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14살 소녀의 비극…호주서 ‘사이버 괴롭힘’ 심각

입력 2018.01.18 (20:33) 수정 2018.01.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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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주에서 이른바 '사이버 괴롭힘(cyber bullying)'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정인을 온라인상에서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건데, 견디다 못한 한 10대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사이버 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짚어봅니다.

[리포트]

[앵커]
유석조 특파원, 호주에서 최근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죠?

[기자]
네, 지난 3일에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된 건데요.

한 10대 소녀가 온라인 상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 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숨진 소녀는 올해 14살이 된 에이미 에버렛입니다.

에이미는 어린 시절 유명 모자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등장해 얼굴이 알려졌기 때문에 호주인들에게는 친숙한 인물인데요.

숨지기 직전까지도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틱 에버렛/숨진 소녀의 아버지 : "에이미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딸이었습니다. 그녀는 동물을 사랑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돌봐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지 채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숨진 소녀의 친구를 노린 사이버 폭력이 일어났습니다.

"숨진 소녀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지 그러냐"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보낸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친구의 외모까지도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이버 폭력으로 고통받는 10대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호주 따돌림방지센터(NCAB)는 청소년 7명 가운데 한 명이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들어 그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지아나 왓슨/사이버 폭력 피해자 : "(익명의 누군가가) 제게 했던 가장 심한 말은 우주에 떨어지라는 거였어요."

사이버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10대 청소년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어슨 씨 부부도 2년 전 같은 이유로 14살 아들을 잃었습니다.

[쿠엔틴 피어스/故 코디의 아버지 : "사람들은 키보드 뒤에 쉽게 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휴대 전화의 보급과 소셜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사이버상에서 더 많은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24시간 내내 일어나고 있는 건데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사이버 폭력을 정작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릴린 캠벨/호주 QUT대 교육학부 교수 : "친구를 왕따시키는 (교육 자료) 영상을 보여줬지만,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앵커]
사이버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이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사이버 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리 할키크/'따돌림 없는 호주' 재단 관계자 : "가족들은 (사이버 괴롭힘을) 실제 위험으로 인지해야 합니다. 이는 선택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려면,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겠죠."]

일각에서는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호주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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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14살 소녀의 비극…호주서 ‘사이버 괴롭힘’ 심각
    • 입력 2018-01-18 20:35:56
    • 수정2018-01-18 20:49:17
    글로벌24
[앵커]

호주에서 이른바 '사이버 괴롭힘(cyber bullying)'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정인을 온라인상에서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건데, 견디다 못한 한 10대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사이버 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짚어봅니다.

[리포트]

[앵커]
유석조 특파원, 호주에서 최근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죠?

[기자]
네, 지난 3일에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된 건데요.

한 10대 소녀가 온라인 상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 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숨진 소녀는 올해 14살이 된 에이미 에버렛입니다.

에이미는 어린 시절 유명 모자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등장해 얼굴이 알려졌기 때문에 호주인들에게는 친숙한 인물인데요.

숨지기 직전까지도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틱 에버렛/숨진 소녀의 아버지 : "에이미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딸이었습니다. 그녀는 동물을 사랑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돌봐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지 채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숨진 소녀의 친구를 노린 사이버 폭력이 일어났습니다.

"숨진 소녀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지 그러냐"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보낸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친구의 외모까지도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이버 폭력으로 고통받는 10대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호주 따돌림방지센터(NCAB)는 청소년 7명 가운데 한 명이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들어 그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지아나 왓슨/사이버 폭력 피해자 : "(익명의 누군가가) 제게 했던 가장 심한 말은 우주에 떨어지라는 거였어요."

사이버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10대 청소년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어슨 씨 부부도 2년 전 같은 이유로 14살 아들을 잃었습니다.

[쿠엔틴 피어스/故 코디의 아버지 : "사람들은 키보드 뒤에 쉽게 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휴대 전화의 보급과 소셜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사이버상에서 더 많은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24시간 내내 일어나고 있는 건데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사이버 폭력을 정작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릴린 캠벨/호주 QUT대 교육학부 교수 : "친구를 왕따시키는 (교육 자료) 영상을 보여줬지만,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앵커]
사이버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이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사이버 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리 할키크/'따돌림 없는 호주' 재단 관계자 : "가족들은 (사이버 괴롭힘을) 실제 위험으로 인지해야 합니다. 이는 선택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려면,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겠죠."]

일각에서는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호주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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