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골프연습장 납치·살해범 행방 ‘오리무중’

입력 2017.07.03 (08:34) 수정 2017.07.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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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주부가 납치·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죠.

피의자 세 명 중 한 명은 붙잡혔지만, 주범으로 지목된 나머지 두 명은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포착된 모습은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태연했습니다.

경찰의 공개수배와 대대적인 수색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의자들의 행방은 현재 묘연합니다.

경찰은 피의자를 코앞에서 놓친 경남 함안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해 보입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 새벽 1시쯤. 경남 창원의 한 경찰서로 실종 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아내가 실종됐다는 남편의 신고였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같이 골프 치러 갔었는데 우리 집사람이 집에 안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출동해서 수색하고 피해자 남편을 만나서 사건 얘기를 들어보고……."

남편이 아내를 마지막으로 본 건 전날 밤 8시 반쯤.

함께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친 뒤, 각자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아내가 집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CCTV를 보고 감식을 하고 그러니까 그 사람(제보자)이 골프를 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 거예요. 어제, 그 시간대에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고, 그 당시에는 부부 싸움하는 줄 알았는데 경찰관이 와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아, 이건 납치인가보다.'"

골프장 직원이 아내가 사라진 그 시간에 누군가 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우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제보.

경찰은 곧바로 실종 사건을 납치 사건 수사로 전환합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범행이 20시에 일어났는데 14시 30분부터 (용의 차량이) 납치 현장에 들어와서 계속 거기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CCTV를 분석하던 경찰에 유력한 용의자가 포착됩니다.

아내 A씨가 사라진 다음날, 광주의 한 은행에서 A씨 명의 카드로 용의자들이 410만 원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그런데 CCTV에 포착된 용의자 중 한 명은 여장까지 하며 신분을 숨기려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강취한 신용카드로 광주에서 현금을 인출합니다. 현금을 인출할 때 1 피의자, 3 피의자가 CCTV에 찍혔어요. 그 사진을 확보하고……."

자동차 번호판 3개를 바꿔 달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 온 용의자들.

사건 발생 나흘 뒤, 경남 함안에서 이들이 탄 용의 차량이 포착됩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용의차량을 발견하고 추격을 하는 중에 용의자들이 눈치를 채 버렸어요. 차를 버리고 3명이 도주를 했습니다. 도주하는 한 명은 검거했고……."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29살 심 모 씨.

달아난 피의자 두 명은 심 씨의 육촌형인 31살 심천우, 그리고 심천우와 연인인 36살 강정임이라는 게 심 씨의 진술입니다.

운전만 해주는 조건으로 백만 원을 받고, 범행에 단순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심 씨.

사건 당일 골프연습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수입차를 몰고 온 피해자를 납치했다고 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용의자들이 골프연습장 지하주차장에 차를 갖고 들어와서 (범행대상을) 물색을 합니다. 그러다가 수입 차량이 들어온 것을 봤어요."

피해자를 납치한 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로 갔습니다.

이후 자리를 비운 사이 심천우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게 심 씨의 진술 내용입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마대 2개 중) 하나는 사람이 들어있는 것 같았고 무거웠다. 그래서 그 순간에 ‘아, 죽였구나.’ 그래서 자기는 겁을 많이 먹었다. ‘아, 나 없는 사이에 다 처리를 했구나.’"

피해자의 시신은 경남 진주시의 한 호수 근처에서 발견됩니다.

심 씨의 진술대로 시신은 마대 자루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달아난 피의자 심천우와 강정임은 어디에 잠적해 있는 걸까요.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심 씨가) "피의자가 주도하고 내연녀가 같이 공모를 해서 자기를 끌어들였다. 돈을 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됐다."

사건 발생 이틀 뒤 포착된 심천우와 강정임입니다.

납치 현장인 경남 창원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전남 순천의 한 미용실 CCTV에 포착됩니다.

쫓기는 사람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유로운 표정.

서로 헤어스타일을 봐주고,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웃으며 얘기합니다.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안경을 착용한 여성 피의자가 36살 강정임입니다.

또다른 피의자 31살 심천우. 역시 최초 수배 사진과 달리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옆머리에는 무늬까지 새겨 넣었습니다.

미용실에서 나온 뒤, 인근 PC방에 들어가 음료수를 시켜 먹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납치 당시에 피해자를 (심천우 등) 남자 2명이 SUV차량에 납치하고, 여자(강점임)는 피해자 소유 승용차를 운전해서……."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남부지방 곳곳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경남 창원에서 고성, 진주, 그리고 광주를 거쳐 전남 순천으로 옮겨 다닐 때까지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갔습니다.

마지막에는 경남 함안에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도주한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경찰은 일단 4천만 원의 빚이 있는 심천우가 금품을 노리고 저지른 강도 살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수입차를 타고 다니니까 돈이 많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현상금까지 내걸린 공개 수배, 하지만 이번 주말 사이에도 검거에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이 마지막으로 포착됐던 경남 함안에 아직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검문 검색을 강화하면서,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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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골프연습장 납치·살해범 행방 ‘오리무중’
    • 입력 2017-07-03 08:45:52
    • 수정2017-07-03 09: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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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주부가 납치·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죠.

피의자 세 명 중 한 명은 붙잡혔지만, 주범으로 지목된 나머지 두 명은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포착된 모습은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태연했습니다.

경찰의 공개수배와 대대적인 수색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의자들의 행방은 현재 묘연합니다.

경찰은 피의자를 코앞에서 놓친 경남 함안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해 보입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 새벽 1시쯤. 경남 창원의 한 경찰서로 실종 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아내가 실종됐다는 남편의 신고였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같이 골프 치러 갔었는데 우리 집사람이 집에 안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출동해서 수색하고 피해자 남편을 만나서 사건 얘기를 들어보고……."

남편이 아내를 마지막으로 본 건 전날 밤 8시 반쯤.

함께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친 뒤, 각자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아내가 집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CCTV를 보고 감식을 하고 그러니까 그 사람(제보자)이 골프를 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 거예요. 어제, 그 시간대에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고, 그 당시에는 부부 싸움하는 줄 알았는데 경찰관이 와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아, 이건 납치인가보다.'"

골프장 직원이 아내가 사라진 그 시간에 누군가 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우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제보.

경찰은 곧바로 실종 사건을 납치 사건 수사로 전환합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범행이 20시에 일어났는데 14시 30분부터 (용의 차량이) 납치 현장에 들어와서 계속 거기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CCTV를 분석하던 경찰에 유력한 용의자가 포착됩니다.

아내 A씨가 사라진 다음날, 광주의 한 은행에서 A씨 명의 카드로 용의자들이 410만 원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그런데 CCTV에 포착된 용의자 중 한 명은 여장까지 하며 신분을 숨기려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강취한 신용카드로 광주에서 현금을 인출합니다. 현금을 인출할 때 1 피의자, 3 피의자가 CCTV에 찍혔어요. 그 사진을 확보하고……."

자동차 번호판 3개를 바꿔 달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 온 용의자들.

사건 발생 나흘 뒤, 경남 함안에서 이들이 탄 용의 차량이 포착됩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용의차량을 발견하고 추격을 하는 중에 용의자들이 눈치를 채 버렸어요. 차를 버리고 3명이 도주를 했습니다. 도주하는 한 명은 검거했고……."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29살 심 모 씨.

달아난 피의자 두 명은 심 씨의 육촌형인 31살 심천우, 그리고 심천우와 연인인 36살 강정임이라는 게 심 씨의 진술입니다.

운전만 해주는 조건으로 백만 원을 받고, 범행에 단순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심 씨.

사건 당일 골프연습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수입차를 몰고 온 피해자를 납치했다고 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용의자들이 골프연습장 지하주차장에 차를 갖고 들어와서 (범행대상을) 물색을 합니다. 그러다가 수입 차량이 들어온 것을 봤어요."

피해자를 납치한 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로 갔습니다.

이후 자리를 비운 사이 심천우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게 심 씨의 진술 내용입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마대 2개 중) 하나는 사람이 들어있는 것 같았고 무거웠다. 그래서 그 순간에 ‘아, 죽였구나.’ 그래서 자기는 겁을 많이 먹었다. ‘아, 나 없는 사이에 다 처리를 했구나.’"

피해자의 시신은 경남 진주시의 한 호수 근처에서 발견됩니다.

심 씨의 진술대로 시신은 마대 자루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달아난 피의자 심천우와 강정임은 어디에 잠적해 있는 걸까요.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심 씨가) "피의자가 주도하고 내연녀가 같이 공모를 해서 자기를 끌어들였다. 돈을 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됐다."

사건 발생 이틀 뒤 포착된 심천우와 강정임입니다.

납치 현장인 경남 창원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전남 순천의 한 미용실 CCTV에 포착됩니다.

쫓기는 사람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유로운 표정.

서로 헤어스타일을 봐주고,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웃으며 얘기합니다.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안경을 착용한 여성 피의자가 36살 강정임입니다.

또다른 피의자 31살 심천우. 역시 최초 수배 사진과 달리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옆머리에는 무늬까지 새겨 넣었습니다.

미용실에서 나온 뒤, 인근 PC방에 들어가 음료수를 시켜 먹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납치 당시에 피해자를 (심천우 등) 남자 2명이 SUV차량에 납치하고, 여자(강점임)는 피해자 소유 승용차를 운전해서……."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남부지방 곳곳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경남 창원에서 고성, 진주, 그리고 광주를 거쳐 전남 순천으로 옮겨 다닐 때까지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갔습니다.

마지막에는 경남 함안에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도주한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경찰은 일단 4천만 원의 빚이 있는 심천우가 금품을 노리고 저지른 강도 살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임일규(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수입차를 타고 다니니까 돈이 많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현상금까지 내걸린 공개 수배, 하지만 이번 주말 사이에도 검거에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이 마지막으로 포착됐던 경남 함안에 아직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검문 검색을 강화하면서,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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