀리고 하는 거지.”
한 번 물을 맹신하기 시작한 구매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에도, 물의 효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우현(수사관/강남경찰서 지능2팀) : “(물에) 유황이라든가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식품에 불과한 것이고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학적 기능, 효능이 있다고 광고 선전해서 판매해선 안 되거든요. 그게 이 사건의 핵심인 거죠.”
경찰은 업체 대표 염 씨 등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
-
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김유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