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지진 위험은?…지진재해 지도 첫 공개

입력 2017.12.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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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지진 위험은?…지진재해 지도 첫 공개

우리 동네 지진 위험은?…지진재해 지도 첫 공개

만약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각 지역에 어떤 재난이 닥칠 수 있을지를 예상할 수 있는 '지진재해 지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부산시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계기로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팀에 의뢰해 만든 이 지도는 비록 지역이 부산시로 한정됐지만 지난달 포항 지진 때 나타났던 액상화 재해지도까지 포함하고 있어 매우 유용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연관기사]
포항 지진 조사 절반서 액상화 확인…“우려 수준 아냐”
[시사기획 창] 한반도를 뒤흔든 공포…“또다시 지진은 온다”

지역별 지진피해 예상 가능한 '지진재해 지도' 제작

더우기 지난달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지 지진재해 지도'는 다른 지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지역에 해당하는 동래단층과 일광단층은 우리나라 동남부에 분포하는 가장 큰 규모의 단층계인 양산단층계에 속한다.

부산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기본체계가 전혀 없었는데, 부산발전연구원과 손 교수팀이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지진재해에 대비할 기본 데이터를 처음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1일 공개된 이번 지도는 ▷지진동 ▷액상화 ▷산사태 ▷지진해일 등 4가지 재해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지역별 위험도를 조사한 것이 특징이다.

국토지반정보포털시스템의 7950개의 시추공에서 추출한 자료로 부산을 250m×250m 크기의 격자로 나눠 분석했다.

지반 정보가 개발지역에 편중돼 시추공 추출 자료가 없는 지역은 보간법(알고 있는 데이터 값을 이용해 모르는 값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규모 6.5~6.8의 지진을 가정해 지역 간 상대적인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평가로 절대적인 수치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도 지역 간 상대 값으로 지진재해 지도를 제작하고 있어 이 방법을 참고했다고 부발연 측은 설명했다.

낙동강 하구·수영만·북항 매립지 액상화 위험

이번에 공개된 지도를 보면 지진이 닥쳤을 때 부산에서 예상 가능한 재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하수 이동으로 땅이 물러지는 액상화 현상은 부산에서는 낙동강 하구와 강서구 평야 지역, 수영만 일대, 부산항 북항 매립지 등이 고위험지역으로 나타났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은 부산지역 지진재해평가 기초연구를 하고 지역별 위험 정도를 나타낸 지진지도를 만들어 공개했다. 사진은 액상화 재해지도. 연약지반인 낙동강 하구와 수영만 매립지, 부산항 북항 등이 지진에 따른 액상화 위험이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은 부산지역 지진재해평가 기초연구를 하고 지역별 위험 정도를 나타낸 지진지도를 만들어 공개했다. 사진은 액상화 재해지도. 연약지반인 낙동강 하구와 수영만 매립지, 부산항 북항 등이 지진에 따른 액상화 위험이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

원도심과 동래구 일대 지진동 위험 커

지진동 피해는 지층의 두께와 최대지반가속도(PGA)로 분석한 결과 강서구 서부산 유통지구, 사상구, 동래구, 부산항, 수영만 일대가 위험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부산역이 있는 북항 일대가 위험도가 가장 높았고, 남항이 있는 영도구 남항동 일대와 해운대 마린시티·센텀시티와 중동, 동래구 일대도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동 재해지도. 사상구와 동래구, 수영만 등이 위험한 지역으로 갈색으로 표시됐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동 재해지도. 사상구와 동래구, 수영만 등이 위험한 지역으로 갈색으로 표시됐다.

해일땐 녹산·신평장림 산업단지 타격

지진해일 위험은 낙동강 하구 삼각주 지역과 강서구 녹산산업단지, 사하구 신평·장림공단, 동구와 남구 등 부산항 일원, 수영강 일대 등 바닷가 지역이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해일 재해지도. 지도 아래쪽 갈색 지역이 지진해일 고위험 지역이다.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해일 재해지도. 지도 아래쪽 갈색 지역이 지진해일 고위험 지역이다.

산사태 위험은 회동수원지·백양산 일대 상대적으로 높아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위험은 대부분 크지 않았지만 회동수원지 인근 장년산, 개좌산, 장산 일대와 황령산, 백양산 일부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산사태 재해지도. 부산지역은 산사태 위험은 대부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산사태 재해지도. 부산지역은 산사태 위험은 대부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지진재해 위험도 첫 분석에 의미"

부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부산의 지역별 지진재해 위험도를 처음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본 자료가 제한돼 세밀하고 구체적인 분석을 못 한 한계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로 자료를 축적하고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에따라 재해지도상 취약지로 분류된 강서지역과 부산항(북항), 수영만 일대 등 퇴적지와 매립지 점검을 서두르고 지질·지반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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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지진 위험은?…지진재해 지도 첫 공개
    • 입력 2017-12-04 15:51:08
    취재K
만약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각 지역에 어떤 재난이 닥칠 수 있을지를 예상할 수 있는 '지진재해 지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부산시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계기로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팀에 의뢰해 만든 이 지도는 비록 지역이 부산시로 한정됐지만 지난달 포항 지진 때 나타났던 액상화 재해지도까지 포함하고 있어 매우 유용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연관기사]
포항 지진 조사 절반서 액상화 확인…“우려 수준 아냐”
[시사기획 창] 한반도를 뒤흔든 공포…“또다시 지진은 온다”

지역별 지진피해 예상 가능한 '지진재해 지도' 제작

더우기 지난달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지 지진재해 지도'는 다른 지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지역에 해당하는 동래단층과 일광단층은 우리나라 동남부에 분포하는 가장 큰 규모의 단층계인 양산단층계에 속한다.

부산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기본체계가 전혀 없었는데, 부산발전연구원과 손 교수팀이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지진재해에 대비할 기본 데이터를 처음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1일 공개된 이번 지도는 ▷지진동 ▷액상화 ▷산사태 ▷지진해일 등 4가지 재해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지역별 위험도를 조사한 것이 특징이다.

국토지반정보포털시스템의 7950개의 시추공에서 추출한 자료로 부산을 250m×250m 크기의 격자로 나눠 분석했다.

지반 정보가 개발지역에 편중돼 시추공 추출 자료가 없는 지역은 보간법(알고 있는 데이터 값을 이용해 모르는 값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규모 6.5~6.8의 지진을 가정해 지역 간 상대적인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평가로 절대적인 수치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도 지역 간 상대 값으로 지진재해 지도를 제작하고 있어 이 방법을 참고했다고 부발연 측은 설명했다.

낙동강 하구·수영만·북항 매립지 액상화 위험

이번에 공개된 지도를 보면 지진이 닥쳤을 때 부산에서 예상 가능한 재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하수 이동으로 땅이 물러지는 액상화 현상은 부산에서는 낙동강 하구와 강서구 평야 지역, 수영만 일대, 부산항 북항 매립지 등이 고위험지역으로 나타났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은 부산지역 지진재해평가 기초연구를 하고 지역별 위험 정도를 나타낸 지진지도를 만들어 공개했다. 사진은 액상화 재해지도. 연약지반인 낙동강 하구와 수영만 매립지, 부산항 북항 등이 지진에 따른 액상화 위험이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
원도심과 동래구 일대 지진동 위험 커

지진동 피해는 지층의 두께와 최대지반가속도(PGA)로 분석한 결과 강서구 서부산 유통지구, 사상구, 동래구, 부산항, 수영만 일대가 위험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부산역이 있는 북항 일대가 위험도가 가장 높았고, 남항이 있는 영도구 남항동 일대와 해운대 마린시티·센텀시티와 중동, 동래구 일대도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동 재해지도. 사상구와 동래구, 수영만 등이 위험한 지역으로 갈색으로 표시됐다.
해일땐 녹산·신평장림 산업단지 타격

지진해일 위험은 낙동강 하구 삼각주 지역과 강서구 녹산산업단지, 사하구 신평·장림공단, 동구와 남구 등 부산항 일원, 수영강 일대 등 바닷가 지역이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지진해일 재해지도. 지도 아래쪽 갈색 지역이 지진해일 고위험 지역이다.
산사태 위험은 회동수원지·백양산 일대 상대적으로 높아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위험은 대부분 크지 않았지만 회동수원지 인근 장년산, 개좌산, 장산 일대와 황령산, 백양산 일부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대 손문 교수팀이 공개한 산사태 재해지도. 부산지역은 산사태 위험은 대부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지진재해 위험도 첫 분석에 의미"

부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부산의 지역별 지진재해 위험도를 처음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본 자료가 제한돼 세밀하고 구체적인 분석을 못 한 한계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로 자료를 축적하고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에따라 재해지도상 취약지로 분류된 강서지역과 부산항(북항), 수영만 일대 등 퇴적지와 매립지 점검을 서두르고 지질·지반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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