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촌을 가다

입력 2002.09.0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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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는 또 여기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프간 난민들은 이제 고향으로 하나둘씩 돌아가고 있지만 또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습니다.
아프간 난민들의 삶을 유성식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도르캄 검문소입니다.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 인도를 잇는 유서 깊은 이 길을 따라 하루에 2000명 가량의 아프간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프간으로 돌아온 난민들은 고향 부근의 난민지원센터에서 마지막으로 생필품을 지원 받습니다.
예방접종과 지뢰안전교육을 마친 난민들은 한 사람에 20달러씩의 정착금을 받아 귀향대열에 오릅니다.
⊙압둘라(귀환 난민): 돌아간다니 정말 기쁩니다. 우리나라 재건에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약 150만 명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을 찾았지만 정작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폐허뿐입니다.
집이 없는 난민들은 대개 벽도 천장도 제대로 없는 부서진 건물에서 연명하고 있습니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고 집안에 양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돌아온 난민들은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아지즈: 겨울 동안 어디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눈·비가 오면 어찌해야 할지...
⊙기자: 때문에 아직도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등 아프간 국경 부근 지역에는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는 대규모의 난민촌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200만 명가량의 난민들 가운데는 전쟁으로 고향마을이 초토화된 데다 돌아갈 여비마저 떨어져 아예 귀향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셰킬라: 아프간에서는 부자였고, 행복했지만 집과 모든 것이 파괴됐습니다.
⊙기자: 식량과 집이 없다는 사실보다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 아직도 남아 있는 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페샤와르 샬만 난민촌에서 KBS뉴스 유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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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난민촌을 가다
    • 입력 2002-09-0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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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는 또 여기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프간 난민들은 이제 고향으로 하나둘씩 돌아가고 있지만 또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습니다. 아프간 난민들의 삶을 유성식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도르캄 검문소입니다.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 인도를 잇는 유서 깊은 이 길을 따라 하루에 2000명 가량의 아프간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프간으로 돌아온 난민들은 고향 부근의 난민지원센터에서 마지막으로 생필품을 지원 받습니다. 예방접종과 지뢰안전교육을 마친 난민들은 한 사람에 20달러씩의 정착금을 받아 귀향대열에 오릅니다. ⊙압둘라(귀환 난민): 돌아간다니 정말 기쁩니다. 우리나라 재건에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약 150만 명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을 찾았지만 정작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폐허뿐입니다. 집이 없는 난민들은 대개 벽도 천장도 제대로 없는 부서진 건물에서 연명하고 있습니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고 집안에 양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돌아온 난민들은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아지즈: 겨울 동안 어디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눈·비가 오면 어찌해야 할지... ⊙기자: 때문에 아직도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등 아프간 국경 부근 지역에는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는 대규모의 난민촌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200만 명가량의 난민들 가운데는 전쟁으로 고향마을이 초토화된 데다 돌아갈 여비마저 떨어져 아예 귀향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셰킬라: 아프간에서는 부자였고, 행복했지만 집과 모든 것이 파괴됐습니다. ⊙기자: 식량과 집이 없다는 사실보다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 아직도 남아 있는 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페샤와르 샬만 난민촌에서 KBS뉴스 유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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