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의 ‘수상한 입찰’…외국대기업 특혜 의혹

입력 2018.04.21 (06:21) 수정 2018.04.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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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혈액 관리의 독점권을 가진 적십자사가 670억 원대의 혈액검사기기 입찰을 진행하면서 한 다국적 제약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성능시연을 위한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입찰 일정을 고의로 늦추면서까지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입니다.

김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면역검사기기입니다.

적십자는 지난해 10월 기존 기기가 노후됐다며 곧 입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입찰은 계속 미뤄졌고, 올해 2월 1일에야 입찰에 부쳐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입찰에 참여한 한 다국적 제약업체가 입찰에 필요한 시약에 대해 국내 허가를 받은 날입니다.

앞서, 적십자는 이 제약업체를 따로 불러 서류 보완과 기기 성능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해줬습니다.

국내업체에는 제공하지 않은 혈액 검체도 500개나 제공했습니다.

반면, 국책사업으로 개발된 국산장비는 성능평가 기회도 주지않은 채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김소연/국내 장비 개발업체 대표 : "3대라서 기계가 너무 많다는 거죠. 지금 다른 회사들 다 개별기계 3대가 합쳐진 클러스터 조합기계들입니다. 저희한테만 유독 그게 3대라는 잣대를 대서..."]

외국 적십자 관계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트루디 포테거/前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 : "특히 자국에서 공급되는 기술에 대해서 기술평가도 없이 탈락시키는 것을 어느 적십자사에서도 본적이 없습니다."]

적십자 측은 국내 대학교 등에도 혈액검체를 제공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제공업체는 보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송성욱/대한적십자사 혈액안전관리팀장 : "정확하고 우수한 장비라든지 시약을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절차하고 방법도 국가계약법에 따라서 공정하고 엄격하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적십자는 지난 2016년에도 해당 기기 입찰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 감사와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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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십자의 ‘수상한 입찰’…외국대기업 특혜 의혹
    • 입력 2018-04-21 06:25:02
    • 수정2018-04-24 16: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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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혈액 관리의 독점권을 가진 적십자사가 670억 원대의 혈액검사기기 입찰을 진행하면서 한 다국적 제약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성능시연을 위한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입찰 일정을 고의로 늦추면서까지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입니다.

김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면역검사기기입니다.

적십자는 지난해 10월 기존 기기가 노후됐다며 곧 입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입찰은 계속 미뤄졌고, 올해 2월 1일에야 입찰에 부쳐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입찰에 참여한 한 다국적 제약업체가 입찰에 필요한 시약에 대해 국내 허가를 받은 날입니다.

앞서, 적십자는 이 제약업체를 따로 불러 서류 보완과 기기 성능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해줬습니다.

국내업체에는 제공하지 않은 혈액 검체도 500개나 제공했습니다.

반면, 국책사업으로 개발된 국산장비는 성능평가 기회도 주지않은 채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김소연/국내 장비 개발업체 대표 : "3대라서 기계가 너무 많다는 거죠. 지금 다른 회사들 다 개별기계 3대가 합쳐진 클러스터 조합기계들입니다. 저희한테만 유독 그게 3대라는 잣대를 대서..."]

외국 적십자 관계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트루디 포테거/前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 : "특히 자국에서 공급되는 기술에 대해서 기술평가도 없이 탈락시키는 것을 어느 적십자사에서도 본적이 없습니다."]

적십자 측은 국내 대학교 등에도 혈액검체를 제공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제공업체는 보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송성욱/대한적십자사 혈액안전관리팀장 : "정확하고 우수한 장비라든지 시약을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절차하고 방법도 국가계약법에 따라서 공정하고 엄격하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적십자는 지난 2016년에도 해당 기기 입찰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 감사와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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